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취재수첩]=구의역 사건이 기억에 묻혀간다. 사회적 망각현상에도 지하철 사고는 끊임없다. 서울시의회 우형찬 교통위원회 의원은 구역역 사건 재발방지를 위해서, 김태호 서울메트로 신임사장 내정자의 해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하철 참사는 곧 ‘인재’(人災)에 의한 불감증 참사라는 주장이다. 김태호 신임사장은 서울메트로 사장으로 내정될 것이 아니라, 응당 구의역 참사 등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한다는 것. 마치 더불어민주당이 우병우 민정수석을 상대로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인사정책이라고 비판하듯, 우형찬 시의원 역시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박원순 시장의 인사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모양새다.
정치적 이권관계를 떠나서, 과연 지하철 참사를 막아낼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가? 지하철의 문제는 지하철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결국, 사람의 문제이다. 불감증과 무책임성으로 전락한 공무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인물이 있다면, 그가 바로 최적의 인물일 것이다. 이것은 박원순 시장과의 인맥과 전혀 상관없고, 오직 경험과 실력에 의한 평가가 중요할 것이다. 우형찬 시의원은 몇가지 사례를 들어서 김태호 내정자의 해임을 적극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정치 및 공무원 조직에서는 무책임의 관행이 만연화되어 있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굴러넘기고, 어물쩡 시간의 울타리를 타고 망각의 강물을 건너는 사례가 빈번하다. 기다리면 터널이 끊난다는 그런 발상일까? 끈질기게 우형찬 시의원 같은 정치인이 구의역 사건을 물고 늘어져서, 그래도 서울시 공무원 조직이 긴장하는 것 같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내정자 역시 자신이 지금의 현안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있는지, 그저 감투가 탐나는 욕심의 현혹된 것인지, 구분해서 스스로 결단해야할 것이다.
안전불감증에 이은 은폐시도! 김태호는 해임되어야 한다!
– 우형찬 의원, 안전을 방치한 자는 그 누구를 막론하고 책임을 져야 하며, 그것이 안전을 바로 세우는 첫 번째 대책!
지난 5월 28일 서울메트로 운영 구간인 2호선 구의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수없이 머리 숙여 서울시민께 드리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세웠고, 서울메트로 주요 경영진의 사직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보직간부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서울시와 서울지하철 양공사의 보여주기식 행정과 말뿐인 대책이었을 뿐 서울도시철도공사 운영 구간에서도 대형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특별시의회 우형찬 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3)에 따르면 6월 17일 7호선 천왕역에서는 작업인부가 추락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7월 24일 6호선 월곡역에서는 물청소 인부가 열차에 치이는 참사가 발생할 뻔 했으나 이를 은폐하였으며, 7월 30일 9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는 기관사의 전동차문 조작 잘못으로 4명의 승객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울러 8월 10일 지하철 5호선 터널에서는 물이 고여 자칫 대형 감전 사고나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운영 구간에서 발생한 지난 일련의 사고들은 은폐․축소되었고, 올림픽 열기까지 더해져 해당 사고에 대해 책임지고 사표를 내야 할 김태호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서울메트로 사장으로 내정되었다.
우형찬 의원은 “특히 6호선 월곡역 사고는 구의역 사고의 반복일 뿐 아니라 안전 불감증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고의 再版일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당시 운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열차가 남아 있었지만 청소를 하겠다는 말에 청소원에게 스크린 도어 열쇠를 주었고 청소원들은 선로에 진입했지만 사고가 나기 직전 기관사의 조치로 열차가 멈춰서 겨우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열차가 역사 내에 진입하고 40여 미터를 더 들어왔고, 천운으로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만 서울시의 안전대책은 공염불임이 증명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우형찬 의원은 “중요한 것은 그동안 PSD가 열려있으면 열차가 진입하지 않는다던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말은 거짓임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것이며, 이처럼 심각한 사고에 대해 김태호 사장은 침묵으로 일관했을 뿐만 아니라 은폐하여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이를 알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한편 지난 7월 28일 구의역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설명회를 갖기 불과 나흘 전 6호선 월곡역에서 끔찍한 대형 참사가 발생할 뻔 했지만 그런 사실도 모른 체 더 이상의 불행은 없어야 한다는 발표가 있는 등 코미디가 연출됐다.
우형찬 의원은 “구의역 사고 이후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민이 함께 희망했던 <안전>은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고들 앞에서 무력화된 하나의 단어이고, 형용화 된 수식어일 뿐이었다.”고 말하면서 “김태호 사장은 그간 서울시와 서울시민을 철저히 속여 온 것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