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토요일, 12시, 동대문 홈플러스가 보이는 곳 작은 공원에 식탁이 차려졌다. 오늘, 나는 배식봉사다. 지인의 소개로 처음 앞치마를 매고,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낯선 곳에서 친근한 이름을 들었다. 곧, 예수님이다. 김현일 대표는 13년동안 바하밥집을 운영하면서 “예수님의 낮은 마음”을 전파했다. 그가 말했다.
“점심때입니다. 고급 레스토랑과 맛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2천년전에 나사렛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낮은 자들의 배고픔과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식사를 했습니다. 예수님이 오늘, 지금, 서울땅에 오시면 이곳에 오실 겁니다. 여기에는 한끼의 식사가 꼭 필요한 낮은 자들을 위한 식탁이 차려져 있습니다. 이 식탁은 예수님이 준비했고, 오늘 봉사나오신 분들은 예수님을 위한 도우미로 오셨습니다. 여기 식사하러 오신 모든 분들은 예수님의 손님들입니다. 한분, 한분에게 정성을 다해 식사를 담아주세요. 오늘 여러분은 가장 거룩하고 신비한 식탁을 경험할 것입니다.”
– 김현일 대표님의 시작멘트
기억을 추적해서 적은 글인데, ‘거룩하고 신비한 식탁’은 내 인상에 남았다. 또한 “예수님의 손님들”이란 말에 더욱 긴장됐다. 나는 까다로운 갈치조림을 담아서 드렸다. 듬뿍듬뿍 드렸다. 남루한 차림으로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한끼의 식사에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감사의 마음을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서, 2천년전 예수님의 들판 식사가 생각났다. 오병이어와 칠병이어 기적이 이와 같았으리라. 어쩌면 그러했으리라. 50명씩, 100명씩 그룹으로 나눠서 오병이어 기적이 일어났다. 이날도, 식사배식이 끝나고, 배식을 담당한 우리들의 식사까지 마쳤는데, 밥이 어느 정도 남았다. 하루의 경험으로 신비했다.
1달에 1번 바하밥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싶다는 마음이 왔다. 나의 지인은 매주 봉사를 하시는데, 나는 1달에 1번 정도 빠지지 않고 해야겠다. 과연, 진실로, 낮은 자들을 위해 에수님의 이름으로 식사를 대접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김현일 대표는 “예수님의 손님들입니다”라고 말할 때, 그 얼굴에서 빛이 났다. 매우 자랑스럽게, “예수님의 식탁”을 담당한 총괄 지배인으로서 외치는 듯 했다. 서울땅에 오신 예수님이 과연 바하밥집 식탁에 가셨으리라.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주님은 가실 것이다.
내게는 그러한 체험을 통해 신령한 양식이 주어지니, 그것이 신비하다. 갈치조림을 담아서 드렸는데, 그러니까 오병이어(五餠二魚)에서 물고기를 담당한 것이 나의 직분인데, 나의 지인은 ‘떡’에 해당하는 밥을 담당했다. 떡과 물고기는 ‘밥과 갈치’였다. 그렇게 행했더니, 마음속에 신령한 양식, 주님이 생각나고, 내게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이런 느낌, 참 좋다.
어느날, 어떤 할아버지가 바하밥집 식탁을 멀리서 보고 그냥 가고, 멀리서 보고 그냥 가고, 그러더니 “내가 뭔가 도와줄 것이 있을까?”라고 물었는데, 그 분이 가락시장에서 전국김치를 배달하는 회장님이시다. 유심히 바하밥집 식탁을 살펴서 보시고서,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바하밥집 식탁의 김치는 먹기에 가장 알맞은 그 김치다. 참으로 신비한 일이다. 들판의 백합과 새들을 먹이시는 하나님께서 ‘바하밥집의 식당’에 필요한 김치도 챙기시는데, 각 사람들이 먹을 영혼의 양식 또한 날마다 챙기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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