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잘 살면 천국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과거보다 훨씬 잘 사는 한국의 자살률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연예인과 정치인들의 비참한 최후를 보면 심각해진다. 천국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왜 잘살면, 천국보다 지옥이 될까?
누가복음에 나오는 자색옷 부자와 거지 나사로 비유가 그 비밀을 폭로한다. 부자는 잘 살았고, 죽어서 음부에 갔다. 거지는 못 살았고 죽어서 천국에 갔다. 그런데 부자가 음부에서 깨달은 사실이 있다. 5명의 형제가 처한 현실이다. 5명의 형제는 스스로 자신들이 천국처럼 산다고 착각할 뿐, 그것이 음부의 서곡인 것이다. 부자는 자색옷을 입고 호화로운 잔치를 즐겼으나, 문밖 거지와 교제할 줄 몰랐고, 하나님과 함께 살아갈 줄 몰랐다. 향락은 있었으나, 혼자 즐겼고, 맘몬신이 주는 쾌락에 불과했다.
잘 살면, 탐욕은 더욱 증가한다. 탐욕의 중력법칙이다. 질량이 클수록 만유인력이 증가한다. 권력이 높아지면 더 많이 베풀 것 같지만, 권력의 칼을 휘둘러 더 많은 피를 부른다. 돈도 비슷하다. 과학문명은 지혜를 발전시키면서, 사랑과 나눔과 협력의 가치를 반감시켰다. 1등이 되도록 가르치니, 모든 2등은 불행하다. 사랑은 “너를 위해 2등”이 되는 것이다.
결국, 죽는다. 죽음앞에 돈도 권력도 아름다움도 부귀영화도 무장해제다. 움켜 쥔 것을 가져갈 자 아무도 없다. 자식이 상속받거나, 증여받은 자들이 누릴 것이다. 부자가 그 재산을 살았을 때 거지 나사로에게 나눠줬다면, 그의 사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부자의 5형제는 새로운 거지들에게 소유를 나눠줄까?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니고, 결국 자신의 것이 아닌 소유를 나눠주는데, 왜 인색할까? 베품은 천국행 KTX 1등석이다.
그렇다면, 누가 거지 나사로인가? 어쩌면 그가 천국의 외교관이며, 대사일 것이다. 사르밧 과부에게 보냄을 받은 거지 엘리야처럼, 거지 나사로도 부자에게 보냄을 받은 선지자일 것이다. 성육신한 예수 그리스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