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UNWTO 스텝재단 특별취재, 위네바 청소년 합창단 내한공연]=8월 8일 날(日)은 아프리카처럼 더웠다. 적도의 폭염같은 날선 이화여대를 방문한 것은 ‘이대 사건’ 보다 ‘위네바 합창단 공연’ 때문이다. 가나를 대표하는 위네바 청소년 합창단 공연은 명동성당을 비롯해 내한공연을 펼쳤고, 이화여대 에머슨 채플 중강당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언론을 통해, 총장과 학생의 대전쟁으로 비쳐졌으나, 이화여대 현장은 ‘살아있는 열정의 대자보’ 자체였다. 폭풍의 언덕에서 ‘삶과 죽음’은 나뉘는 듯 하다.
살아있는 것들은 움직이는 법, 이화여대 학생들은 재학생과 졸업생이 똘똘 뭉쳐 살아있음을 공표했고, 그로 인해 최경희 총장도 살아남기 위한 결단의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그 현장을 지나, 오후 5시 이화여대 중강당에 200~300여명의 인사(人士)들이 몰렸다. 도영심 UNWTO 스텝재단 이사장, 권정달 자유연맹 총재를 비롯해 외국 대사관에서 직접 참여했다. 이번 위네바 합창단 공연은 스텝재단에서 주관하고, UN세계관광기구, 가나문화관광부, 세계합창총연합회, 한국합창총연합회, 마더스 하트(Mather’s heart), GAVI ALLIANCE에서 주최했다. (솔로리스트 앙상블 : 한은희, 이어효, 정수경, 박수진)
이번 내한공연은 빈곤퇴치를 위해 설립된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산하 스텝(ST-EP) 재단에서 진행해온 ‘고맙습니다 작은도서관'(Thank You Small Library) 조성 사업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위네바 청소년 합창단은 10∼24세 청소년·청년으로 구성된 전통 있는 합창단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가나 국빈방문 때 축하공연을 해왔으며 세계적 싱어송라이터 스티비 원더와 합동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주한 미국대사관 총영사인 로베르토 파워스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다.
노래는 전쟁을 멈추고, 국경도 잊게 한다. 마치, 아프리카에 있는 듯, 혹은 노래의 바다에 흠뻑 젖은 듯, 문화의 음율이 울려퍼지기 시작한 그 시점, Jonhn Francis(존 프란시스) 지휘자가 손가락을 허공에 펼친 그 순간, 우리들은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나에서 온 위네바 청소년 합창단의 선물은 바로 애국가였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 울려퍼지자, 권영달 총재와 도영심 이사장을 중심을 객석은 ‘나라 사랑의 마음’을 가슴에 얹었다. 네어버의 이슈 기사로 망각한 ‘애국심’이 이화여대 중강당에서 새삼 되찾아졌다.
나는 합창의 세계적 수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단지, 뜨거운 열정과 지휘자에게서 풍기는 그 대단한 힘이 강열했다. 세계적 권위를 갖는 명성에 대해서는 언론보도에서 알고 있지만, 그 작은 체구의 지휘자는 21명의 청소년 합창단을 통해 객석을 맘껏 지휘했다. 객석의 마음까지 헤아리면서 ‘들었다 놨다’하는 자연스러운 연출은 모두가 공감하는 지휘자의 실력이었다. 그들이 아리랑을 부르면서 들썩들썩 거리는데, 객석은 흥분 그 자체이며, 몇몇 어르신들은 어깨춤을 추면서 공연마당에서 함께 어우러진다. 마음이 즐겁지 않다면 결코 할 수 없는 무대다.
15곡으로 꾸며진 이번 공연은 매 곡마다 합창단의 싱어들이 앞에 나와서 자신들의 개성미를 맘껏 펼치면서 전체의 합창을 노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딱딱한 틀은 없었다. 지휘자가 추구하는 방식이 ‘자유와 화목’으로 느껴졌다. 지휘자는 지휘를 하다가, 갑자기 합창단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합창을 부르기도 했다. 도저히 기존에 봤던 방식이 아니다. 과연 영화감독이 배우로 출연할 수 있는가? ‘뛰기’(run)를 표현하는 노래를 부를 때는 신발까지 벗으면서 무대를 뒤흔들었다.
과연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의미에 닿는 듯 하다. 적도의 그 폭염도 즐기겠다는 각오로 객석은 뛰면서 박수를 치면서 그렇게 무대가 끝났다. UNWTO 스텝재단이 10년동안 추구해온 그 가치가 어쩌면 ‘위네바 청소년 합창단’의 공연과도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열정의 삶, 서로가 서로의 노래를 불러주는 ‘알아줌의 가치’에 대해 말하는 듯 하다. 공연후 몇몇 사람을 만나봤다.
김철관 문화평론가(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은 “위네바 합창단에서 우리나라 언어로 고향의 봄, 아리랑, 애국가, 인연의 노래를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를 때, 정말로 감동을 받았다. 세계적인 것은 곧 하모니이고, 노래에는 국경도 없고, 오직 감동만 존재한다. 특히 미국 대사관 로베르토 파워스가 함께 합창을 한 것은, 문화로 어우러진 세계인의 모습을 보게 했다”고 말했다.
신경숙 중국어학원 원장(인민일보 한국대표)는 “위네바 합창단 공연을 보면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고,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주한 독일연방공화국 대사관 베어트 뵈르너(공관차석)은 “IMPRESED, HARMONY”로 감동을 전했다. 베어트 뵈르너는 “한국 노래를 부르면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어우러지는 모습이 정말로 보기에 좋았고, 함께 온 한국인들이 합창단과 함께 춤을 추면서 즐기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열정적인 합창단의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존 눈야 아뱀애누 연세대 학생(가나 국적)은 우연한 기회에 위네바 합창단의 공연소식을 전해듣고 직접 관람을 하게 됐다고 한다. 존 누냐 아뱀애누는 “위네바 청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정말로 기쁘고 행복했다. 이제 박사학위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갈 것인데, 마지막으로 의미있는 공연을 보게 됐다”고 감동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