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12월 17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영동중학교(노현구 교장)를 직접 탐방했다. 정지윤 명지대 국제교류경영학 교수와 장창훈 서울교육방송 보도국장이 함께 했다. 영동중학교는 60개 동아리 축제를 개최하고 있었고, 1층에서 5층까지 복도와 전시실에 학생들의 작품들이 박물관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말하지 않았다면, 기증 예술작품’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올해 영동중학교 동아리 축제는 ‘2015 영동 꿈끼별 오감만족 동아리 전시회’이다.
정지윤 명지대 교수는 특히 학생들의 작품에 주목했다. 예술성이 남다르다는 점, 공예품의 경우 홍대에서 파는 작품처럼 섬세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 자율동아리와 진로동아리로서 1년의 과정이 결과물로 연출되어 있다는 것이 ‘진로교육의 산실’을 보는 것으로 평가했다. ‘멘토-멘티’ 교육 프로그램 자율동아리 ‘영동학파’는 외부 전문가를 섭외할 필요없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멘토강사’가 되어서, 학생들의 학업에 직접적 유익을 줄 수 있어서, 동아리로서 교육 영향력이 강했다.
현재,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은 학생들의 진로탐색 및 전문재능 양성을 위해서 ‘외부로부터 해결책 찾기’로 상당한 교육예산을 투입했다. 이재정 경기교육청은 ‘꿈의 학교’를 통해서 외부 전문가들이 학교밖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십억원의 교육예산이 투입된다고 해도, 학생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영동중학교처럼 ‘학생들의 자율성’에 있고, 학생의 자율성은 학교의 교사들과 학생의 유기적인 교육공동체의 상호관계에 해결책이 존재한다.
빙산의 일각만 목격했다. 1년동안 영동중 전교생 864명이 연출한 작품들을 모두 이해하고, 섭렵하고, 그 열정을 공감한다는 것은 864년이 필요하니, 짧은 2시간으로 전체의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은 부족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품들이 마치 ‘학생처럼’ 꿈틀꿈틀 살아존재하고 있고, 학생들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을 발하고 있으며, 특히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예비 고1’의 대단한 자부심으로 ‘인문학 강사’로서 강연회까지 진행한다. 얼마나, 자율적이고, 학생들의 창조력이 뛰어난가?
영동중학교(永東中學校)에서 ‘東’이 마치 ‘同’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함께 동(同)의 동아리는 가족공동체를 의미한다. 동(同)은 울타리(冂)와 일(一)과 구(口)의 합성으로 울타리속에 함께 살아가는 식구를 의미한다. 식구들은 늘 함께 뭉치는 것이다. 영동중학교는 전교생이 ‘동아리’로서 하나로 똘똘 뭉쳤고, 각각 동아리마다 결과물이 분명하고, 자부심도 매우 강하다.
중국의 상해에서 국어교사를 했던 이현숙 국어교사는 현재 영동중학교 동아리 부장교사를 맡고 있다. 중국의 상해는 대부분 국제고등학교로서, ‘학생 자율 동아리’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교실의 주인공은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이다. 조희연 교육감의 ‘질문하는 교실’도 외국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진 교육정책이다. 이현숙 동아리 부장이 ‘학생부 종합전형’을 대비한 ‘동아리 활성화 정책’을 학교에 적극적으로 건의했고, 학교에서도 모든 교사들과 함께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헌신’에 공감하면서, 전교생들이 함께 하는 다양한 동아리들을 과목별로 만들어서, 60개 동아리로 키워낸 것이다.
서수정 수학교사는 ‘스트링 기법’으로 도형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냈다. 6각형, 7각형 등등 어려운 도형을 ‘예술적 감각’으로 변환해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예술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눈(目)을 뜨게 한 것이다. 과목별 담당 교사들이 이처럼 동아리를 ‘애정과 관심’으로 키웠기 때문에, 영동중학교는 모든 학생들이 ‘동아리’의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 학생+교사+학부모의 삼위일체 삼박자
영동중학교에서 교사들은 학생을 이끄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하는 존재이다. 동아리 작품전을 개최하는데 교감과 교사들이 직접 작품을 출전했다. 학생들과 똑같이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서 진열한 것이다. 피포 페인팅으로 ‘명화 함께 그리기’ 동아리 작품전이다. 교사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함께 참여해서 학생들에게 학부모의 존재를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이 진로의 구체적인 방향임을 실감할 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이 그 자체로 좋아하게 된 것이다.
◆영동학파 동아리 활동의 특별함
영동학파 동아리는 자율동아리로서 ‘공부하는 동아리’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멘토-멘티’ 프로그램중 하나이다. 학생들끼리 멘토와 멘티를 엮어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공부가 부족한 학생을 이끌어주는 것이다. 영동중학교 영동학파 자율동아리는 ‘인기있는 동아리’로서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우선, 멘토단 학생들을 선별하여 모집한다. 학급에서 과목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로 구성된 학생들은 ‘영동학파’에서 각 과목별 팀장을 맡고, 식당과 복도 게시판을 활용해서 ‘멘티 모집 광고’를 직접 부착한다.
