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공할 때까지 ‘기사 파기’다.
송입주(가명)씨는 장위4구역 조합원이다. 그에게 장위4구역은 제2의 보금자리요, 자식들과 함께 살아갈 미래의 터전이며, 꿈의 고향이다. 그가 모은 모든 재산과 대출을 끼고, 장위4구역을 고른 이유는 ‘GS’ 때문이다. 투자한 돈보다 가격도 확실히 올랐다. 그러나, 그는 기쁘지 않다. 착공이 미뤄지면서, 송입주씨의 꿈도 지연되고 있어서다. 왜 일까?
송입주씨는 조합에게 ‘쓴소리’를 했다가, 밉보였다. 누군가 해야할 소리를 하지 않으면, 조합은 준 행정기관과 같아서 공무원의 복지부동 자세가 나온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더니, 한번 조합은 영원한 조합인가요? 부동산 경기가 상당히 좋은 요즘, “착공” 기사가 나와줘야하는데….. 조합은 함흥차사다.
그가 내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사람의 사연을 듣고, 사건를 분석하는 일이다. 내 직업이 언론인이듯, 송입주씨도 전문직업이 있다.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그는 직장인으로서, 장위4구역 조합 집행부까지 챙기는데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그러나, 집문서가 거기에 있으니, 조합 집행부가 제대로 하는지,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저는요, 입주하려고, 월세 삽니다. 피같은 돈이 통장에서 빠져 나갑니다. 힘들어도 참는 것은 들어갈 GS자이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착공이 계속 늦어지고, 조합은 금융이자를 14억이나 내면서, 조합원들 돈을 물쓰듯 하고 있습니다. 14억은 조합원들의 피같은 돈입니다. 이제 제발 착공을 해야 합니다.”
모든 재개발은 크게 2단계로 나뉜다. 정비구역 수립에서 관리처분까지, 관리처분에서 입주까지다. 2단계 사이에 ‘이주 및 철거’가 들어가고, ‘철거’는 완벽한 공터다. 공토가 확보되면, 건설사는 착공을 시작한다. ‘착공’(着工)은 공사 착수다.
내가 제보자를 만나서 기사를 쓰겠다고 확정하면, 그것이 ‘기사 착공’과 같다. GS는 착공하고 싶은데, 조합 집행부가 착공을 위한 완벽한 준비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송입주씨는 발을 동동 구르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어디를 보세요?”
우리는 자주 상대방에게 묻는다. 가령, 까페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상대방이 계속 핸드폰을 보거나, 단톡방 메시지만 쳐다본다면, 동석한 사람은 “어디 보세요!!”라고 묻게 된다. 말로 묻지 않아도 표정은 이미 말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봐야 하는데, 핸드폰을 쳐다보니 그런 것이다. 송입주씨가 내게 말했다.
“조합이 도대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조합원을 위한다는 조합 집행부가 착공을 위해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있으니, 그들이 정말 집행부가 맞는지, 조합원들의 피같은 돈을 월급으로 줘도 되는 그런 집행부가 맞는지, 의심까지 듭니다”
궁수의 목표가 과녁이듯, 조합은 반드시 ‘조합원들’과 ‘입주’를 봐야한다. 조합 집행부의 목적은 사회정의도 아니요, 봉사활동도 아니요, 협력업체의 이익도 아니다. 조합의 설립 목표는 ‘입주’다. 이런 측면에서, 조합은 송입주씨에게 배워야한다.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송입주씨가 속한 장위4구역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조합원들 50%가 자발적으로 동의해서 찬성하는 모임이다. 입주하길 꿈처럼 간절히 염원하는 모임이 곧 ‘입주예정자협의회’다. 입주가 목표이니, 조합 집행부가 이런 모임에 ‘상’(賞)을 주고, ‘지원금’도 후원해야 하는데, 정반대로 반응한다. 입주예정자협의회를 상대로 고소고발하면서, 공사지연의 책임도 입주예정자협의회 탓으로 돌리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입주”가 목표인데, 그들에게 착공지연의 책임이 있다니?
착공이 지연된 장위4구역, 내가 기사를 착수한 이유다. 공사가 시작될 때까지 ‘기사 파기’가 계속될 것이다. 다음은 ‘꿈꾸는 교회’와 ‘종교부지’에 대해 보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