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표 대통령은 골머리를 앓는다. 정권말기에 비행기 테러라니!! 유가족들은 연신 기자회견을 하면서, 청와대와 대통령을 압박하고, 테러 배후로 지목된 존앤마크사는 모든 정보력을 동원해서 입막음에 나섰다. 돈으로 연결된 먹이사슬이 진실을 은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정의는 무엇인가?
김우기는 비행기 부기장, 그가 살아있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핸드폰(대포폰)의 위치도 발각됐다. 국정원은 특수요원을 파견하기로 결정, 기태웅 팀장을 중심으로 팀원들이 꾸려졌는데, 고해리도 포함됐다. 기태웅은 고해를 애써 빼려고 한다. 자신이 마음에 담고 있는 여자이면서, 열정이 앞서는 모습에 배제를 택했다. 그러나, 그동안 모든 수사는 고해리의 돌발적 선택으로 진행됐다. 덮는 것은 사건해결이 아니다. 지뢰를 묻는 것과 같다.
배가본드 7회에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장면은 유가족들의 슬픔이 담담히 묘사된 곳이다. 2장면이 있었다. 차달건과 박광덕이 허름한 술집에서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밤에 빈 집에 가는 그 쓸쓸함을 토로한다. 술을 마시지 않고서는 맨 정신으로 살 수 없는 그 고뇌를 호소한다. 유가족들은 상실의 고통이 영원하다. 라헬의 슬픔이다. 2번째는 모로코까지 따라간 차달건이 밤잠을 설치면서, 꿈에 조카가 나타난 것이다. 꿈에서라도 만난 조카를 부둥켜 안고서 눈물을 펑펑 흘린다. 유가족은 가족을 잃은 누군가가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이 찢겨진 피투성이들이다.
모로코의 빈민촌에 은신한 김우기는 현지인을 고용해서, 한국산 물병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었다. 기태웅은 그 정보도 충분히 파악했다. 생존에 걸린 문제라서 그렇다. 모로코에 산다면, 누구나 겪는 문제다. 같은 사실을 놓고 기태웅과 고해리가 해석이 달랐다. 기태웅은 외부인으로서 김우기가 직접 마트에 나타날 것이다. 고해리는 현지인을 고용해서 물배달을 시킬 수도 있다. 기태웅은 고해리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다. 그런데, 김우기는 현지인을 고용해서 물배달을 시켰다.
돌발변수는 항상 차달건이다. 차달건은 모두의 상상을 뒤집는다. 집집마다 수색하기!! 차달건은 그것을 하자고 고해리를 몰래 만나서 제안한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적외선 망원경으로 집의 내부를 탐색하고, 그 안에 혼자서 누워있는 장면이 포착된다면, 그 집을 차달건이 직접 들어가서 현장을 급습하는 것이다. 차달건은 3층 집을 위주로 해서, 현장을 탐색하는데, 국정원의 “드론”에 딱 걸렸다. 걸린 장소가 하필, 김우기의 옥상이다. 그곳에 생수병들이 더미째로 쌓였다. 사람은 먹은 것을 배설하고, 생수병은 먹고 나면 옥상에 쌓인다. 빈병수거를 하지 않은 그것이 증거가 됐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꼭 해야하는데…. 모로코는 분리수거 정책이 없나보다.
차달건 : 나한텐 고해리가 국정원 최고 요원이야. 가장 용감했고, 가장 정의롭고, 가장 능력자였어. 최고요원을 왜 마트 심부름이나 시켜!!
고해리 : 그건 오해야. 나는 무능력해. 나도 알고, 사람들도 알아.
차달건 : 너도 모르는 것을 나만 알고 있어. 내가 본 고해리는 국정원 최고요원이야.
차달건과 고해리의 관계는 달콤한 연인보다는 ‘지음’(知音)의 동지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