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에 제일파스를 서너개 붙이고, 간밤은 꿀잠이 별처럼 쏟아졌습니다. 아픈 만큼 실력은 성숙하는 것일까요? 못을 박는 도구 중에서 가장 무거운 ‘레이건’을 물총처럼 다루기까지 8개월이 걸렸습니다. 30년간 속박당했던 신앙의 억압에서 탈출한지 벌써 4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 믿음의 자유 땅에서 정착하며, 길을 걸으며 직립보행의 걸음마를 하는 듯 합니다. 직립보행은 손의 자유를 허락했다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가 생각납니다. 딱 저에게 어울리는 용어인 것 같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공주 계룡면 월암리 들판을 걸었습니다. 이슬이 공기중에 가득찬 벌판 속에서 들려오는 꽃들의 속삭임, 농부의 손길이 거쳐간 논두렁의 단정함, 고추와 마늘을 심으려는지 곱게 빚어진 밭이랑, 내겐 꿈이 하나 있습니다. 고향집 호박처럼 제 마음의 지붕에 열려있는 그 꿈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게 없다면, 오늘의 심장이 뛸 수 없겠죠.
설교는 저를 깨웁니다. 1시간 남짓, 때론 조금 더 긴 설교를 들으면, 제 모습이 거울처럼 비칩니다. 수선화가 되었다는 그 나르키소스처럼, 설교는 저를 비추는 강물입니다. 겸손하다고 믿는 저에게 교만의 얼굴을 비춰 보여주고, 언어의 품격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나에게 불평과 비난의 입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물의 설교를 들으며, 십자가의 도를 조금씩 깨달아갑니다. 작은 방 구석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들은 설교는 어둠속 침묵을 빛으로 채웁니다.
건축은 벽을 세워 공간을 창조하는 예술입니다. 사람은 세워진 벽 안에서 살아가고, 건축가는 평면 위에 보이지 않는 벽들을 세워 ‘무형의 공간’을 만듭니다. 시간도 공간입니다. 24평은 무엇으로 쪼개지던지, 구분됩니다. 안방, 거실, 화장실, 현관, 주방 등등…. 그래서 계단을 만들어 2층을 활용하는 것일까요? 하루를 2층으로, 3층으로 살 수 있다면! 모든 집은 화장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설교는 제게 화장실입니다. 성경은 제게 안방 침실입니다.
더 쓰고 싶은데, 출근의 벗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니죠! 출근의 족쇄입니다. 하하하하하, 끌려가더라도, 저는 건축의 꿈을 품고, 오늘을 살아내렵니다. 모두, 멋진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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