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야서 10:12에서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고 했다. 기경(起耕)은 벌떡 일어날 기(起 ) 쟁기질할 경(耕)이다. 耒(쟁기 뢰)는 매우 큰 쟁기다. 마음의 묵은 땅을 기경하려면, 쟁기같은 날카로운 말씀이 선포된다. 아버지는 봄이 오면, 항상 소를 몰고 나가서 쟁기질을 했고, 중학교 이후에는 경운기를 몰고서 기경했다. 기경없이 농사짓는 법은 없다. 매년, 봄이 오면 기경이 시작된다. 2월, 회개의 쟁기가 내 마음밭에 그냥 들어왔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칼날이다. 칼날이 내 양심을 찌르니, 남의 죄는 생각할 틈이 없다. 나는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평생 내 죄, 회개하며 살리라. 나를 덮어주소서.
오늘도 신앙이 깊은 사람들과 식사를 나누었다. 그러한 대화에서도 나의 말은 내 입술을 더럽히더라. 내 생각이 말씀에서 벗어나서 이리저리 흘러가더라. 인생은 죄인임이 자명하다. 예수님은 무덤에서 부활하셨으나, 우리는 주님을 믿음으로 의로움을 입었어도 여전히 흙으로 빚은 아담의 속성이 내재해서, 고염나무의 본성이 올라온다. 나는 그러하다. 오늘은 마가복음 4장을 읽었다. 4일이라서, 4장을 읽었다. 또한 교회에서 인도하는 성경통독에 맞춰서 요한일서를 읽었다.
길가밭, 돌밭, 가시밭에는 말씀의 씨앗이 뿌려지니, 씨앗이 성장하지 못했다. 반면, 옥토밭에는 씨앗이 뿌려지니, 30배와 60배와 100배의 결실이 열렸다. 그때, 주님은 외인에게는 비유로 하고, 제자들에게는 비유를 해석해서 알려주는데, ‘죄사함’을 그들은 못 받고, 제자들은 받는다고 했다. 옥토밭은 어떻게 옥토밭이 되었을까? 내 아버지는 겨울의 얼어붙은 땅에 봄기운이 오면 쟁기질을 했다. 땅을 갈아엎으면, 언제나 옥토밭이다. 잡초가 무성하고, 돌도 많고, 새들이 날아오지만, 아버지는 농부로서 씨앗을 뿌리고 돌보셨다. 내 마음의 밭에 ‘쟁기질’이 시작되니, 괴롭더라.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밭만 있다. 회개한 잡초밭, 회개할 잡초밭. 쟁기질이 끝나면 옥토밭이요, 쟁기질을 거부하면 잡초밭이다.
아버지는 인분(人糞)을 밭에 뿌리신다. 냄새를 묻히시며, 밭에 좋다면서 항상 그렇게 하셨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어받은 내 막내동생도 겨울에는 과일나무에 거름을 듬뿍듬뿍했다. 인분냄새 가득한 회개가 내 마음 밑에서 올라오니, 나는 ‘피냄새’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번뇌여! 고통이여! 향수를 뿌려도 그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는 그 말씀이 위안이 되었다. 하나님은 농부로서 내 마음밭에 기경을 시작하셨구나. 그렇게 믿어진다.
[마4:17]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Repent, for the kingdom of heaven is n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