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를 읽어보면, 구약성경의 문제집과 복음서의 답안지를 연결하는 ‘풀이집’과 같음을 발견한다. 마태복음에 보면, 율법과 관련해서 “비판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이 나온다. 또한 십자가 사건과 관련해서 긴박한 상황이 서술된다. 그런데, 예수님이 십자가 사건에 대해 말씀하고, 제자들은 반대했고, 예수님이 계속 십자가 사건을 설명했다. 십자가에 대해 주님은 어떻게 설명했을까? 혹시, 로마서의 내용이 아닐까?
성경을 연구하는 신학자들은 로마서에 대해 바울이 썼다고 하는데,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바울이 썼다면, 예수님께서 불러주신 대로 받아쓰기를 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복음서에서 ‘인봉하듯’ 감춰진 ‘십자가 사건’의 실마리가 풀려진다. 주님은 구약정경을 읽으면, “그리스도”를 증거한다고 말씀했다. 그 풀이집이 로마서다.
로마서 8:3에 “자기 아들을 죄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라고 말씀했다. 육신은 이미 ‘죄있는’의 수식어를 가진다. 왜 그럴까?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열리고, 사과씨는 자라서 사과열매를 맺는다. 그렇다면, 사과씨에서 ‘배’가 열릴 가능성이 있을까? 100% 없다. 사과의 크기가 작거나, 크거나, 울퉁불퉁하거나, 많거나, 그것의 차이만 있을 뿐, 사과씨는 사과를 열 것이다. 인간의 씨는 그 열매가 ‘죄’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시고, 이미 그것을 아셨다. 모르실 리 없다. “따먹지 말라”는 법을 주는 순간, 이미 사람의 마음에는 “따먹고 싶다”는 생각이 발동하고, 그 마음속 탐욕이 ‘죄’가 된다.
죄가 행위로 나타나지 않아도, 내면에 ‘죄’가 있으니, 죄인이다. 내용물이 죄인데, 겉으로 드러나든 아니든 ‘죄인’이다. 세상은 겉으로 드러나고, 판단받은 ‘죄’만 ‘죄’로 여겨진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감춰진 것들은 ‘죄’가 아니다. 거짓말을 하고, 법률을 속여서 ‘무죄’를 판결받으면, 속에 살인과 탐욕과 음모와 거짓이 가득차도 ‘의인’으로 군림하며 살 수 있다. 하나님은 “마음속에 있는 그것”을 죄로 판단한다. 행위로 짓는 죄는 ‘죄’가 외부로 드러나서 열매를 맺은 것이고, 마음속에 있는 죄는 마음의 열매를 맺은 것이다. 행위만 ‘죄의 열매’가 아니다. 마음속에서도 죄가 죄를 낳으면서 죄의 나무가 자란다. 죄가 가득하니, 의를 행할 수가 없다.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사건은 ‘역사적 사건’을 넘어선다. 하나님의 말씀이 이 땅에 선포된 아담이후, 그 말씀의 율법으로 세상은 ‘죄’가 왔다. 아담이 율법을 범하면서 죄가 생긴 것이 아니다. 말씀이 오면서 동시에 ‘죄’가 온 것이다. 말씀이 없었다면 죄도 없었다. 말씀이 없고, 죄도 없다면, 그것이 ‘의’(義)일까? 아니다. 말씀이 온 것은 ‘죄’를 나타내서, 그 죄를 멸하고, 의(義)를 이루기 위함이다. 율법은 말씀이며, 말씀은 의롭다. 말씀이 선포되면서, 사람이 죄성(罪性)이 드러났다. 선악과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왜 하나님은 선악과를 따먹기 직전에 막으시지, 따먹은 후까지 기다렸을까? 때를 어기지 않으시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아담의 범죄가 발생한 다음에 에덴동산에 나타나셨다. 속에 감춰진 그 죄악이 드러났을 때, ‘가죽옷’을 지어서 입히셨다.
“수박 겉핥기”라는 말이 있다. 수박의 겉을 핥으면, 내면의 속을 먹을 수 있을까? 율법은 수박 겉핥기다. 율법은 분명 선한데, 그 자체는 수박 겉핥기다. 사람이 율법을 아무리 행해도, 횡단보도 신호등앞에서 준법정신을 잘 지켜도, 기부와 봉사활동을 많이 해도, 내면은 청결해지지 않는다. 율법이 내면으로 들어오는 ‘삼투압’의 비밀은 ‘십자가 사건’이다. 그래서, 십자가는 ‘구원의 창조과정’이라고 한다. 십자가를 믿을 때, 죄(罪)는 죽는다. 그리고, 죄가 빠져나가면서, 동시에 성령이 내면에 임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신비다.
십자가를 믿지 않는 이단들은 모두 ‘죄’(罪)가 그대로 존속한다. 십자가를 통하지 않으면, 내면의 죄는 그대로 있고, 행위로 쌓은 의는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 행위로 짓는 죄도 동일하다. 내면의 죄(罪)가 영혼을 망치는 것이다. 인간이 죄인인 이유는 행위로 지은 죄때문이 아니고, 내면에 가득한 죄악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면서, 십자가로서 마음을 해독해야한다. 십자가는 영혼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