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배 때 부른 찬송중에 감동되면, 페이지를 접는다. 책을 읽다가 감동되면 접는다. 또는 읽은 끝페이지를 접는다. 내 책과 성경책은 접힌 곳이 많다. 접힌 페이지는 ‘특별한 뜻’이 있다. ‘기억함’이 묻어있다. 내 인생도 많이 접혔다. 될 듯, 될 듯, 했으나 접혔다. 날 듯, 날 듯, 했으나 접혔다. 깨진 인생의 항아리에 물이 담길 수 없어라. 그래서 더욱 슬펐으나, 내게 희망은 주님의 십자가니, 주님은 온통 피투성이로 접힐 곳이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무덤에 들어가, 부활로 활짝 펴셨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야곱도 접힌 인생이다. 어머니의 조언을 받고 형 대신에 축복기도를 받았다가 형의 칼날이 생명을 위협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은커녕 전복위화가 되고 말았다. 침통함으로 밧단아람(하란)으로 도망치다가 광야에서 하나님의 사다리를 발견하였다. 오!! 접힌 인생은 하나님의 기억이다. 그 기억의 표지다. 모세도 인생이 접혔다. 태어날 때부터 상자에 담겨 버려진 그의 인생은 120평생 편한 날이 없었다. 누가 그를 접었을까?
다윗도 접혔다. 갑자기 집에 찾아온 사무엘 선지자에게 기름 부음을 받고, 우연히 찾아간 전쟁터에서 감동이 되어 돌로 골리앗을 물리친 이후, 다윗은 사울왕에게 표적이 되어,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왕이 싫어하면, 국가가 그 사람을 싫어하니, 어이하랴!! 다윗은 접혀서, 그 슬픔이 하나님을 더욱 찾고 의지하게 되었다. 접힌 인생은 하나님의 손길이다. 성경속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은 모두 접혔다. 그리고, 하나님이 펴주셨다. 때론 그 인생의 끝날이 접힌 채 끝나기도 했다. 부활의 주님께서 결국 찾아가셨으리라. 아멘!!
바울은 3번 크게 접혔다. 다메섹에서 예수님께 접혔고, 사도들의 불신으로 접혔고, 초대교회를 세우자 바리새파의 맹공격으로 접혔다. 그의 삶은 죽음의 그림자가 떠나지 않았으나, 그러한 환란이 전화위복이 되어, 그를 십자가를 가까이 하게 했다. 접힘의 축복은 하나님의 전매특허다. 접힘은 ‘하나님의 것’을 알리는 책갈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