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18장 13절에 보면, 짐승의 제국에 동조한 상인들이 나온다. 상품목록이 총 29가지인데, 맨 끝에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 있다. 종들은 사람을 판매한 것이고, 영혼들은 무엇일까? 2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실제 영혼들이다.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영혼 결혼식”이 나왔다. 약간 무섭기도 했는데, 영혼 결혼식은 어떤 종교에서 공식적으로 거행한다. 어떤 종교는 조상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 돈을 요구하고, 어떤 종교는 죽은 영혼들과 접신하는 것을 ‘성령의 임재’와 착각한다. 영혼을 미신적으로 판매하는 것들은 모두 우상숭배요, 바벨론에 속하는 상품목록이다. 영혼은 하나님을 통해서 창조되며, 성령을 통해 거듭남으로 거룩하게 될 수 있다.
영혼을 직접 판매하지 않더라도, 양심을 속이는 것도 ‘영혼판매’와 비슷하다. 양심을 속이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판매하는 것이다. 영혼을 파는 행위를 하면 안된다. 영혼은 곧 머리의 중심이다. 자신의 양심과 신념이 있는데, 그것을 버리고 권력의 부품이 되어서, 꼭두각시로 살아가는 자들은 모두 “영혼없는 하수인”에 불과하다. 그들을 일컬어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관료는 영혼이 없다”고 비판했다. 영혼과 양심을 팔면 안된다. 지도자가 옳지 않은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면, 바른 직언을 던져야한다. 뒤에서 흉을 보는 것보다 앞에서 진솔하게 말해야한다. 권력의 떡고물을 먹기 위해서 양심선언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양심을 판매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윗이 불륜을 행하자, 나단 선지자는 직책을 걸고, 양심선언을 했다. 그것은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하나님의 존재를 세상가운데 드러낸 것이다. 그 신념이 얼마나 위대한가!! 나단의 신탁은 이스라엘 왕들이 등극하면서 ‘선포식’에 함께 낭독했다고 한다. 그는 다윗의 권력에 눈치를 살피지 않고, 하나님을 반석으로 삼은 위대한 선지자였다. 나단의 신탁은 사무엘하 7장에 나오고, 밧세바 불륜사건은 11장에 나온다. 사무엘하 12장에서 나단 선지자는 다윗을 크게 책망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나단 선지자는 ‘선지자로서 영혼있는 소리’를 외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광야의 외치는 소리다.
이런 측면에서 인헌고 학생들의 기자회견은 “영혼있는 외침”이었고, 이념의 식민교육을 항거하는 “교육의 독립만세 운동”의 출발이었다. 용기있게 학교 정문의 공개적 증언대에 선 그들의 외침을 축복한다.
** 참고자료 : 조선일보(2019.10.25) 영혼을 판 관료들 (강경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