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장나라, 이상윤이 주연하는 VIP(SBS 월화 드라마)는 ‘부부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림’으로 보여준다. 작은 균열로 가족의 사랑이 파열된다. 나정선(장나라)는 2회에서 현장을 목격한다. 과연, 사실을 알고, 그것을 덮는 것이 옳은가? 사실을 폭로하고 정리하는 것이 옳은가? VIP는 백화점 상위 1%를 관리하는 전담팀의 회사생활을 주무대로 한다. 남편 박성준(이상윤)과 아내 나정선(장나라)는 같은 팀에 근무한다. 박성준이 팀장.
나정선에게 밤에 배달된 문자 1통, “남편의 여자가 사무실에 있다!!” 나정선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부부공간에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은 누구의 속삭임인가? 침입자인가, 진실의 빛인가? 나정선은 남편의 핸드폰을 확인하려고 하자, 잠금장치가 되어있다. 부부끼리도 비밀이 있다. 남편이 낯선 이방인으로 느껴지는 ‘핸드폰 잠금장치.’ 부부끼리 핸드폰의 모든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사랑인가?
“자기 바람 났어?”
2회 끝 무렵, 나정선은 남편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직격탄을 날린다. 남편은 허를 찔렀고, 아무 대답을 못했다. 아내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느낌이 때론 옳을 때도 있다. 잘알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모르는 사람으로 느껴질 때,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 출입구 앞에서 헤메는 그런 느낌?
“누군가를 모두 안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착각일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상대가 보여주는 작은 조각을 전체라고 믿고 산다. 각자 비밀은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나정선의 직장 동료 송미나의 충고다. 내가 누구를 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보여주는 것과 내가 보는 것으로 아는 것이다. 그 사람이 보여주지 않는 것과 내가 못 보는 것은 내가 모른다. 우리는 결국 서로에게 낯선 이방인이다. 안다고 하지만, 아는 범주에서 아는 것일 뿐, 모르는 것이 훨씬 넓고 많다. 나정선은 결국, 남편의 뒤를 미행한다. 호텔로 들어가는 남편을 급히 쫓아가서, 나정선은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남편이 받았다.
“지금 어디야?”
“응, 부사장님과 함께 있어.”
“아직도 술을 마셔?”
“응, 거의 끝났어. 정리하고 바로 갈게”
나정선은 전화로 남편에게 물었고, 남편은 전화로 대답했다. 그리고, 둘은 서로를 목격한다. 남편은 호텔 로비에서 아내에게 들켰다. 누가 누구를 속인 것인가? 남편을 믿지 못한 아내의 불신인가? 아내를 속인 남편의 거짓인가? 비밀을 아는 것이 과연 진실일까? 우리가 어떤 비밀을 안다고 해도, 그 비밀조차 ‘완벽한 진실’은 아니다. 비밀 속에 또 다른 비밀이 있다. 이것이 인식의 한계다. 우리는 해석된 조각의 현실에서 살아가므로, 실수 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