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보도자료를 보고서, 여의도중학교 현장에 도착했더니, 학생들의 얼굴이 생동감이 넘쳤다. 꽃을 보면, 그 향기가 코끝을 찌르듯 어쩔 수 없는 학생들의 열기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고도 남았다.
그 열정의 근본이 도대체 뭘까? 몇 번을 자문(自問)할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의 생기발랄함!!! 자유학기제가 이와 같은 결과물로 서울전체 중학교가 뒤덮힐 수만 있다면….. 여의도중학교 선종복 교장은 서울교총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으니,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파급력도 있을 것 같다.
‘시킴의 교육’에서 ‘스스로 교육’으로 바뀐지 오래되었다. 몇몇 학교는 구호만 ‘스스로 교육’이고, 여전히 과거의 유물속에 갇혀서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으로 점철한다. 아이들에게 ‘배움의 주권’을 준다는 것은 교사들이 ‘강의’에서 ‘평가’(학생부 기록)로 업무가 뒤바뀌기 때문에 변화의 방향을 모르면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및 질문하는 교실, 토론형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다.
여의도중학교는 나눔 페스티발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배움의 본질’을 명확히 알려주고 있었다. 더욱, 오후 2시에 도착했는데, 9시부터 시작된 축제가 시들어갈 분위기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코엑스나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페스티발을 참여해보면 시작에만 냄비처럼 끓어오르고 끝부분이 되면 시들해지고 만다. 냄비축제같다. 반면, 여의도중학교 페스티발은 오후 2시가 되었는데도 ‘고향 장터’처럼 북적거렸다. 참여하는 학생들이나, 부스를 맡고 있는 학생들이나 ‘열정’이 묻어났다.
‘여의도중학교 1학년 존재가치 선언문’도 눈길을 끌었다. 축제가 열리는 문옆에 붙여진 이 벽보에는 1학년 학생들이 스스로를 정의하는 문장들이다. ‘나 김민주는 건강, 기쁨, 행복을 가진 사람이다’, ‘나 박소민은 건강, 희망, 긍정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나 고다연은 한결같은 사랑을 행복하게 살 것이다’ 등등 그 문장의 의미가 간결하면서도 묵직하다.
이번 행사는 크게 4가지의 특징이 있었다. 첫째, 학부모가 학생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각 부스마다 책임자가 학부모라는 점이 특별했다. 학부모의 교육적 재능기부를 새롭게 발굴해서 자유학기제가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ADRF와 MOU를 체결하고 ADRF에서 직접 난민지원에 대한 국제문화 이해를 자연스럽게 교육했다.
셋째, 각 부스마다 학생들의 호기심을 끌었고 특히 도미노 블록은 무대중앙에 설치되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했다. 도미노는 국제사회의 상징물이다. 넷째, 오전 9시~3시까지 진행된 행사기간에 각 반별로 참여학생들을 적절히 배정하면서 축제의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글로벌 여의도중 주식회사처럼 직접 물건을 팔면서 학생들의 유대관계를 높였으며, 대학축제 못지않게 학생들의 자율과 자치가 발달해 있었다. 세계시민교육의 중심지를 경험하는 느낌이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각 국가의 문화들을 체험으로 배우면서 국제사회속 진로탐색의 기회를 얻었고, 나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세계문화축제를 취재하면서, 결코 학생들의 재능이 작지 않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국제사회를 이끌어갈 중추적인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