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비평]=박보검과 김유정이 펼치는 궁중 로맨스, 왕세자와 내시의 사랑이야기같지만, 내시가 실은 남장한 여자이다. 남장 여자 김유정의 비밀을 알고 있는 진영(김윤성)은 박보검의 경쟁 상대역이다. 5회에서도 구름에 달가듯이 남녀의 사랑관계, 우정의 독특한 관계를 서로 밀고 당기면서 사귀어가는 과정을 독특하게 묘사했다.
엄청나게 큰 사건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사소한 진행속에서 감동의 출렁임이 진동한다. 고뿔에 걸린, 김유정(홍라온)은 왕세자가 바깥출입을 금지한다. 겉으로는 고뿔을 옮기게 하지 말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홍내관이 걱정되서 하는 말이다. 말로는 그렇게 하면서 속으로는 약을 챙겨주는 마음씨 약한 왕세자이다. 그런데, 홍라온이 공주의 부탁을 받고서 연못에서 배를 타고서 담소를 나눈다. 과거 연서에 대한 내용인데….. “고뿔에 걸린 모습”이라고 공주에게 말하자, 공주는 그 고뿔이 공주가 아니라 공주의 시녀인 것을 알고서 분노한다. 이때 홍내관이 연못에 빠지고, 왕세자가 그것을 목격하고 다이빙하듯 연못에 뛰어들고, 왕세자가 뛰어들자 내시들도 모두 뛰어들면서 한바탕 폭소같은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 사소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출렁거리는 이야기 거리는 독특한 궁중 이야기다.
역사 드라마라고 하면 얼마나 딱딱하던지, 그러나 구르미 그린 달빛은 전혀 다르다. 역사 드라마의 형식이지만, 내용은 로멘스의 멜로와 교훈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지혜로운 판단에 대한 내용도 단편적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는 우정을 뜻하는 一과 왕과 신하의 관계를 뜻하는 1을 쓰면서 김윤성에게 무엇을 고를 것이냐고 묻자, 김윤성은 十을 거뜬히 써내면서, 우정을 지키면서 성군이 될 수 있도록 옆에서 보필하겠다고 대답한다. 이 얼마나 절묘하면서도 깊은 것을 함축한 표현인가?
그러나, 남장한 여자의 정체를 전혀 모른다는 것은 드라마 설정에서 과장이 심한 것 같다. 어찌 그럴 수가 있겠는가? 남자와 남자끼리는 서슴없이 확인할 수 있으니, 남자가 남자를 확인하듯 확인해보면 간단한 일이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설정하고서 확인을 하지 않으니 남장한 여자의 관계가 가능할 것 같지, 그냥 보기에도 의심이 가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드라마 설정에서 이 부분의 과장이 너무 심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것 빼고는 이야기의 전체 전개가 물흐르듯 정말로 자연스럽다. 고뿔에 걸려서 잠꼬대하듯 어머니를 그리는 대목, 그리고 휴가를 가고싶어하는 홍내관을 위해서 동궁전 전체 내시들에게 휴가를 내보내는 왕세자, 김윤성은 홍라온에게 “비밀을 들켰다고 생각지 말고, 비밀을 나눠가졌다고, 그래서 든든하다고 믿어줄 수 없겠냐고”하는 대목, 모두가 절묘한 어울림이다. 여기에 뚱녀 명은공주의 짝사랑 소동은 드라마를 더욱 유쾌하게 만드는 소재이다.
총 18부작, 이제 5부작이 진행됐고, 곽동연이 연기하는 김병연 역할은 왕세자의 친구면서, 비밀조직의 결사대 역할을 맡고 있어서 엄청난 음모사건이 발생할 것 같다.
김유정(홍라온)이 명은공주에게 고뿔과 연정의 공통점을 말한다. “고뿔과 연정의 공통점은 참을 수 없어서 드러난다는 것, 그리고 몹시 아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