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정평중, 꿈을 비행하다

용인 정평중학교 꿈펼 동아리
11월 20일(토) 용인 정평중학교(황연실 교장) 오전 10시, 교실 한 곳에 학생들이 몰려온다. 진로탐색 동아리 ‘꿈펼(이태림 꿈장)’ 회원들이다. 오늘은 신입회원이 3명이나 늘었다. 교실에 빈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찼다. 현직 파일럿이 진로특강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최재승 B777 기장(機長)은 ‘파일럿의 진로탐색 비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서울교육방송은 용인 정평중학교 ‘꿈펼 동아리’의 꿈틀 동작을 취재하기 위해서 배움의 학생으로서 교실에 앉았다. 추운 날씨는 어쩔 수 없다. 주머니에 손목을 움츠리고, 친구들끼리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제법 교실이 가득차자, 정종희 진로파파가 최재승 파일럿을 소개한다. 언제나처럼 김은영 교사는 교실 뒤편에서 배움을 꼼꼼히 챙긴다.
“꿈을 펼쳐라, 꿈펼 동아리에 딱 어울리는 직업멘토를 어렵게 모셨습니다. 현직 파일럿이면서 청소년을 위한 진로탐색 도서 저자인 최재승 기장님입니다. 하늘을 비행하는 파일럿의 진로멘토링을 시작해보겠습니다”
파일럿은 어린왕자에 등장한다. 어린왕자를 가장 먼저 만난 인물이 바로 생떽쥐베리로 기억한다. 하늘을 비행하는 것은 꿈이며, 꿈의 날개를 펼치는 것은 비행기다. 최재승 파일럿의 진로특강은 비행기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조감도’처럼 느껴졌다. 파일럿이 되는 길에 대해서 세밀하게 설명했는데, 알고보면 꿈과 꿈의 실현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특강이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장남은 항공학이 유명한 한서대에 입학해서 ‘항공분야 전문인’의 길을 걷고 있고, 차남은 공군에서 직업군인의 길을 걷고 있다. 두 자녀 모두 견실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꿈을 스스로 품게 하고, 그 꿈이 펼쳐질 수 있도록 부모로서, 도우미역할로 미세나사를 조정하듯 멘토링을 했던 경험들이 진로특강에서 묻어났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30분 넘게 학생들의 질문에 꼼꼼히 설명하고, 학생이 펼칠 먼 미래의 꿈이 혹시 불시착되지 않도록 ‘진로와 생각의 부품들’을 세밀하게 대화하며 점검한다. 구름처럼 막연했던 꿈들이 비행기처럼 구체화되는 느낌이랄까? 파일럿이 되겠다는 학생과 여승무원이 되겠다는 학생, 그 밖에도 자신의 꿈을 가진 학생들이 모두 최재승 파일럿에게 ‘꿈의 구체화’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 10년동안 블로그로 소통하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하늘을 비행한 후 도착하면 가장 늦게 내리는 인물은 조종사이다. 택시와 버스는 조종사들이 승객들에게 노출되지만, 비행기는 그렇지 않다. 하늘을 비행하는 특별한 직업때문일까? 학생들의 관심은 매우 특별했고, 최재승 파일럿은 이런 학생들과 10년 넘게 인터넷 정보교류를 나누고 있다. 파일럿이 되려는 학생들에게 꿈이 찬란하게 펼쳐지도록 중요한 정보들을 네이버에서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초인으로 답변을 작성하고 있고, 블로그는 파일럿으로서 특화되었다.
“파일럿으로 30년동안 살았습니다. 블로그는 10년 넘게 운영해 왔습니다. 주로 해외에서 블로그 관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파일럿에 대해 궁금한 질문을 이메일로 보내오면 모두 답변을 해왔습니다. 라식과 라섹수술과 관련해 공군에 입대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학생들도 꽤 됩니다. 정확히 모르면 자격이 되는데도 혜택을 못 받습니다. 시력이 안좋은 학생이라도 라식과 라섹수술로 좋아질 수 있다는 가정하에 공군에서 2학년 2학기때 무료로 수술을 해줍니다. 수술을 해서 눈이 좋아지면 파일럿의 길을 가고, 수술후에도 시력이 떨어지면 공군의 정책분야로 길이 정해집니다.”

(우측) 최재승 파일럿
최재승 파일럿의 강의는 1mm까지 계산하는 정확함이 느껴졌다. 답을 알고 있기에, 또한 그 답이 학생들의 꿈을 펼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에, 최재승 파일럿은 매우 구체적으로 꿈의 설계를 설명한다. 파일럿의 길이 설령 아니더라도 학생들 모두 귀담아 들을 내용들이다. 누구나 ‘자신(自身)’이란 꿈의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이므로, 방황과 방탕의 불시착을 꿈꾸는 학생은 없을 것이므로!!!
입법릴 감(凵)은 감(홍시)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사람이 입을 크게 벌린 모습이다. 최재승 파일럿은 “학생들이 요행을 바라듯 입만 벌리고 있으면 안된다. 수확의 손을 뻗어서 수고의 과정을 진행해야한다”고 말한다. 파일럿의 꿈을 가진 학생들에게 ‘시력’은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폰의 게임은 시력저하에 치명적, 파일럿이 되길 진정 원한다면 ‘게임’보다 ‘책’이 100배 낫다. 1달에 1권의 독서가 꿈의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최재승 파일럿은 강조했다.
비행기는 목표가 뚜렷하다. 비행기가 하늘을 비상하는 이유는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해서이다. 꿈의 하늘은 그 과정에 속한다. 목표까지 가기 위해서 최단거리로 최대한의 속도를 내기위한 생각의 계산은 필수다. 최재승 파일럿은 ‘편서풍과 Z기류’로서 ‘운항관리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편서풍과 Z기류는 같은 단어라고 한다.
강의도중에 비행항로를 결정하는 운항관리사를 설명하면서 ‘비행기의 특별한 하늘길’을 물었고, 그 답이 ‘편서풍과 Z기류’였다. 놀랍게도 정평중학교는 2명이 각각 편서풍과 Z기류를 맞췄다. 파일럿도, 교사들도, 나도 깜짝 놀랬다. 정평중학교 학생들의 평균지식이 깊이와 높이가 상당함을 느끼는 단면이었다.
비행기는 자동차처럼 운송수단이다. 만약 고장난다면 자동차는 A/S를 바로 부를 수 있지만 비행기는 그렇지 못하다. 비행기에는 그래서 3개의 모드가 존재한다. 비상상황을 대비한 안전장치다.
“비행기에는 3개의 모드가 존재하죠. 모두 똑같은 조정장치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조종장치가 각각 존재하는 이유는 엔진과 전기가 비행기에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전원이 나간 집을 생각해보면, 비행기도 전원이 나가면 똑같습니다. 하늘을 비행하는 도중에 첫 번째 전원이 고장난다면 두 번째 모드로 작동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학생 여러분도 최소 2개, 또는 3개 정도의 진로를 가져야합니다. 오직 1개의 진로만 준비한다면 훗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가 없습니다. 꿈은 비행기와 같아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합니다. 하나의 꿈과 그 꿈에서 연결되는 제2의 꿈을 준비하면서 함께 키워 나가는 것이 인생을 설계하는 지혜입니다”
최재승 파일럿 블로그
http://blog.naver.com/ozcapchoi
*** 최재승 파일럿이 말한 4가지 직업세계
1. 조종사
2. 항공정비사
3. 관제사(국토부 관제공무원)
4. 운항관리사(뜨는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