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中毒)은 양날의 칼이다. 칼은 의사에게 ‘생명의 도구’이고, 깡패에게 ‘살인의 도구’다. 중독(中毒)은 세뇌(洗腦)와 동의어이며, 잘 쓰면 좋고, 잘못 쓰면 망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이라는 책에서도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습관은 곧 인(印)이다.
내가 알았던 어떤 프로그래머는 매우 유능한 인재인데, 술중독자다. 날마다 술을 마시다가, 술없이 못사는 정도에 이르렀고, 아내보다 술이 더 좋은 상황까지 갔다. 손목을 잘라도, 술은 끊을 수가 없다. 나도 한때는 술과 담배를 했었다. 술과 담배는 유익을 주는 것도 있으나, 피해와 손실이 훨씬 크다.
좋은 중독(中毒)도 있다. 좋은 습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날마다 성경읽기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로마서 6장이다. 하루에 1장씩 꾸준히 읽었더니, 안 읽으면 뭔가 허전하다. 꼭 담배를 피워야만 속이 후련하듯, 그렇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중독의 횟수가 술보다 많기 때문이다. 반사적으로 손가락이 담배를 찾는데, 사실은 ‘담배’가 손가락을 찾는 것이다. 담배를 제어할 수 없다면, 담배의 포로가 된 것이다.
나는 습관이 여럿 있다. 성경읽기와 함께 ‘정리하기’ 습관이 있다. 취재를 가면, 나는 무조건 글을 쓴다. 드라마를 보면, 무조건 드라마 칼럼을 쓰고,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해 기사를 쓴다. 책을 읽으면, 그 책에 대해 글을 쓴다. 이것은 중독현상이다. 놀랍게도, 나의 글쓰기 중독은 ‘설교말씀 정리’까지 이어졌다. 설교를 듣고, 노트에 기록하고, 그것을 보고서 설교말씀을 정리한다.
집에, 까페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나는 드라마를 즐겨본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드라마 중독자다.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은 흠뻑 기뻐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글을 쓰고, 성경의 어떤 사건을 떠올리고, 해석하고, 내 삶의 활력소를 찾는다. 어떤 드라마는 종영과 함께 나는 깊은 슬픔에 잠긴다. (동백꽃 필무렵과 미스터 션샤인과 도깨비 드라마가 그러했다. 너무 너무 너무 슬펐다.)
나는 누구인가? 100년을 산다면, 36500일을 이 땅에서 살아간 ‘사람’일 것이다. 인생은 하루의 적분이다. 하루가운데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오늘 행하는 그것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유익하다면, 중독하자!! 습관적으로 하나님을 찾음으로 하나님의 복음에 묶이자!! 중독은 벗어날 수가 없다. 성령의 중독에 빠져서, 하나님의 그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자. 중독은 날마다 같은 행동을 기쁨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담배 중독자는 담배연기를 마셨다가 뱉으면서 ‘깊은 탄식’으로 기뻐한다. 담배연기도 잠시 위안을 주는데, 하물며 기도의 향연은 얼마나 기쁜 평안을 주겠는가? 담배는 재떨이에 수북한 꽁초만 남지만, 기도의 향연은 하나님의 심판 대접을 붓게 한다. 그러므로, 담배보다 기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