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출렁”
배 두 척이 속삭인다. 파도가 왼쪽 배의 뺨을 살짝 핥고, 오른쪽 배는 흠뻑 젖었다. 디베랴 호수, 멀리 숯불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물고기가 많이 잡힌 지금, 어부들이 갑자기 뛰어간다.
“주님이다!!”
그 말만 남겨놓고, 배는 텅 비었다.
왼쪽 배는 베드로의 것,
오른쪽 배는 요한의 것.
왼쪽 베드로 배가 말했다.
“휴!! 장난이 아냐. 밤이 새도록 배바닥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던 사람이 갑자기 화색이 돌면서, 뛰어가니, 무슨 일이지? 너무 멀어서, 숯불 굽는 분이 누군지 보이질 않으니, 아마도 그 청년이 맞겠지? 그때, 그 청년!!”
“갈릴리 청년들이 기뻐 뛸 일이 그것 말고 뭐가 있겠어!! 한숨 쉬는 이유는 그 분이 살아나셨는데, 갈릴리에 오시지 않아서라고 했어. 갈릴리에서 보자고 하셨는데, 여태 오시지 않다가 오늘 새벽 오셨던 것 같아. 이제 갈릴리 청년들 다시 살아났네”
“기억나? 그날?”
“언제?”
“고기가 엄청 잡혀서, 내가 잠수탈 뻔한 그 날 말야?”
왼쪽 배는 그 때 일을 물었다. 오른쪽 요한 배가 대답했다.
“기억 나고 말고, 3년 전이지, 그때 나사렛 청년을 만났잖아!!”
왼쪽 베드로 배가 그때 일을 회상한다.
“나는 그날 정말 겁먹었어. 그 청년이 배에 오르더니, 한동안 설교를 하더니, 베드로에게 깊은 곳으로 가자고 하셨거든. 갈릴리 바다 중심까지 말없이 가시는거야. 베드로가 한번도 가지 않았던 곳이야. 바다의 괴물이 산다고 전설로 내려오던 곳, 갈릴리 어부들에게는 가서는 안되는 곳에 간 것이지. 그곳에서 그 청년은 담담하게 ‘여기에 내려보렴’이라고 두 마디를 하셨지. 그랬더니, 오늘처럼 엄청나게 많이 물고기가 잡힌거야. 내가 바닥에 끌려 내려갈 뻔했어!!”
“하하, 그래서, 그때 내가 도와줬잖아!! 그날 엄청났지”
“그날, 그렇게 고생했던 나를 토사구팽한 베드로를 생각하면, 얼마나 섭섭하던지, 1달이 지나도록 나를 묶어두고, 오지를 않았잖아!! 나는 주인이 바뀌는줄 알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그런 깊은 사연이 있었구나. 서운한 마음은 물에 쏟아버려!! 아무 쓸 데가 없어. 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3년 전에 너 대신에 내가 갈릴리 청년을 태운 적이 있었어. 건너편 거라사인 지방으로 갔었는데, 그날 갑자기 폭풍이 몰려오는데, 나를 집어 삼키려고 덤벼드는 그 괴물을 향해, 그 청년이 이렇게 말했지. ‘잠잠하라. 고요하라’. 음성은 실바람 같았어. 그 작은 음성에도 바다가 잔잔해졌어. 꼭 겨울바다 같았다구. 오!! 그 청년 신비한 사람이야.”
“맞아, 맞아, 우리가 나무로 태어나서 사람들을 품에 품어본 적이 언제였니? 너도 알다시피, 베드로가 나를 사고, 술을 워낙에 좋아해서 배밑창에 술냄새가 지독했거든. 물고기가 잘 잡히면, 그날은 두둥실 춤을 추다가,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괜히 배타령, 내 턱을 발로 걷어찬 것이 한두번이 아니야. 3년전 그 사건이 있고부터, 베드로가 완전히 달라졌어. 뭐랄까, 인간미가 난다고 해야할까?”
“출렁출렁”
배 두 척이 덩실덩실 춤춘다. 디베랴 호수 물결따라~~ 여덟 청년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