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2장은 느브갓네살 황제의 꿈 이야기가 나온다. 황제가 꿈을 꾸고, “꿈과 해석”을 문제로 냈다. 꿈을 알려주면, 종교 지도자들이 그 해석을 내놓겠지만, 황제는 “꿈”을 숨겼다. 왕이 말하지 않으면, 신하는 알 수가 없다. 그처럼 하늘의 하나님이 말하지 않으면,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은밀하고 깊은 것을 깨닫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요, 성령님이다. 성령님은 하나님의 마음이며, 뜻이다.
황제가 본 신상(神象)은 4단계로 구성된다. 머리, 가슴과 두 팔, 배와 넓적 다리, 종아리와 발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세상권력’을 상징하며, 바벨론-페르시아-헬라제국-로마제국으로 이어지는 권력의 흐름을 나타낸다. 하나님께서 세상권력을 통치하신다. 다니엘서 2장의 핵심은 이것이다. 꿈을 꾼 것은 꿈을 꾼 사람이 주인이 아니고, 꿈을 주신 하나님이 주인이다. 지혜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지혜를 주심으로 지혜로운 언변을 나타내는 것이다. 지혜로운 말과 글을 쓰면 사람은 금방 지혜롭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사람의 본질이다. 그러나, 성령께서 지혜를 주셔야 지혜의 빛이 생긴다는 것을 정확히 알면, 교만할 틈이 없다.
권력도 꿈과 같아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꿈은 하나님이 주신다고 인정하면서도, 돈과 권력과 지혜와 사랑은 스스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돈이 자기에게 있어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다니엘은 이것을 분명히 알았다. 다니엘서 1장의 핵심도 사람이 책을 읽어서 지혜로운 것이 아니고, 성령께서 지혜를 주어서 세상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것 같지만, 근본이 다르다. 지혜의 출처가 어디서 출발하는가?
다니엘은 지혜를 하나님께 받았다. 꿈도 하나님께서 주시면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창세기 2장에서도 아담은 하나님께서 주신 돕는 베필, 아내를 얻었다. 하나님께서 주셔야 받을 수 있다. 어떤 것은 자신이 노력하고 수고해서 얻은 것 같은데, 그것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어서 연애로 결혼한 것 같지만, 그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돕는 베필이다. 다니엘은 죽을 운명에서 친구 3명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기도를 부탁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꿈과 해석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꿈과 해석을 주셨을 때, 그 이후가 중요하다. 다니엘은 이제 답안지를 가지고 있으니 죽음을 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하나님의 눈치를 살폈다. 지혜가 다니엘에게 들어오면, 다니엘은 그 지혜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그 지혜를 주셨다고 겸손하게, 거룩하게, 담대하게, 고백한다. 다니엘은 꿈과 지혜가 하나님을 통해 온다는 것을 정확히 알았다. 정확히 아는 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황제는 다니엘의 지혜를 쳐다본다, 반면, 다니엘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말한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공간적 개념이 아니다. 땅과 하늘을 통치하시는 절대권자 하나님을 표현한 수식어다. 황제폐하(皇帝陛下)는 계단 아래에 있는 신하를 의미한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하늘에서 이 땅을 통치하시는 왕들의 통치자를 의미한다. 황제앞에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라고 말한 다니엘은 목숨을 걸고 외친 것이다. 권력의 자리가 탐나서 황제의 꿈을 풀어준 것이 아니다. 그까짓 권력의 자리가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다니엘은 훗날 고레스 황제 1년까지 권력에 앉아있고, 고향땅으로 돌아가서 선지자로서 소명을 마친다. 다니엘의 본업은 하나님 앞에서 선지자 소명이지, 황제를 위한 총리가 아니었다.
다니엘서 2:34에 ‘손대지 아니한 돌’은 예수님을 뜻한다. 거대한 신상이 돌에 맞아서 무너진다. 예수님의 말씀이 그 시대 권력을 무너뜨렸다. 다윗의 돌이 골리앗의 이마를 맞춰서 쓰러뜨렸다. 골리앗은 다윗을 위해 예비된 대항자에 불과하다. 세상권력도 예수 그리스도를 예비하기 위해 준비된 발판에 불과하다. 하나님은 이 땅의 권력위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셨다. 그것이 교회다. 큰 교회, 작은 교회, 모두 하나님의 나라다. 하나님은 다니엘의 예언을 이루기 위해, 때가 되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 천국을 이루셨다. 천국은 지금도 이 땅에서 이뤄지고 있다.
** 복음서에 나오는 “하나님의 나라”는 곧 다니엘서에 예언된 그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