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업적으로 ‘즐겨찾기’를 하는 홈페이지가 몇 곳 있다. 대법원 사이트 사건 검색과 국립 중앙도서관 홈페이지는 매일 방문한다. 즐겨찾기다. 내 책꽂이에는 즐겨찾는 책이 몇 권있다. 세월이 흘러도 감동이 줄어들지 않는 ‘마르지 않는 샘물’은 곧 성경이다. 오늘 하루, 어떠했는가? 몇 줄의 문장으로 기록되지 않을 평범한 일상이 지났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즐겨찾는 페이지가 되었는가? 하나님은 ‘떨기나무’라는 광야의 덤불속에 내려오셨다.
리아킴 가수의 ‘위대한 약속’을 들었다. “좋은 집에서 말다툼보다 작은 집에 행복 느끼며, 좋은 옷 입고 불편한 것보다 소박함에 살고싶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때론 그대가 아플때도 약속한대로 그대곁에 남아서 끝까지 같이 살고싶습니다. 위급한 순간에 내편이 있다는 건, 내겐 마음의 위안이고, 평범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벼랑끝에서 보면 알아요. 하나도 모르면서 둘을 알려고 하다, 사랑도 믿음도 떠나가죠. 세상 살면서 힘이야 들겠지만,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작사 도종환)
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자극적인 소재로 드라마는 구성된다. 그게 시청률이 높다. 요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살인과 비리와 분쟁의 규모가 대단한 ‘시크릿 부티크’는 5% 시청률인 반면, 일상속에서 미혼모의 애환을 그린 ‘동백꽃 필무렵’은 시청률이 13%로 급상승했다. 동백꽃 필무렵에서도 물론 ‘살인 이야기’가 나오고, ‘분쟁의 갈등’도 있다. 매우 사소한데, 그 사소함이 심각하게 다뤄진다. 알고보면, 인생은 그런 사소함으로 살아가는 것인데…. 주일설교 말씀을 듣고, 리아킴 가수의 ‘위대한 약속’을 들으면서, 내 삶의 일상을 다시 돌아보면서,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가 떠올랐다.
[즐거운 편지 – 황동규 시인]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