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의 십자가에 메달린 글로바의 아내
정직(正直)은 바를 정(正) 곧을 직(直)이다. 직(直)은 머리가 목위에 세워진 것을 뜻한다. 사람은 머리를 위로 들고 다니고, 동물은 머리를 밑으로 내리고 다닌다. 직립보행은 머리를 세우는 것이다. 정직(正直)은 머리를 똑바로 세우고, 신조를 지키는 것이다.
나는 내 삶의 경험으로 창세기 에덴동산이 그 당시 ‘작은 텃밭’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찾지 않은 곳에 있어서,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런 곳인데, 풍요롭지는 못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게 했다는 것은 ‘풍요로움’보다는 ‘생존의 조건’으로 보여진다.
3~4년전, 내 삶에 기회가 찾아왔다. 1달에 300만원의 수입이 생기는 매우 좋은 조건의 토요일 알바였다. 정직의 땀방울이 이뤄낸 기적이었고, 1명의 직원을 두고 하면, 내게 200만원의 수익이 생겼다. 토요일만 일하면 되는 것이다. 방과후 기자교실이었는데,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100%였다. 그때, 내 욕심은 창고를 4개나 지었고, 학교마다 방과후 기자교실을 한다면….. 밤마다 상상력은 날개를 달았고, 결국 나는 있던 기자교실도 잃었다. 그때 깨달았던 것이 ‘에덴동산의 위치’였다. 에덴동산은 내 삶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소소한 ‘파랑새’다.
내가 하루에 책 10권을 제작하는 이유는 그것 때문이다. 내 책은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꾸준히 팔린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만, 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전략이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성경을 읽고, 드라마를 보면서, 내 인생을 정리정돈한다. 과연, 선악과는 무엇일까? 왜 선악과를 따먹고, 그들은 추방당했을까?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 두사”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생각대로 내버려두니,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을 떠난 것이다.
일확천금이 눈에 들어오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도 쓰레기처럼 버리고 만다. 어쩔 수가 없다. 내게 누군가 ‘가상화폐 100억원’의 달콤한 유혹을 던지면, 나는 투자금이 얼마인지 우선 확인한다. 여유돈이 있으면 투자하고, 잊어버린다. 투자금이 없으면, 내 마음을 향해 “사탄아!! 물러가라!!”고 해버린다. 나는 월세 55만원, 대출금 이자 40만원, 핸드폰비 10만원, 가스비, 전기세….. 내가 낸다. 내가 낼 수 있도록 자본주의에서 살 수 있는 ‘작은 에덴동산의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출판의 에덴동산을 떠나지 않는다.
성만찬식이 있던 그 날, 제자들이 물었다. “어디서 유월절을 준비할까요?”라고. 결국 먹는 문제다. 예수님은 ‘마가의 집’을 지목했을 것이다. 복음서를 읽어보면, 먹는 문제는 상당히 긴요했고, 필요했으며, 의미가 깊었다. 디베랴 호수에서도 주님은 일곱 제자들에게 나타나, “영적 신비”를 보이지 않고, 조반(朝飯)을 함께 먹었다. 부활의 첫날 저녁에도 저녁밥을 함께 먹었다. 먹는 문제다. 사는 문제다. 삶을 유지하면서, 남는 것은 나누면서, 그렇게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다. 일확천금은 패망의 첩경이다.
오늘은 9월 24일, 누가복음 24장을 읽었다. 글로바의 이야기가 중심 사건이다. 남편 글로바는 십자가밑에 없었고,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는 십자가 밑에 있었다. 예수님의 숨결이 그녀의 마음속에 임했을 것이다.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가 글로바와 그 아내라고 한다면, 아내의 의견에 남편이 반대했다. 예수님의 십자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은 남편에게 끌려 엠마오로 가는 아내 마리아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내 마리아의 이야기는 1마디도 없다. 남편만 말했다.
오!! 남편의 십자가에 못박힌 아내 마리아의 사랑이여!!
그런 아내를 둔 글로바는 예수님의 부활을 깨닫고, 내려간 25리(10km)를 다시 올라왔다. 내려갈 때는 3시간이라면, 올라갈 때는 너무 기뻐서 2시간 정도 걸렸을 것이다. 인생은 갈등의 연속이다. 의견이 다를 때, 충돌이 발생했을 때, 십자가의 은혜가 그곳에 있다. 글로바의 아내처럼!! 아내가 십자가에 못박히니, 그 심경을 따라 주님께서 임하셨다. 놀라운 부부의 십자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