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은 “미래의 예언서”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 그렇지 않다. 미래의 일도 있으나, 현실과 과거를 모두 기록했다. 네로황제 때 본 환상이라면, 최소한 예수님의 탄생을 환상으로 목격한 것은 ‘과거의 일’이다. 또한, 에베소 교회에 편지할 때, “니골라 당을 미워한 것”도 과거 행위다. “첫 사랑을 버린 것”은 현재의 일이다. “촛대를 옮기리라”는 미래의 일이다.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포함된 문서다.
계시록 1장 1~8은 계시록 전체의 ‘머리글’과 같다. 머리글은 항상 책을 쓰고 붙인다. 집을 지을 때는 주춧돌을 세우고, 기둥을 세운다. 머리글은 ‘주춧돌’과 같지만, 문패와 간판의 효과도 있다. 책이 완성되면, 머리글이 ‘간판’처럼 붙여진다. 1~8절에서 “낭독자, 청중, 실천자”가 복이 있다. 왜 “읽는 자”가 먼저 나올까?
TV와 연극과 영화가 발달한 지금 시대와 다르게, 로마제국 시대에는 ‘읽는 라디오’로서 ‘문서의 낭독 문화’가 발달했다. 라디오처럼 책을 읽는 자, 듣는 자, 그 말씀을 행하는 자가 복이 있다. (지금 시대는 누구나 계시록을 스스로 읽을 수 있으니, 읽는 자가 지키면 복이 있고, 성령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복이 있다.)
계시록은 편지가 먼저 등장한다. 일곱 교회에 보낸 일곱 편지가 맨 앞에 위치하고, 나머지는 요한이 본 천국과 3가지 환상이다. 3가지 환상은 크게 ①일곱 인(印) ②일곱 나팔 ③일곱 대접이다. 일곱 인(印)을 뗄 때는 네 천사가 활동을 시작하고, 이후에는 일곱 천사가 활동을 시작한다. 일곱천사는 일곱 영(靈)과 연결되며, 일곱 교회와 일곱 사자와 직결된다. 계시록의 큰 축은 어린 양과 큰 용의 전쟁이다. 어린 양은 하나님과 같은 편이며, 큰 용은 마귀(아바돈)와 같은 편이다.
다섯째 나팔을 불 때, 천사가 무저갱의 열쇠로 그 문을 열어준다. 계시록 9장 1절 사건이다. 이 문이 20장에서 닫힌다. 천사가 큰 용을 잡고서 무저갱속에 가둔다. 1천년이 지나면, 다시 잠시 풀려난다. 계시록 1:18에 “내가 전에 죽었었노라. 볼지어다. 이제 세세토록 살아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노니”라고 했다.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지신 분은 바로 예수님이다. 빌라델비아 교회에도 주님이 “다윗의 열쇠를 가지신 분”으로 소개된다. 주님은 생명의 열쇠, 사망의 열쇠를 모두 가지고 계신다. 집 주인은 문열쇠, 화장실 열쇠, 창고열쇠를 모두 갖고 있다.
세상이 혼탁한 것도 하나님께서, 어린양의 허락으로 무저갱의 문이 열려서 그런 것이다. 무저갱의 문이 열리면, 그 속에 있는 것들이 올라온다. 황충도 올라오고, 용과 짐승과 거짓 선지자들의 입에서 개구리의 세 영이 나와서, 세상을 어지럽힌다. 일곱교회 성도들처럼, 세상의 권력과 지혜앞에 성도의 언어와 능력이 무력해질 수도 있다. 용과 짐승은 세상의 권력을 갖고 있는 자들이나, 결국 하나님과 어린양이 ‘시온산’에 서서 그들을 물리친다. 성도는 교회를 지키고, 말씀을 지켜야한다.
계시록은 “용과 싸워 권력을 찬탈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린양을 따르라”고 했다. 어린양 예수님은 “피뿌린 옷”을 입고 계시며, 그 옷의 브랜드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곧 ‘피흘림의 대속’이다. 십자가 사건은 영원한 언약이며, 하나님의 말씀이며, 구원의 증표다. 계시록은 맨 앞에 일곱교회에 보내는 편지가 등장한다. 계시록 전체는 일곱교회를 위한 묵시다.
하나님의 보좌앞에 일곱 영(靈)이 있고, 일곱 성령은 주님의 오른손에 있는 일곱 별과 연결된다. 일곱 별은 교회의 사자(使者)다. 교회 목회자일 수도 있고, 사데교회처럼 몇 명의 흰 옷을 입은 자들일 수도 있다. 주님의 오른손에 올려진 사람이면, 그는 일곱 별과 같은 존재이며, 깊은 어둠속에 빛나는 새벽별이다. 교회는 촛대다. 촛대위에 촛불이 있듯이, 별이 불꽃으로 세상을 향해 ‘새벽별’로서 진리의 길을 안내한다.
계시록 1:9에서 시작해, 2장과 3장을 함께 읽는 것이 좋다. 1:1~8은 22장과 연결해서 읽는 것이 좋다. 처음과 끝이 연결되고, 계시록의 첫 시작은 1:9이다. 계시록은 큰 용의 꼭두각시로 일하는 네로 황제를 향해 쓴 것이 아니다. 교회 성도들을 위한 묵시언어이며, 어떻게 어린양을 찬양하고 예배할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큰 용을 죽이라”는 암살명령은 계시록에 없다. “순교하라”는 말씀은 있다. 큰 용은 결국 천사의 쇠사슬에 묶여서 무저갱에 갇힌다. 하나님께서 큰 용을 잡고, 예수님이 마귀를 물리친다. 인간은 스스로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