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선교문화이고, 불교는 포교문화이다. 두 종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류문명의 중심축을 담당해 왔다. 선교문화는 무엇이고, 포교문화는 무엇일까? 문화를 알려면, 그 차이를 알 필요가 있다.
선교(宣敎)는 ‘베풀 선(宣 )’을 쓴다. 집과 태양이 합쳐진 이 글자는 ‘햇빛처럼 널리 베풀다’는 의미이다. 가령, 밤하늘의 어둠이 내리면, 등불을 높이 든다. 이것이 바로 ‘선(宣)’이다. 선교는 곧 ‘널리 알리기’이다. 기독교 전도방식중 대표적인 것이 ‘선교’이다. 교리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종교를 전파하는 것이 ‘선교’이다.
반면, 포교(布敎)는 펼치는 것이다. 포(布)는 천을 펼친다는 뜻이다. 대종상 시상식이 열리거나,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면 반드시 레드 카펫이 깔린다. 집안에 손님이 오면 ‘방석’이 놓인다. 이것이 바로 ‘布’이다. 천을 깔고서 그곳에 사람이 앉거나 거니는 것. 윷놀이를 하려고 해도, 멍석을 깔고서 윷을 던진다.
“무대를 마련하라”
이 말이 바로 ‘포교문화’를 대변한다. 불교는 포교문화로서 교리를 전파했다. 포교문화 전도방법은 자신의 교리를 속에 감추고서 세속의 문화를 그대로 인정하면서 오히려 그들의 경제와 생존에 대해서 아파하고 고민한다. 마치 이슬람이 종교전쟁을 펼칠 때, 천주교 교황청의 무리한 세금제도를 비판하면서 서아시아 변방국가에게 ‘세금감면 특혜’를 베풀자, 대부분 서아시아 국가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이것이 포교문화이다.
불교가 전파된 경위를 살펴보면, 귀족종교와 대중종교로 나뉘면서 정치인들에게는 왕을 부처로 비유해서 정치제도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 대중종교로서 불교는 토착문화와 융합해서 다양한 예술작품, 조각품 등을 만들어냈다. 물론, 불교뿐만 아니라 훗날 기독교도 포교문화로서 세계속으로 전파되었다.
선교와 포교는 대표적인 전도방법이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종교의 진리’는 세상의 외면을 받으면서, 그 해결책으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면서 진화해왔다. 선교방법이든, 포교방법이든 결국 종교는 세상과 담을 쌓고서는 그 사명을 감당할 수가 없다. 기독교도 313년 콘스탄틴 대제를 통해 정치적 명분을 얻고서,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되었다. 선교문화로서 진리를 외쳤던 기독교가 그때부터 다양한 예술과 문화선교로서 포교문화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노방전도와 인맥전도
기독교에는 2가지 전도방법이 있다. 노방전도와 인맥전도이다. ‘전도(傳導)’는 전파하고 이끈다는 의미다. 모든 종교는 그 의무와 사명이 ‘전도(傳道)’이다. 여기서 ‘도(道)’는 길로서, 머리(首)가 가야할 영원한 인생길, 즉 사후(死後)에 영혼이 가야할 그 길이다. (기독교는 천국, 불교는 극락이라고 말한다.)
나는 종교가 기독교이다. 기독교(基督敎)는 그리스도교의 한역(漢譯)이며, 그리스도는 CHRIST에서 왔으며,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하늘이 임명한 그 시대의 왕(종교)이다. 정치적 왕은 백성이 뽑거나 상속되었고, 종교적 왕은 하늘이 임명했다.
종교는 각 종교마다 그 믿는 믿음의 대상을 전파하는 사명을 감당한다. 좋으니까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그 대상이 만약 주변사람이라면 ‘인맥전도’라고 하고, 길을 가면서 만나는 모든 대상으로 하면 ‘노방전도’라고 한다. 노방전도는 지하철이나, 길을 가면 자주 마주친다.
땡볕에서 노방전도에 힘쓰는 사역자들을 보면 마음이 미안하기도 하고, 가끔 전도 전단지를 뿌리치는 매몰찬 내 손목을 쳐다보면 마음이 웅클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맥전도’가 전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함을 스스로 생각한다. 예수님도 성경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라”고 했기 때문이다.
인맥전도는 사실 노방전도의 그 이상이다. 노방전도는 초면(初面)인데, 사람이 처음 만나서 아무리 성경의 은혜로 서로 믿음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믿음이 형상의 얼굴을 갖기까지는 신뢰의 울타리가 필요한데, 신뢰의 울타리를 다른 두 단어로 ‘인맥’(人脈)이라고 한다.
맥(脈)은 곧 혈맥인데, 사람의 몸속으로 혈관을 따라 맥이 흐르고, 땅밑으로는 수맥(水脈)이 흐르고, 산을 따라서 산맥(山脈)이 흐른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인맥(人脈)이 흐르는데, 가장 친숙한 인맥이 바로 ‘가족’이며, 나아가 친구이며, 주변인들이다. 인맥은 이미 형성된 신뢰의 울타리이다. 노방전도의 다음단계는 반드시 ‘신뢰구축’이며, 노방전도가 잘 되면 인맥전도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노방전도든 인맥전도든 신뢰의 문제임을 새삼 생각해본다.
물건도 믿고 사는 것이듯, 하물며 평생과 영원과 영혼이 가야할 영원한 나를 결정해야하는 문제인데, 그 세계를 소개하는 당사자가 믿을만한 사람이 못 된다면 어쩌랴!!! 소개자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더욱 깨닫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성격과 습관과 인격과 성품과 말씨와 인품을 수련(修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