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고흥군 동강면 대강리 평촌부락이다. 그곳에서 나의 어머니는 남동생과 함께 키위를 재배한다. 집뒤에서 재배되는 키위들은 주먹보다 더 커서, 동네 주민들에게 꽤나 유명하다. 다른 과일과 다르게 키위는 커야 맛있다. 또한 후숙과일이다보니, 벌레와 해충이 전혀 없다. 키위는 열려서 익지 않고, 딴 후에 서서히 익는 과일이다. 나무에 달려 있을 때는 벌레가 먹기에는 너무 ‘신 맛’이다. 그래서 농약을 특별히 하지 않더라도 키위는 맛이 일품이다.
며칠 전,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고향의 향긋한 전화벨 소리, “어찌 지내냐”는 물음에 “잘 지내죠?”라고 대답했다. 어머니의 전화 목적은 뒷논에 키위농사를 지었는데 정말로 맛있다는 것이다. 당도가 너무 달아서, 먹어본 사람들은 또 사갈 정도다. 그런데, 시골이라서 판로가 없는 것이 문제다.
먹은 사람이 또 사가도 그게 2박스 밖에는 안되니까, 엄청난 물량이 고스란히 냉동창고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고흥군 키위농장은 공동판매 협동조합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겨울에 저장해서, 봄에 판매하는데 1:1로 판매를 해야 약간의 이윤이 더 남는다. 서울에서 판매되는 가격과는 엄청나게 저렴하지만, 시골에서는 그것도 높은 가격이다. 대략 4만5천원.(택배비 포함)
어머니는 나에게 “이번 키위는 정말로 맛있다”고 말할 정도면, 이번 키위는 진짜로 맛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왜냐면 어머니는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말하고, 아닌 것은 아애 보내지도 않거나, 이번 농사는 키위가 맛이 없다면서 팔지를 않는다. 도대체 어느 정도 맛있으면 “크고 맛있다”라고 3번씩 강조하셨을까?
고향집 뒷논에서 키운 키위는 농약도 하지 않는다. 농약할 겨를도 없고, 거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본래 키위는 후숙과일이라서, 농약이 거의 필요없는 과일이기도 하다. 다른 과일들은 나무위에서 익는다면, 키위는 나무위에서도 익지 않는다. 그래서 벌레들도 먹지 않는 과일이다. 익지 않은 채 수확해서, 나중에 익는 과일이다.
고향집 키위는 굵기가 고흥에서는 최고다. 너무 굵어서 가지가 휘어질 정도다. 그 이유는 거름 때문이다. 겨울내도록 포크레인으로 막내가 퍼다 나르는데, 정성이 들어간 나무의 열매는 역시 다르다. 굵기가 주먹만하다. 당도는 햇빛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번 가을에는 알맞은 일조량으로 키위당도가 최고조에 이른 것 같다. 바람도 서늘하게 불어서 ‘키위의 맛’이 우리 엄마 표현법으로 ‘굵고 맛있다’의 최고품질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