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초콜릿 문화교류에 대해 서울교육방송이 현장취재를 진행했었다. 니가타현(新潟県_신석현)의 지역명문 요리전문학교 졸업예정 학생 30여명이 한국쇼콜라티에협회를 방문, 한국초콜릿 예술작품을 직접 시현(示現)하고, 일본과 한국의 서로 다른 음식문화에 대한 정보교류를 진행했었다. 김성미 한국쇼콜라티에협회 회장과 니가타현 소재 쉐프파티쉐 전문학교의 교육부장 마사미치 선생(MASAMICHI NAKANO)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이뤄진 양국의 민간차원 예술문화 교류이다. 올해에도 30여명 남짓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교육방송이 함께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과거엔 변화의 주기가 10년이었다면, 요즘은 1년만에 괄목상대(刮目相對)할 변화들이 돌출된다. 먼저, 한국쇼콜라티에협회가 교육사업에 보다 집중하고자, 성수동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교육사업 및 중국과 남미 등 국제사회로 진출을 위해 시스템이 완비되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하나의 새로운 문이 열리는 법, 한국쇼콜라티에협회는 청년창업을 위한 교육사업의 미래비젼을 경영목표로 삼고, 그 일환으로 일본 니가타현 쉐프파티쉐 전문학교와 교육교류를 진행했다.
아침 8시도 늦은 시간이다. 찬바람에 카메라 가방을 가로 메고, 한국쇼콜라티에협회를 방문하자, 멀고도 가까운 동해(東海)를 건너올 일본의 젊은 쉐프(요리사)들을 맞이하려고 분주하다. 정중앙에 ‘태극기와 일장기’가 함께 악수하듯 현수막이 걸려있고, 각 테이블마다 도착할 일본 학생들의 이름이 진열되어 있다. 음식이 그릇에 담기듯, 오늘의 행사는 준비하는 손길에 담겨진다. 김성미 회장은 독특한 한국전통 문양의 곤색 한복을 입었다. 언뜻 백범 김구를 연상케 한다.
‘설레임’의 동의어는 ‘낯설음’이다. 새로움은 설레임과 낯설음을 동시에 가져오는 ‘초콜릿의 달콤한 쓴맛’과 같다. 협회의 문이 열리면서 우르르르 쏟아져 들어오는 일본 학생들의 표정과 그 표정앞에 반갑게 인사하는 우리들의 모습속에서 느껴지는 ‘만남의 맛’이 그러했다. 변하지 않은 것은 교육교류를 오랫동안 추진해온 김성미 회장과 마사미치 선생의 일본어 인사였다.
행사는 서론없이 바로 시작됐다. 김성미 회장은 “작년에도 여러분의 선배가 협회를 방문해서, 한국의 초콜릿을 직접 시현하고, 초콜릿으로 각자의 이름을 새겨넣으면서, 초콜릿과 접목되는 다양한 음식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에도 멋진 학생들이 이렇게 방문해서, 기쁘다. 3일후에 한국은 빼빼로 데이를 맞이하는데, 발렌타인데이처럼 한국인들은 11.11에 빼빼로를 서로 선물하면서 마음을 전한다. 오늘은 초콜릿으로 빼빼로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일본어로 인사했다.
군인들이 휴가를 나오면 민간인과 섞이지만, 부대에 복귀하면 군복을 입고 정신무장을 한다. 행사가 시작된다는 신호가 있자, 학생들은 모두 하얀 요리사 복장으로 차려입고, 사뭇 진지하다.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은 요리사의 눈빛에서도 동일하게 느껴진다. 배움의 자세는 자신의 것으로 습득하려는 장인정신같다. 한국의 전문대와 비교하면, 오늘 찾아온 학생들은 요리전문대학교 2학년 졸업생들로, 니카타현에서 상당히 유명한 명문대이며, 졸업생 대부분 취업이 정해질 정도로 실력이 월등한 학교다.
옷을 갈아입는 동안, 먼저 차려입은 학생들은 한국의 초콜릿 작품들을 보면서 연신 핸드폰을 눌러댄다. 스마트폰 사용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동일하다. 좋은 것을 보면 담고 싶고, 그 옆에서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하다가 친구들과 함께 인증샷을 남긴다. 나도 한국적 친근한 아저씨처럼 느껴졌는지 가끔 모델로 촬영당하기도 했다.
빼빼로를 만드는 일은 빼빼로 모양의 스틱에 초콜릿을 담는 일이다. 스틱이 곧 ‘거푸집’에 해당된다. 틀속에 내용물을 담는 것은 그릇에 음식을 담는 것과 동일하지만, 이번 일은 바늘귀에 실을 꿰는 것처럼 정신일도(精神一到)가 필요하다. 고깔콘처럼 생긴 봉지의 끝에서 초콜릿이 스틱의 작은 구멍속에 지속적으로 담겨져야한다. 요령은 요리에도 통한다. 몇 번 연습한 학생들은 봉지끝을 스틱속에 넣고서 환한 미소를 짓는다. 낯설음은 초콜릿처럼 녹아 흐르고, 한국의 쇼콜라티에가 각 팀마다 섞여서 ‘문화적 언어’로서 이미 교감된다.
‘일본’은 날카로운 적대관계로 인식되어진 ‘편견의 벽’에 소통의 문이 열리는 것은 본래 한국과 일본은 백제시대때부터 교육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전달했던지, 그것은 서로 배움과 교육으로 소통했다는 증거들이다. 최초로 누가 누구를 교육했든, 오랜 역사속에서 일본과 한국은 서로 교육교류를 해온 동반자임에 틀림없다. 정치인들은 단절의 편견이 필요할 뿐이고, 오늘 한국쇼콜라티에협회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모두 즐겁고 아름다운 초콜릿으로 담겼다.
‘아미’라고 한국어로 이름을 썼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이 아니다. 현수막에 태극기와 일장기가 있으니, 학생들은 초콜릿 상자에 태극기와 일장기를 모두 그린 다음에 ‘LOVE’라고 썼다. 사람의 본성은 국가와 상관없이 모두 사랑스럽고, 사려심이 깊고, 모든 문화에 공감할 뿐이다. 문화적 언어에는 틀림이 없고, 다름만 존재하며, 그 다름은 ‘설레임’의 맛을 선물한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썰물이 쓸려가듯 일본 학생들은 여정의 방향으로 떠났다. 또 내년에 초콜릿 문화교류가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문화적 평화의 맛에 혼돈의 정국에서 잠시 평온했다. 한국쇼콜라티에협회의 내년도 중국, 유럽, 남미 등과 국제교류사업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