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드라마 세젤예가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다. 박선자씨가 운명했다. 세 딸을 둔 설렁탕집 할머니는 막내딸에게 지참금을 물려주려고, 결혼식장도 아끼고 아끼고 아끼고 아끼고….. 그렇게 결혼식날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 인생을 마쳤다. 막내딸은 결혼 첫날밤을 보내려고 가다가 신랑을 설득해서, 어머니와 첫날밤을 보낸다. 세 딸을 사랑한 한 엄마의 인생이 그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그 장면을 보는데, 어찌 그리도 눈물이 흐르는지요? 인생은 결국 그 마지막을 향하여 가는 것인데, 어찌 그리 아등바등 헐뜯고 짐승처럼 피흘리며 사는지요? 그 끝날에 돌아보면, 저렇게 따뜻한 가족이 있다는 소중함이 아름답겠다.
# 핏줄인가, 가족인가
강미리와 전인숙이 아무도 없는 집에서 서로 식사를 한다. 핏줄로 이어진 두 모녀가 평화롭게 식탁에 앉았다. 전인숙을 통해, 작가는 드라마 총평을 한다. 핏줄과 가족에 얽힌 스토리였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허무해. 핏줄이 뭔지, 가족이 뭔지, 죽도록 미워서 떨어진 핏줄이 이렇게 붙어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 같은 핏줄로 이어졌지만 서로 다투는 사람들이며, 핏줄이 아니면서도 핏줄보다 더 끈끈한 애정으로 붙어있는 사람들이며, 핏줄이 뭔지, 가족이 뭔지, 모르겠어”
전인숙이 말하는 가족은 2가지다. 하나는 핏줄로 맺어진 혈연공동체, 다른 하나는 결혼으로 맺어진 부부 공동체이다. 핏줄은 가족이다. 가족도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이해하면서, 가족으로서 역할이 필요하다. 가부장적 제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가족에는 고통이 생길 수도 있다. 설렁탕집 할머니처럼 자식을 위해 무한한 헌신과 희생을 할 때, 자녀들은 엄마의 품속에서 사랑의 생명체로 성장할 수 있다.
“내가 가면, 내 딸들, 네가 맡아줘!!”
박선자는 작은 엄마인 전인숙에게 맡기고 마지막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