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취재수첩]=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형사고발을 당했다. 이미 한국사회는 아모레퍼시픽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은 산모와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았고, 임산부에 국한된 사건인줄 알았던 가습기 살균제가 이젠 ‘치약’으로 확대됐다. 대한민국 25%가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인 CMIT/MIT을 날마다 입속에 머금고 살았던 것이다. CMIT/MIT 성분은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유해성분으로서, 치약제에 허용되지 않는 원료이다.
CMIT/MIT는 흡입 시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정부 지정 유독물질이다. 소비자들은 형사소송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넥스트로 남봉근 변호사는 “아모레퍼시픽은 치약에 해당 성분이 들어있음을 알면서도 계속해 판매해왔다. 현재 메디안 치약의 시장점유율이 20%, 송염 치약이 5%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 4분의 1이 잠재적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이정미 의원(정의당)은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치약 등을 국감에서 다뤘다. 이정미 의원은 “CMIT/MIT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치약용으로 사용금지한 물질이고, 2012년 환경부가 유독물로 지정한 물질이다. 이 물질로 인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95명(단독사용자 5명, 복수사용자 90명)에 달한다. 이번 조사는 식약처의 ‘의약외품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공식적으로 “당사는 최근 원료사로부터 납품 받은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내에 CMIT/MIT 성분이 극미량 포함되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고객님께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라고 사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CMIT/MIT 성분이 치약에 0.0022∼0.0044ppm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양치한 후 입안을 물로 씻어내는 제품의 특성상 인체에 유해성은 없다”고 단정했지만, 하루에 3번씩 3분동안 강한 근력으로 치솟질을 수년동안 진행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약이 입속에서 날마다 3번씩 사용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보도자료를 낸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CMIT/MIT이 치약사용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공지하면서, “미국은 CMIT/MIT를 치약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EU에서도 최대 15ppm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공지는 오히려 아모레퍼시픽의 약사법 위반 사실을 희석시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국민건강을 책임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태도는 아닌 듯 하다. 가습기 살균제만 하더라도 외국기업이 우리나라 국민건강을 침탈했지 않던가? 기업을 관리해야할 행정기관의 보다 책임성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