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시간과 같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이야기다. 물론 약간의 성경해석이 들어가면서 유추해낸 내용이다. 열처녀 비유에서 주님은 “천국은 열처녀와 같다”고 했다. 왜 천국은 혼인잔치, 신랑, 다섯 처녀가 아니고, 열처녀일까? 다른 곳에서는 왕의 아들 혼인잔치로 비유가 된다. 열처녀 비유는 깊게 상고하면, 신비한 내용이 많다. “신랑을 맞으라”고 하면, 그때 운명이 갈린다.
나는 언론인으로서 항상 편집마감을 지킨다. 편집회의를 할 때는 오뉴월 엿가락이 늘어지듯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편집마감일이 다가오면, 원고를 제출해야한다. 원고(기사)가 마감되면, 더 이상 기사를 제출할 수 없다. 기사수정만 가능하다. 종이신문이 나오는 날에는 외부취재를 할 수가 없다. 기사가 종이로 인쇄된 순간, 교정해야한다. 최종 교정이 끝나면, 더 이상 수정할 수 없다. 이것이 “때”의 천국이다. 때를 지키면, 만사가 편하다.
지난 주에 나는 무척 바빴다. 1권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다. 책을 출판할 때마다 나는 설레인다. 마치 대학교에 입학할 때처럼 흥분한다. 그 안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수렴하고, 편집을 해서 새롭게 완성되면, 책의 탄생이다. 그렇게 오늘 1권의 책을 인쇄소에 넘겼다. 넘긴 후에 “이것이 아쉽다. 저것이 아쉽다”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인쇄소로 넘긴 후에는 책이 나올 때까지 원고를 안 본다. 마감시점이다. 마감시점을 지키면, 만사가 편하다. 우리 아버지는 항상 때를 지키면서 농사일을 하셨다.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하고, 드라마를 볼 때는 드라마를 봤다. 그것이 인생이며, 천국의 속성이다.
다섯 처녀는 혼인잔치에 들어갔다. 다섯 처녀는 혼인잔치에 들어가지 못했다. 편집마감이 혼인잔치라고 한다면, 다음 신문에 기사를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천국은 때와 같아서, 새로운 때가 다시 찾아온다. 때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때와 시기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나, 원하는 꿈을 이루는 것이나, 매 순간마다 성령에 의지해서 천국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