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제일제당 가격 갑질 과징금 10억원 / 서울교육방송 취재수첩

[서울교육방송 취재수첩]=소비자들에게 비싼 가격에 팔도록 대리점들을 통제하다가 적발된 CJ 제일제당이 10억원의 과징금을 얻어 맞았다. CJ그룹이 요즘 풍전등화에 놓였는데, 설상가상(雪上加霜)과 같은 사건이다. 대리점들에게 비싼 가격에 팔도록 통제하고, 물량 확보를 통한 가격경쟁이 붙을 경우, 해당 물량공급 대리점을 색출해서 대리점에 불이익까지 가하면서, 소비자들은 너무 비싼 CJ 제일제당의 물품을 구입해야만 했다. 대리점간 가격담합의 효과가 발생해,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 이하 공정위)는 CJ제일제당(주)(이하 ‘CJ제일제당’)이 대리점에게 지정된 영업구역 바깥에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재판매가격을 지키도록 강제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10억원) 부과를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대리점에게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식품대리점이 정해진 영업구역을 벗어나 제품을 판매하거나 저가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대리점을 적발하여 제재했다. CJ제일제당은 대리점 등 유통업체가 지켜야 할 영업기준과 위반 시 제재사항을 담은 ‘정도영업기준’을 제정․운영했다. 정도영업기준은 지역 이탈 판매, 저가 판매 등을 식품대리점의 금지행위(정도영업 위반행위)로 규정한다.
CJ제일제당은 식품대리점의 정도영업 위반행위를 감시․추적하기 위해 식품대리점으로 출고된 주요 제품에 대하여 비표를 운영했다.
CJ제일제당은 지역을 이탈한 물량이 발견된 경우 비표를 조회하여 유출대리점을 색출하고 적발된 대리점에 대해서 피해대리점에 대한 보상 강제, 매출실적 강제 이관, 출고가격 인상 등의 불이익을 가했다.
사례1> 2011. 8. 충북지역 A대리점은 관할 거래처인 ◯◯마트에 자신이 공급하지 않은 알찬고추장 14kg 및 6.5k 208상자가 유입된 것을 발견하고 해당 제품의 비표(제조일시)를 사진 촬영하여 CJ제일제당 영업사원에게 제보하였다.
CJ제일제당 정도영업전담팀(영업진단팀)에서는 비표를 조회하여 해당 물량이 대전ㆍ충남 지역 B대리점에서 유출된 물량임을 확인하고 B대리점에게 A대리점에 피해액의 2배에 해당하는 부침가루 50박스를 보상하도록 하였다.
사례 2> 2013. 9. 서울 노원ㆍ강북ㆍ성북구 지역 C대리점 물량이 도매상을 통해 인천지역 D대리점 관할 거래처에 유입된 데 대하여 CJ제일제당은 C대리점의 해당 월 제품 공급가격을 0.7% 인상처리하였다.
2014. 4. C대리점 물량이 D대리점 관할 거래처로 유입되는 일이 반복되자 CJ제일제당은 C대리점의 매출 실적 2,200만원을 D대리점으로 이관하도록 조치하였다.
식품대리점의 거래지역 이탈이나 저가 판매에 대해 직접적인 불이익을 가하지 않더라도 향후 불이익을 줄 것임을 시사하는 방법으로 정도영업 준수를 강제다.
ㆍ2014. 3. CJ제일제당은 식품대리점에게 자신의 경쟁사 계열회사인 대상베스트코에 대한 출고가격 하한선을 지정하고 해당 가격 이하로 제품을 공급하는 경우 불이익을 줄 것을 시사하였음.

태양초 5만원, 알찬 29천원, 된장 22천원, 쌈장 26천원
베스트코에 외부에서 물량이 들어오든 어찌됐든 향후 상기 가격 이하로 베스트코에 장류대물을 공급하는 대리점은 반드시 불이익을 드립니다.
어떤 베스트코 지점이든 동일하게 움직입니다. 베스트코 전산 공유되는 것 아시지요? CJ원에 가격 올려서 찍어도 어차피 다 파악됩니다. 앞으로 상기 가격 아래로 공급하는 대리점은 전체 메일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향후에는 절대 이런 일이 생겨서도 안되고 불문에 붙이는 일은 없을 겁니다.
또한, CJ제일제당은 온라인 대리점에게 기준 소비자가격을 지정하고 해당 가격 이하로 제품을 판매한 대리점에 대해서는 출고중단이나 가격인상 등 제재 시사, 각서징구 등의 방법으로 기준가격 준수를 강제했다.
사례 1> 2009. 1. CJ제일제당은 오픈마켓 11번가 판매를 담당하는 F대리점이 한뿌리 제품을 자신이 지정한 판매가 가이드에 비하여 낮은 가격에 판매한 사실을 적발하고 F대리점으로부터 판매가 준수 이행각서를 징구하였다.
이와 같은 조치에 불구하고 F대리점이 11번가에서 설특선 2호 선물세트를 저가에 판매한 사실이 적발되자 CJ제일제당은 F대리점에 해당 제품에 대한 출고중단 조치를 통보하였다.

가격 미준수 적발시 거래 종료하겠다는 각서까지 작성하였는데도 또 가격이슈로 클레임 발생하여 ◯◯◯가 또 적발되었습니다.
아래 보시다시피 12월 15일 메일을 통해 특선 2호 판매가 가이드라인 32,760원으로 공유해드렸으나 11번가에서 29,2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6시 이전 가격 정상화조치 취해주시고, 특선 2호는 앞으로 ◯◯◯에서 출고 정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메일 열람 후 특선 2호는 품절 진행해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세트 명절 영업 이후 거래여부에 대해 재협의하도록 하겠사오니 세트 명절 영업기간 동안 판매가 및 영업 가이드라인 준수한 영업 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례 2> 2011. 8. CJ제일제당은 G대리점이 오픈마켓에서 한뿌리 제품을 저가에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G대리점에 판매가격 인상을 요구함과 동시에 납품가를 수정(인상)할 것임을 통보하였다.

□□□ 이거 어떻게 된 건가요? 오전에 선물세트 가격 이상한 데 있음 확인해 달라고 메일 드렸는데 □□□가 이렇게 치고 있으면. 바로 수정하시고 잘 아시면서 이렇게 협의없이 판매하시면 납품가 수정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구속조건부 거래행위) 및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해당된다.
구속조건부거래(거래지역 제한) 행위를 통해 식품대리점에게 특정 지역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부여함으로써 지역 대리점 간 가격 경쟁을 차단했고, 식품대리점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중소마트는 대리점 간 가격 비교를 통하여 가장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을 기회를 박탈당했다.
일부 중소마트는 CJ제일제당 대리점의 지역 독점권에 기초한 고마진 영업을 ‘배짱영업’으로 표현하며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한 중소마트의 매입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통해 식품대리점, 온라인대리점의 판매가격을 직접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소비자가 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기회를 봉쇄한 것이다. 유통업체가 서로 가격할인을 하지 않기로 담합한 것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식품업계 1위 사업자의 경쟁제한행위를 시정함으로써 소비자 이익에 반하는 식품업계의 지역할당 관행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식품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한 과실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는 불공정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 행위가 적발되면 엄정하게 제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