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초, 혁신 혁신 혁신(革新)
조희연 교육감, 문석진 구청장이 가재울초에 방문한 까닭
한자명으로 가재리(加佐里)로 불렸던 가재울은 ‘가재’가 살고있는 청정지역의 산골짝을 말하고, 가장 자리로서 ‘가재울’로 불렸다. 이곳에 가재울 뉴타운이 조성되고, 2016년 서울형혁신학교 공모사업이 진행되면서 대혁신의 사건이 일어났다. 가재울초가 제4차 서울형혁신학교에 선정된 것이다. 이는 명문학교로 진입하는 관문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서울의 서울형혁신학교는 총 119곳으로 초등학교는 76곳밖에 안된다. 서대문구에는 초등학교로서 홍연초와 가재울초 2곳밖에 없다. (신연중도 혁신학교임)
가재울초가 ‘혁신학교’로 선정된 것은 ‘교육의 혁신’ ‘학교의 혁신’ ‘생각의 혁신’을 공모사업에 제안했기 때문이다. 28일 최대규모 서울형혁신학교 개교식이 열렸고, 가재울초등학교는 1100명 학생규모이면서 1학년 학급만 14학급이나 된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문명근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서대문구 문석진 구청장, 김영호 국회의원이 가재울초를 직접 방문, 교육적 격려 메시지를 전달했다. 가재울초등학교 교사들로서는 영광과 무게감을 함께 느끼는 자리였다.
1100명의 학생들은 곧 1만명에 육박하는 가족과 주민들로 연결된다. 지역 공동체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무게중심은 실로 엄청나다. 게다가 조희연 교육감으로서 가재울초와 같은 서울형혁신학교가 성공해야만,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로 이어지는 공교육의 내실화가 튼튼해진다. 교육부의 기본뼈대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고정되었고, 이와 관련해 서울형혁신학교는 ‘학생중심 교과개혁’을 추구한다.
오종열 가재울초 교장은 “2016년 3월 2일에 서울형혁신학교로서 문을 연 우리 학교는 교육적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할 것이다. 학생들이 배움을 즐기고, 나눔을 실천하며, 존중과 배려로 함께 살아갈 것이며, 문화예술과 생태환경 감수성을 키워나가며,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가재울초는 △학교운영 혁신을 위한 ‘학급, 학년운영 재량권’ 도입 △교육과정 혁신을 위한 ‘활동중심 블록수업’과 ‘4학기제’ 운영 △지역과의 협력을 위한 ‘방과후마을학교’ 운영 △학생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한 ‘학생자율동아리’ 운영 △학부모회의 내실화를 위한 ‘학부모 동아리’ 등 다양한 혁신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스몰스쿨=교실의 자율성
요즘 유행하는 교육법은 ‘하부르타’이다. 유태인들의 자녀교육법은 우리나라의 밥상머리 교육과 거의 비슷하다. 학부모가 자녀와 대화로서 교육하는 것이다. 1:1 맞춤형 교육으로서, 공교육에도 적용되기 위해서는 ‘작은 교실’이 급선무이다. 가재울초의 교육방향은 스몰스쿨이다. 과거에는 학교가 중앙통제식 교육수업으로 진행되었다면, 요즘은 학년별, 학급별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며, 학교 교사의 책임에 따라 수업방식이 차별화된다. 가재울초는 이러한 재량권을 학년별로 세분화하고, 최대한 자율성에 따라서 학생들을 위한 학교운영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종소리가 없는 학교수업=활동중심 수업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1달동안 여행한다면 그 시간은 하루처럼 짧지만, 군인에게 1달은 1년처럼 길다. 태양의 후예처럼 재밌는 드라마는 1시간이 1분처럼 빠른데, 지루한 9시 뉴스는 1분이 1시간처럼 길다. 사람마다 시간을 느끼는 길이가 상대적으로 달라지는데, 이것은 상대성 원리이다. 음식은 동일하지만,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간도 동일하다. 이처럼 교실수업은 활동 프로그램마다 다르게 시간이 배정되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수업은 무조건 1시간 단위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재밌든, 재밌지 않든 무조건 50분 수업 10분 휴식으로 수업이 진행된 것이다. (초등학생은 40분 수업 10분 휴식)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활동중심 수업은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학생들의 집중도와 몰입도가 높아서 종소리 없이 80분을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활동수업은 시간이 짧은 것이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가재울초는 이러한 수업방식을 ‘활동중심 블록수업’으로 정하고, 강의수업이 아닌 학생활동 수업에 한해서 ‘80분’까지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학기제 수업방식
언제부터 우리는 1년을 1학기, 2학기로 나누었을까? 언제부터 우리는 7일 단위로 살았을까? 태음력을 사용한 조선시대의 경우, 일요일이 없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당혹하게 할 수도 있다. 과연 그때는 어떻게 쉬었을까? 이처럼 학생들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으로 나뉘어서 ‘방학기간’을 보내는데, 가재울초는 ‘계절별 수업’을 도입해서, 새로운 혁신을 추구한다. 계절별 교육을 하게 되면, 중간에 4차례 방학을 맞이하면서 학생들은 ‘자율성과 독립심’을 스스로 익힐 수 있고, ‘중간쉼’(방학)을 통해 학교교육의 집중도를 더 높힐 수 있다.
◆방과후 학교 및 방과후 마을학교
가재울초등학교는 ‘방과후 학교’를 마을까지 확장해서 ‘방과후 마을학교’를 운영한다. 마을에 있는 주민들과 연계해서, 주민센터와 복지관 등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방식이다. 이는 학교와 마을이 함께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마을교육공동체’의 실행모델로서 추구하는 것이다. 기존 학교에서는 ‘정규수업’ 이후 학교에 남아서 ‘방과후 수업’을 진행한다. 이와 별도로 가재울초는 마을에서 방과후 마을학교를 실시할 수 있도록 교육사업을 추진한다.
◆학생이 알아서 하는, 자율 자율 자율(自律)
학생자율동아리 구성도 학생중심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기존에는 교사가 모두 알아서 하고, 우수교사가 책임지는 속에서 학생들은 숫자 채우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교육방식은 ‘당장에는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아도, 결국 학생에게는 ‘자율성 결핍’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상급학교 진학시 경쟁력에서 밀릴 위험이 높다. 늦어도 학생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젓가락 사용법을 늦어도 교육하는 어머니처럼, 학생이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한다. 가재울초는 “학생들이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고, 모집안내도 하고, 포스터도 만들어 붙이고, 커리큘럼도 짜서 활동하고, 학교는 지도교사와 예산 등을 지원한다”고 동아리 운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