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사를 터득하고 있다. 단어선택에서 ‘터득’이 아마도 맞을 것이다. 책을 파헤치듯 연구하면서 중국사를 공부하고 있으니….. 한문으로 풀어쓴 중국사를 집필하면서 함께 배우고 있다. 유방과 항우에 대한 사건이 눈길을 끈다. 항우는 천하지존으로 ‘서초패왕’으로 각인되어 있다.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던 그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하였을까? 유방은 항우의 부하였고, 늘 2인자였고, 늘 패자였고, 늘 도망자였고, 늘 비루했고, 늘 참람했고, 따르는 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비루했다. 유방이 그러했는데, 어찌 천하통일의 최후 승자가 되었을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홍문연 사건만 해도 그렇다. 항우가 “그래 죽여!!”라고 하면, 유방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그런데 겨우 살아남았다. 나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유방이 칼춤을 추는 항장을 피해, 항우에게 “화장실 다녀올께요”라고 슬쩍 말하고서, 즉시 말을 타고 도망쳤으니…. 그것도 혼자서…. 이랬던 그가, 초나라 수도 팽성을 다시 점령하고 항우의 공격을 받아 패했을 때, 자식까지 내팽개치면서 도망쳤었다. 이랬던 그가 어찌 승자가 되었을까?
유방의 강점은 ‘패했어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유방은 분명 항우에게 2인자이다. 2명의 싸움에서 2인자는 그저 빛좋은 개살구다. 축구경기에서 2팀이 싸우는데, 2등을 했다면 그것은 졌다는 뜻이다. 유방은 그렇게 패했다. 그러나, 마음은 꺽지 않고서 늘 새롭게 도전했다. 자신이 진 것을 분석하고, 시간을 들여서 기회를 얻었다. 유방의 강점이다. 항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늘 승리했다. 1등을 유지했던 항우가 딱 한번 2등을 했다. 유방은 2등을 밥먹듯이 했으나, 항우는 딱 1번 2등을 한다. 바로, 사면초가(四面楚歌) 전투이다. 이 전투에서 패한 항우는 재기(再起)의 꿈을 꺽고 그냥 주저 앉는다. 유방과 항우의 나이차이가 20살이라고 하지만, 31세의 항우가 그렇게 끝난 것을 보면, 인생은 탄력성(彈力性)과 복원력(復原力)이 정말로 중요함을 깨닫는다.
기회는 늘 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회가 왔을 때 붙잡는 것은 평소 준비한 것으로 가능하다. 눈앞에 기회가 왔어도 잡지 못하는 이유는 붙잡을 ‘손’이 없기 때문이다. 손을 준비한다는 것은 바로 실패를 딛고 희망을 품는 것이다. 마치 유방처럼, 마치 한신처럼, 제2의 도약을 꿈꾸면서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움을 향하면 새로운 열매가 열리는 것 같다.
오늘 나의 가장 의미있는 한가지는 ‘학생부 비교과’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다. 어젯밤 늦은 집필과 몇가지 신경쓸 사건 때문에 잠을 설쳤다. 아침에 성북구까지 교육을 들으러 간다는 것은 참 힘겨운 일이었다. 안갈까, 하다가 조금 더 하면 새롭게 될 것이라 마음 먹고서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다녀온 오늘, ‘좋은 대학 가는 길’의 꼭지에 딱 맞는 학생부 종합전형과 비교과 과목의 편집방향에 대해 정확히 배웠다. 네이버 인물정보 관리와 학생부 관리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인물정보는 네이버 검색엔진이 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관리하도록 되어있다. 학생부도 그렇게 되어있고, 학교 교사에게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기록에 올라가도록 되어있으니, 잘 알고서 제대로만 관리하면 대학가는데 상당히 도움된다는 것을 배웠다. 오늘, 몸과 맘을 일으켜서 성북구에 다녀오길 정말 잘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