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의 만행은 민족주의에 휘발류를 끼얹은 사건이며, 실로암 망대가 붕괴된 것은 부실공사의 참사였다. 누가는 왜 기록했을까? ‘빌라도의 잔혹함’을 드러내려고? AD60년대 중반 누가복음이 출판될 때 빌라도는 아주 옛날 사람이다. 우리가 김영삼 대통령을 기억하듯, 그렇다. 빌라도의 만행을 통해 누가가 말하고 싶은 저의는 무엇일까?
오늘은 9월 13일, 누가복음 13장을 읽었다. 13장의 원류(原流)를 추적하니, 11장이다. 11장에서 시작된 복음의 말씀이 13장에서 끝났다. 11장에서 주기도문을 교육하면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시고,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바알세불로 비판하자, 요나의 표적에 대해 말씀하시며, 남방여왕과 니느웨성의 심판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바리새인의 점심식사 초대가 있었는데, ‘심판의 말씀’을 퍼붓고 쫓겨났다. 그 말씀이 12장에서 이어졌고, “분쟁”에 대해 말씀하시고, 이어 ‘천기분별’에 대해 말씀하실 때, ‘빌라도 만행’과 ‘실로암 붕괴’ 사건이 나온 것이다. 이것은 로마황제의 이스라엘 침공과 헤롯성전의 파멸을 예고한 뉴스보도의 비유인 것이다.
‘심판의 때’로 AD60년대 중반은 이미 돌아섰음을 누가는 성도들에게 말하면서,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사람들은 빌라도를 ‘민족의 반역자’로 욕하지만, 예수님은 빌라도를 ‘남방의 여왕’과 ‘니느웨성’으로 비유한 것이다. 곧, 로마군대를 통해 헤롯정권이 파멸하고, 유대교 제사장 가문의 몰락을 겨냥한 것이다.
13장에 포도원 비유와 채소밭 비유가 나온다. 보통 포도원 비유만 알고, 채소밭 비유는 감춰진다. 포도원 비유보다 중요한 것이 채소밭 비유다. 포도원 비유를 알려면, 13장의 현장속으로 들어가서 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실로암 망대는 이사야서 1:8을 연상시킨다.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같이, 참외밭의 원두막같이, 에워사인 성읍같이 겨우 남았도다” (이사야 1:8)
빌라도의 만행은 심판의 전조현상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놓고, 예수님께서 중보기도를 하신 것이다. 세례요한은 심판의 도끼가 나무에 놓였다고 했으나, 예수님은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 후에 만일 열매가 열면 좋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라는 비유를 말씀하신다. 이것이 예수님의 깊은 사랑이며, 용서의 기다림이다. (포도원은 이스라엘과 예루살렘을 말한다.)
그리고, 18년 꼬부라진 여인을 고친 사건이 나온다. 이곳은 회당에서 발생했는데, 회당장은 엄청 싫어했다. 그러나, 고침을 받은 여인은 좋아했고, 그 사건이 백성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예수님은 채소밭 비유를 하신다. 채소밭에 겨자씨가 뿌려졌는데, 그것이 천국이라고 했다. 회당이 채소밭이고, 꼬부라진 여인이 말씀을 믿고 고침을 받은 것이 겨자씨인 것이다. 천국은 이렇게 은밀히 이뤄진다.
겨자씨가 나무가 되면, 그 채소밭도 안전할 것이다. 믿는 성도가 믿음의 나무를 굳건히 세우면, 나무가 놓인 땅은 보호를 받는다. 포도나무가 열매가 없으면, 포도원은 해체된다. 결국, 교회가 열매를 맺지 못함으로 교회가 속한 사회의 포도원이 해체되는 것이다.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이 부패하니, 로마가 이스라엘의 포도원을 공격한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관점이다. 국가가 많이 어렵다. 이념전쟁이 극과 극이다. 종교인들이 과연 하나님을 향해 진실한 회개의 열매를 맺고 있는지, 나부터 돌아보게 된다.
** 이스라엘은 헤롯성전이 완공된 AD63년 경축했으나, 일용직 대량 실업자가 발생해 경제가 위기에 처했고, AD64년 로마 대화재 이후 로마제국과 결별을 선언했으나, 시카리당과 열심당의 내분으로 이스라엘은 서로 죽이는 내분에 빠졌고, 결국 6년만에 로마군대에 짓밟히고, 성전은 멸망당했다. BC20년에 착공해서 AD63년에 완공된 헤롯성전은 90년의 수명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