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취재수첩]=수학(數學)은 고대 설형문자를 해독하듯 어렵다. 한문으로 정의된 수학전문용어들은 국내 학생들에게도 암호처럼 복잡한데,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미적분의 시그마 공식’처럼 난해할 것이 틀림없다. 어려운 수학을 쉽게 배울 순 없을까? 이러한 고민이 낳은 책이 있다. 이현숙 영동중학교 교사가 함께하는 이도의 꿈 동아리가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수학익힘책 프로젝트’를 실현, 최근 완결했다. 책제목은 수학용어번역집이다. 머리글을 간략히 읽어보면, 마음이 잔잔해진다.
이 수학용어 번역집은 이도의 꿈님들이 재능을 기부하여 내는 첫 번째 열매입니다. 중1 수학(좋은책 신사고)의 용어 찾아보기에 실린 97개의 개념을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하고, 중국 상해 학글학당의 후원으로 감수하였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다문화 학생들이 좀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함께 소통하며 어우러지는 세계속의 한국, 한국속 세계로 더불어 아름다워지는 다문화 대한민국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 수학용어 번역집 머리글에서
서울교육방송 우수도서선정위원회 심사위원을 맡고있어서, 해당 도서의 앞부분을 꼼꼼히 살펴봤다. 세종대왕의 본명인 ‘이도’를 본떠서, ‘이도의 꿈’은 한국의 세계화를 꿈꾸는 야심찬 동아리로 여겨진다. 한글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글을 접하는 다문화 학생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유익은 ‘번역’임에 틀림없다. 주입식 교육이 교실에서 사라진지 오래인데도, 우리는 여전히 다문화 학생들에게 한국문화와 언어를 주입식으로 강제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 수학용어 번역집은 다문화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수학을 포함해서, 과학도, 한국사도, 미술과 음악도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이중고’(二重苦)의 부담감이 존재할 것이다. 학문으로서 담벼락, 언어로서 답답함이 중첩되면, 결국 학생으로서 학문이 어려워져서 학업에 재미가 없어지면서, 다문화 학생들이 탈선(脫線)이 사회적 문제가 된다. 수학용어 번역집처럼 각 학문의 번역집이 출간되어서, 다문화 학생들이 학문의 기본틀을 이해할 수도 있도록 ‘징검다리’가 필요해 보인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목적은 광화문에 적혀 있듯이 그당시 백성들이 한문을 너무 어려워하고, 읽는 방식이 너무 달라서 통일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문의 발음기호로 사용된 소리글자로서 ‘한글’이 지금 우리에겐 과학적인 체계와 컴퓨터 자판에 가장 적합해서 세계적 언어로 분류된다. 이젠, 다문화 학생들에게도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언어’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이 전달되어도 이해되지 않고 통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게다가, 중1 수학용어 번역집은 중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번역이 되어서, 기초한자 학습도 가능하면서, 지금 현재 사용하는 중국어의 기본형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한국 학생들은 중국어도 공부하면서 수학을 다시 익히는 기회가 되고, 영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어서, 수학의 기본개념을 다지는데 이만한 책이 없다.
이에 서울교육방송은 ‘중1 수학용어 번역집’을 다문화 학생 교육 및 한국학생의 중국어, 영어 공부에 탁월한 교육우수도서로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