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창 교장이 맡고 있는 휘봉초등학교는 해양분야 시범학교이다. ‘해양역량 강화프로그램, 해양 어린이 육성’ 시험학교로서 2년째 운영중이다. 10월 21일 휘봉초는 학교정문을 활짝 열었다. 해양수업을 참관하러 학부모들이 복도에 가득했다. 물고기처럼 헤엄치듯, 복도를 다니면서 교실을 들여다보다가 궁금증이 많은 학부모는 교실안에 들어가서 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질문하는 교실로 운영된 이번 공개수업은 ‘파도치는 활동성’으로 독보였다.
밀물과 썰물처럼, 질문과 답변이 수시로 오고가면서, 때론 학생이 짧은 질문을 던지면 교사도 답변하면서 교실에는 질문이 가득했다. 나도 몰랐던 내용들을 쉽게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살아 생동감있는 해변에 왔다는 느낌?? 특히 6학년 2반 교실은 학생들이 너도 나도 손을 들었고, 교사는 학생의 이름을 친구대하듯 친밀하게 부르자 학생은 반듯하게 서서 3~4문장으로 답변을 말했다. 그 답변이 맞든, 틀리든, 의견을 표현한 것에 교사는 긍정으로 답했고, 모두에게 기회는 균등하게 돌아갔다. 질문하는 교실이 이렇게 적용되고 있음에 사뭇 놀랬다.
강세창 교장은 이번 해양시범학교 운영과 관련해 “김상윤 6학년 부장교사가 책임있게 운영을 해왔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열정이 매우 뜨겁고, 시범학교로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해서 만족도가 높게 나왔다”면서 “먼 바다를 다녀오는 것도 교육이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작은 바다로서 중랑천을 통해서 물에 대한 친밀감 교육을 진행했고, 한강에서도 다양한 수상교육을 실시했다. 시범학교 목적은 바다에 대한 안목을 다양한 방향으로 넓히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2년동안 수행한 학습과제물은 학년별로 1층 전시관에 펼쳐졌다. 복도의 벽면은 바다 벽화로 장식되었고, 학부모들 반응은 “입장료 주고 관람한 수족관보다 훨씬 멋있다. 우리 자녀가 이런 작품을 했다는 것이 뿌듯하다. 학교 프로그램이 알차고 실속있다”였다.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해양교육 프로그램은 즐겁고 유익한 교육컨텐츠로 구성되었다. 풍덩풍덩, 첨벙첨벙 뛰어다니는 물고기처럼, 우아한 인어공주처럼, 아이들의 순수한 지식들이 조약돌처럼 놓여졌다. 휘봉초 마루채 전시관. 아이들은 체험활동 보고서까지 기록했다.
갯벌이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나 강가의 넓고 평평하게 생긴 땅 – 이그림(1학년 3반)
먼저 바다와 친해지기다. 바다 전문가가 되려면 바다의 친구가 되어야한다. 즐거운 물놀이로 해양체험을 담아낸 박아현 학생(1학년 1반)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허울학생(1학년 3반)은 고무찰흙으로 바다의 아파트를 단면으로 연출했다. 햇빛과 갈매기, 모래사장의 해변과 게, 각종 물고기와 오징어, 해삼, 해파리 등등….
해양가족신문도 상상력이 탁월하다. 가족끼리 갯벌체험을 하면서 함께 느낀 바다를 적고, 사진으로 오려 붙였다. 가족공동체의 끈끈한 유대감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체험을 통해 바다에 대한 깊이가 추억으로 자리잡았을 것이다.
아빠 = 고래(덩치가 크고 힘이 셈)
엄마 = 산호초(언제나 그 자리에 있음)
나 = 은갈치 (날씬하고 반짝 반짝 빛남)
동생 = 희둥가라(니모처럼 장난끼 많고 고집셈)
조정영 (4학년 1반)
휘봉해양일보(김진경 작성자. 6학년 4반)는 타이타닉호까지 다뤘다. 이 신문은 p16면으로 구성되었고, 다양한 사건 사고, 정보를 신문과 거의 동일하게 편집해서 눈길을 끌었다. 편집능력이 탁월하다.
거북선 만들기도 학생들마다 개성미가 넘친다. 크고 우람한 함선, 용머리만 상당히 무섭거나 귀여운 거북선까지 존재한다. 수륙양용보트는 피티병 4개를 활용해서 만든 모토보트이다.
<취재후기>
한국은 역사적으로 바다와 함게 성장했다. 태초에 생명이 바다에서 육지로 진화했듯이, 모태에서 생명이 바다(羊水)에서 성장하듯이, 한반도는 삼면의 바다속에서 자라왔다. 바다를 차지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했다는 진리는 작은 바다 ‘한강’에도 적용된다. 한강을 차지한 나라가 언제나 삼국의 무게중심에 위치했다. 최후에 한강을 차지한 신라가 당나라 연합군으로 삼국통일의 승자가 되었다. 바다는 이처럼 곧 힘이다. 휘봉초등학교 학생들의 해양탐방 과제물을 관람하면서, 바다를 통한 역사, 미술, 공예, 언론, 토론 등 다양한 방면의 학문을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새로웠다. 특히 1층 전시관의 과제물들과 함께 학생들이 모두 생동감있는 바다처럼 파도치는 질문과 답변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해양교육의 가장 큰 결실인 듯 하다. 바다는 ‘살아있음’이다. 바다는 파도치는 변화와 평온한 저녁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휘봉초등학교 교실은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학생의 성장이란 공동목표를 갖고서 소통하는 교육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