1 :1 과외와 비슷한 모양인데, 학교내에서 학생들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동아리는 보통 회원모집을 통해서 회원끼리 활동을 진행한다면, 영동학파는 멘토로 합격한 회원들이 ‘멘티 모집’을 통해서 회원들을 더 늘리면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된다. 게다가 멘토-멘티로 묶여진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활동보고서를 기록하고, 학업성적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한다. 확인결과, 멘티는 ‘해당 과목의 방법’을 찾게 되고, 멘토는 멘티에게 강의를 하면서 성적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교육방송은 사전 예고없이 이날 영동학파 학생들을 만났고, 과목별 팀장들을 직접 인터뷰를 했다. 학생들은 원고도 없이 2~3분정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모두 표현했으며, 어떤 멘토는 멘티와 함께 참여해서 1년동안 활동을 의미있게 설명했다. 뚜렷한 표현력은 경험을 증명한다.
인터뷰한 학생은 ▲이정은 영동학파 단장 ▲이채연 영동학파 부단장 ▲남현우 국어팀장 ▲박소연 수학팀장 ▲임정아 역사팀장 ▲김윤지 과학팀장 ▲김은아 영어멘토, 이시은 영어멘티 ▲임태형 역사멘토 ▲최승덕 영어멘토 ▲김준영 과학멘토 ▲김나영 영어멘토, 김태린 영어멘티 ▲허진솔 과학멘토 이다.
‘학교 우수 동아리 선정 위원회’는 영동중학교의 영동학파 자율학습 동아리의 활동상황에 대해서 매우 높은 평가를 내렸다. 또한 영동중학교가 ‘영동학파’ 뿐만 아니라 60개나 되는 과목별 다양한 동아리를 육성해서 전교생이 동아리활동을 통해서 진로희망을 탐색하고, 꿈과 재능을 찾도록 교육의 방향을 설정한 것이 ‘고무적인 교육정책’이란 평가도 나왔다.
이후, 영동학파의 우수동아리 선정이 확정되면, ‘찾아가는 시상식’을 통해서 직접 방문해서 ‘표창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 취재후기 /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눈빛이 살아있었다. 학교 우수 동아리 선정 전국대회 대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60개 동아리 축제를 개최한다는 영동중학교 보도자료를 접했다. 일정에 없던 소식이어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정지윤 명지대 교수를 설득, 현장을 직접 탐방했다.
1층부터 심상잖다. 학생들의 작품이 매우 독특하다. 글로벌 인재의 협동정신이 녹아있는 작품들이 상당수다. 학생들의 작품들이 작품 자체로 훌륭하지만, 연출된 동선이 매우 세밀하고 세련되다. 모든 학교가 동아리 활동을 하지만 모든 학교의 학생들이 자율적이진 않다. 학생부 7번의 창체의 2번째가 동아리 활동이다. 함께 모여서 자율적으로 공동체 모임을 하는 동아리 활동이 살아 움직이려면 교사는 밀알이 되어 헌신하고 학생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모임을 실시해야한다.
교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열정과 진정성이 폭발하는 에너지의 교사가 많을 때 동아리는 저절로 활성화된다. 모두가 함께 해야만 동아리가 전체적으로 활성화된다. 영동중학교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동아리 활동으로 모두의 동아리 축제가 되게 했다. 전교생이 참여하려면, 전과목의 담당 교사들이 함께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누군가 학생들과 교사들의 윤활류 역할을 해야만 한다. 이현숙 동아리 부장의 적극적인 활동성이 영동중학교에 ‘동아리의 활화산’ 되게한 것 같다.
1개의 가장 좋은 동아리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이현숙 동아리 부장이 ‘대략난감’의 답변을 했던 그 이유를 현장 확인결과 수긍이 됐다. 1층에서 시작한 동아리 작품들은 예술작품 전시회를 보는 듯 하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교사들도 ‘바쁜 업무’를 방패삼아 동아리 활동을 구석으로 밀 수도 있는데, 영동중학교는 업무를 늘리면서까지 학생들을 위한 교육실현을 앞장 선 것이다. 동아리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교사들의 업무량이 엄청나게 많아진다는 것과 같다. 겨울방학이 지나고 봄학기가 되면, 학생부에 기록할 내용도 더 많아진다.
이런 저런 이유로 보통 학교들은 ‘동아리 활성화’에 부정적일 때가 많다. 영동중학교는 달랐다. 모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동아리를 구성해서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재능발굴을 하도록 유도하니, 교사들도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해서 좋고, 학생들도 다양한 동아리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오늘 하루, 사실은 취재할 곳이 너무 많아서 어깨가 무거웠는데 영동중학교 학교 현장을 보면서 ‘한국의 미래’가 아직 희망이 있음을 느꼈다. 한국 학교의 교실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고, 어딘가에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교육공동체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교육의 빛’을 실현하고 있음을 믿어본다.
### 영동중학교 동아리 축제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