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말도에 갔다. 그곳은 해병대가 지킨다. 나는 해병대 2사단 보병출신인데, 내 근무지가 말도 옆이다. 서검도에서 근무했다. 강화도 53대대는 석모도, 서검도, 볼음도를 옮기면서 순환방식으로 근무하고, 말도는 별도로 해병대가 파견된다. 그곳에 소장(투스타)가 방문하다니….. 사진을 보니, 별이 2개다. 해병대 백경순 2사단장이다. 이것은 말도가 뒤집힐 사건이다. 3~4명 근무하는 곳에 별이 떴다. 황교안 대표가 특별히 방문하니, 해병대에서도 특별히 마중을 나간 것 같다.
말도(唜島)에서 말(唜)은 끝 말(末)과 꾸짖을 질(叱)이다. 맨날 꼴찌, 마지막을 달리니, 꾸지람을 듣는다. 말도는 배가 매일 다니지 않는다. 외포리에서 출발하는 배가 2~3일 간격으로 그곳에 도착한다. 그곳은 밤 9시가 되면, 전기가 없다. 발전기가 있는 집에서 스위치를 내리면 드라마도 못 보는 동네다. 4~5가구가 살고 있으니, 옆집 숟가락까지 알고, 해병대 병사도 모두 같은 마을 식구다. (내가 근무했던 서검도는 말도보다 컸지만, 그곳도 작은 외딴 섬마을이다.)
황교안 대표의 외침이 조선일보의 확성기를 타고, 대한민국과 북한땅까지 메아리친다. 그는 말한다.
“함박도에 있는 북한 군사시설 철거하라”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금강산에 설치한 남한 관광사업에 대해 ‘철거’를 지시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드러내라”
(조선일보 A1면 기사-2019.10.24.목)
민생은 무엇인가? 백경순 사단장이 사령본부를 지킬 때, 말도의 외로운 초소에서 병사는 총을 들고 보초를 서고 있다. 말도의 주민들이 잠들 때, 그곳 초소의 병사들은 불침번을 서면서 경계근무를 선다. 國은 국경선에서 창(戈)을 들고 서있는 군인(口)이다. 나는 조선일보 기사에서, 백경순 사단장의 눈빛보다, 황교안 대표의 얼굴보다, 뒤쪽에서 무표정으로 서있는 어떤 병사의 얼굴이 다가온다. 그는 그때 무슨 생각으로 두 지도자를 바라보았을까?
배고픔, 혹은 그리움?
김정은 위원장처럼 자기 목적을 위해 백성을 수단으로 삼으면 안된다. 강화도 말도까지 간 황교안 대표와 백경순 사단장의 발걸음이 해병대 병사들의 전투력에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말도까지 간다는 것은 하루 일정을 모두 반납해야 가능한 일인데….. 이런 분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