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믿는 지인(知人)이 해준 이야기다. 초등학교 은사님이 어느날, 교실에서, “천당과 지옥이 너희들 앞에 있단다”라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한다. 며칠전, 그 분을 만났는데, 점심을 먹으면서 내게 들려줬다. 그 음성이 꼭 ‘자색옷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를 말씀하신 예수님의 소리 같았다. 마음에 깊게 새겼다.
“궁금해요. 초등학교때 무슨 이야기를 들으셨어요?”
내가 물었다. 지인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염라대왕 또는 옥황상제 앞에 천당과 지옥이 각각 놓여있는데, 서로 넘어갈 수 없도록 큰 담벼락이 있다. 오른쪽 천국 마당 중앙에 큰 식탁이 있고, 사람마다 ‘아주 긴 젓가락’이 놓여있다. 왼쪽 지옥 마당도 똑같은 크기로 큰 식탁이 있고, 젓가락도 동일하다. 식사때마다 음식은 똑같이 주는데, 천당의 식당은 행복이 흘러 넘친다. 지옥의 식당은 피투성이 된다.
“왜죠?”
내가 물었다. 지인이 설명했다.
“아주 긴 젓가락이 5m도 넘는 긴 장대예요. 감나무 홍시를 딸 정도로 너무 길어서, 자기가 자기 입에 음식을 넣을 수가 없어요. 천당 식당은 서로 사이가 좋다보니, 서로 서로 떠서 나눠주는 거예요. 먼저 주니까, 상대도 줘요. 대각선 방향으로 형 먼저, 아우 먼저,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근데, 지옥 식당은 피투성이예요. 자기가 자기 것을 먹으려고 긴 장대를 휘두르니, 그게 옆 사람의 눈을 찌르고, 피투성이가 돼요. 서로 자기를 떠먹여 달라고만 아우성이니, 천당과 지옥이 결국 서로 서로 나누고, 이해하고, 품어주는 사랑으로 결정된다는 교훈이죠.”
청국장을 사준 지인의 설교를 들으면서, 나는 그 지인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깊게 고민하는 하루가 되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목숨을 기꺼이 주셨는데, 나는 주님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나? 뭐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