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5장은 다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야곱 이야기다. 야곱은 평생 환란속에 살았다. 쌍둥이 형 에서는 팥죽처럼 돋보적인 존재였고, 야곱은 그림자처럼 항상 2등이었다. 딱 1번 1등을 했는데, 형의 이름으로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건이다. 1등을 한 그때, 형 에서가 ‘칼’로 죽이려고 했고, 고향집 상속을 포기하고 외가집으로 가야했다. 야곱은 이삭을 떠난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벧엘이다.
20년이 지났고, 형 에서와 화해를 했고, 세겜지역에 정착하려고 했는데, 막내딸 디나의 강간사건과 보복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20년 전에는 형 에서가 칼을 갈았다면, 지금은 시므이와 레위가 칼을 들고 지역주민들을 실제로 살해했다. ‘보복’은 전쟁이다. 20년전 형 에서를 피해 도망가듯, 야곱은 다시 세겜을 떠나 피신할 운명에 처했다. 하나님은 “벧엘로 올라가서 제단을 쌓으라”고 말씀하신다. 원점이다.
원점의 축복은 하나님의 새로운 프로젝트다.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면, 20년전에 왔던 그 시작점에 다시 위치했다면,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가 다시 시작됨을 믿어야한다. 야곱은 혈혈단신으로 고향을 떠났으나, 벧엘에서 하나님이 나타나셨다. 그리고, 거부가 되어 고향땅에 야곱은 돌아왔다. 이제, 다시 벧엘로 가서 제단을 쌓고, 이후에 20년이 넘는 긴 세월이 지날 것이다.
야곱이 에서를 피해 도망가듯, 이복형제들의 미움을 받은 요셉이 이집트 노예로 팔려가는데,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새로운 벧엘 사건이다. 우리는 요셉이 노예로 팔려갔다고 알고 있지만, 야곱에게 요셉은 실제로 죽었고, 다시 살아났다. 인생의 모든 경영은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것이다. 야곱은 가나안에 정착해서 살려고 했으나, 하나님은 요셉을 통해 생각지도 않은 고센지역을 선물로 주셨다. 인생의 길은 사람이 모두 알지 못한다. 하나님께 맡기고 살 뿐이다.
벧엘에서 엘벧엘로 올라갈 때, 낙심의 상황이 발생하지만, 환란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한다. 환란날에 응답하시는 하나님께서 오시리라. 창세기 35장은 그것을 약속하고 있다. 주식투자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떤 흐름의 법칙’이 있다고 하듯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약속의 흐름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벧엘에서 엘벧엘’이다. 원점은 축복이다. (이 사건이 2천년후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예표하는 중요한 사건일줄 야곱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너희중에 있는 이방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내 환란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 (창 35:2~3)
주님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유산으로 남기셨다. 십자가를 통해 우리의 죄들이 땅속에 묻힌다. ‘죄수복에서 세마포’로 갈아입을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은혜로 임함이다. 슬픔의 베옷을 입고 자신의 마음을 찢는 자마다 복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