집은 적막하여 ‘절간’같고, 스타벅스는 시끄러워 ‘장터’같고, 나는 이곳도 저곳도 아닌 동네 골목 까페를 자주 간다. 그곳엔 어떤 사장이 경영하는데, 오후에는 거의 나만 있다보니, ‘이렇게 장사해서 유지가 될까’ 싶은데, 까페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시간별로 보니, 정감있게 찾아오는 손님들이 제법 된다.
이곳을 자주 오는 이유는 정감이 있어서다. 처음엔 ‘아는 척’하는 까페 사장의 친밀감이 매우 낯설고, 부담됐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자상하게 대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내가 여기서 이렇게 글을 쓰는 동안에도 까페 주인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까페를 청소하고, 들어오는 손님을 정성껏 맞이한다.
까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2종류로 나뉜다. 커피를 카운터에 내놓으면, 손님이 번호표를 가지고 찾아가는 곳이 있고, 직접 테이블까지 가져오는 곳이 있다. 동네까페는 대부분 테이블까지 배달해준다. 스터벅스와 이디야와 베네까페는 테이블로 가야한다. 카운터에서 테이블까지 거리는 대략 1m인데, 동네까페는 서비스가 특별하다. 주인의 씀씀이가 조금 독특한가?
여긴 삭막하지 않다. 오전 10시에 오면, 문이 닫혀 있어서, 장사를 안하나? 생각했는데, 오전 11시에 열어서 늦은 오전부터 장사를 하는데, 한번 온 사람들은 참새가 오듯, 편해서 자주 찾는다. 대부분 손님들이 단골들인데, 시간을 두고서 계속 오고, 점심 시간대에는 제법 손님들이 북적인다. 게다가 리필이 되는 곳이니 이보다 좋을수가!! (리필은 1천원이다.)
스타벅스같은 ‘국제적 커피기업의 명성’을 누가 따라갈까? 그런 곳에 없는 것이 동네 까페에 있다. 사람사는 냄새, 커피에서 보리차 냄새가 나는 듯, 손님이 오면 손님을 친밀하게 아는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곳인가? 가격도 꽤 저렴하다. 스타벅스는 6천원까지 올라가는데, 여기는 2500원이다. 맛도 깊다.
한번은 비가 쏟아졌다. 손님보다 주인의 마음이 더 불안하다. 손님들이 일어나자, 곧바로 뛰어가서 구석에 있던 우산을 챙겨준다. “시간 될 때 가져오세요”라고 한다. 주인이 이렇게 하니, 손님들이 다른 곳에 갈 수가 있을까? 그냥, 편하게 커피 한잔 마시는 데, 마음까지 마시니, 동네 까페가 잘되는 비결이다.
커피에 마음을 담으라!!
“응애!!”
자던 아이가 깼다. 까페에 사람들이 모두 아이를 바라본다. 까페 주인도 아이에게 가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 대화가 통한다. 참, 동네 까페의 생존 비결은 이와 같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