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12월 2일, 한국쇼콜라티에협회는 초콜릿 소믈리에 자격증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강사로 김성미 협회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 9월 콜롬비아 생산농장을 직접 방문한 후, 싱글 오리진의 향미(香味)와 관련한 김성미 회장의 공식적인 첫 강좌여서, 서울교육방송이 현장 취재를 진행했다. 카카오 벨트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대륙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데, 이번 교육은 카카오의 본고장인 남미대륙에 보다 집중된 강의였다.
2000년 초반, 한국인들에게 낯설었던 쇼콜라티에를 처음 소개했던 김성미 회장은 이제 ‘초콜릿 소믈리에’의 문을 새롭게 열었다. 그때처럼, ‘초콜릿 소믈리에’ 영역을 한국인들의 문화에 익숙하게 설명하는데, 우리나라 고유문화가 함께 접목되면서 쉽게 이해하는 강좌였다. 남미대륙에 있는 카카오 농장은 강원도 고랭지, 전남 고흥의 키위농장과 흡사하고, 각 지역마다 지방 특산물이 존재하듯이, 남미대륙의 높고 험준한 산맥과 강열한 햇빛의 기후로 카카오의 향미가 특정되어, 지역 특산물처럼 품질이 우수한 품종일 경우 ‘싱글 오리진’이라고 명명된다.
“카카오, 초콜릿에는 뇌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이 풍부하고, 남반구에서 생산되어 북반구에서 소비되는 음식으로 경제활동의 중요 상품이고, 초콜릿이 가지고 있는 나눔과 공유의 문화적 가치, 나아가 초콜릿이 형성한 사회학적 가치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카카오를 안다는 것, 초콜릿을 안다는 것은 광범위한 지식을 포함해서, 구체적으로 그 맛과 향을 배우고, 이해하고, 구별하고, 표현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합니다. 이것이 초콜릿 소믈리에가 되는 시작점입니다. 세계사 시간에 자주 거론되듯,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아메리카에 있던 카카오가 유럽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카카오의 본고향은 본래 남미대륙이었죠. 우리는 남미대륙 중에서 콜롬비아 산지에 분포한 싱글 오리진의 맛과 향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Fino De Aroma’라는 명칭의 카카오는 ‘최고품종의 향’으로 번역된다. 영국 ICCO는 특정국가의 특정지역의 카카오를 ‘ORIGIN’으로 표기한다. Fino De Aroma로 정의되는 ICCO의 규정은 특정국가의 특정지역의 원산지를 의미한다. 모두 비슷한 카카오 열매같아도, 특정국가와 특정지역에 따라 카카오 열매의 맛은 결정된다.
남미대륙은 산지가 험준하고, 햇빛이 강열하고 해풍과 대륙풍이 반복되면서 카카오의 맛은 강열하고 오묘한 맛들이 함축될 수 밖에 없다. 생산지역 특성이 만들어내는 자연적 맛과 향이다. 여기에 남미대륙은 엘리뇨 현상 때문에 고유품종인 크리올로의 번식력에 적신호를 겪게 된다.
포라스테로, 크리올로, 트리니타리오 3가지 품종중에서 포라스테로는 가장 흔한 품종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브라질에서 주로 재배되고 전세계 92%가 이 품종이다. Fino De Aroma로 정의되지 않는 품종이다. 반면, 크리올로는 맛이 부드럽고, 오묘해 희귀성이 높다. 남미대륙은 고유품종인 크리올로와 흔한 품종인 포라스테로를 교배해서, 개량품종인 트리니타리오를 만들었다. 이 품종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다.
CASA LUKER는 콜롬비아에 생산농장과 가공공장을 가진 세계적인 기업이고, 김성미 회장과 협회 기관장들이 지난 9월 현지 초콜릿 해외연수로 견학한 곳이다. 초콜릿 소믈리에 교육과정에는 카카오 품종을 구분하고, 특히 트리니타리오 품종을 이해하고 감별하는 과정이 들어있다.
김성미 회장은 카카오의 꽃과 열매가 차츰차츰 성장하는 카카오 생애 주기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카카오 품종의 완전한 열매가 열리기까지 이렇게 성장하는 과정이 존재합니다. 각 단계별로 농부의 재배기술이 필요할 것입니다. 수확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카카오는 새로운 물질로 재탄생합니다. 품종, 재배, 수확, 발효(發效), 건조, 로스팅 등 모든 과정에 따라서 그 향미가 달라지고,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그 카카오가 싱글 오리진으로 특정되면, Fino De Aroma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카카오는 그 맛이 독특하고, 특별하고, 단맛과 신맛을 포함한 오묘한 복합향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실제로 향미를 감별하는 실습과정을 갖겠습니다. 풍미(風味) 또는 향미(香味)라고 합니다. 풍미는 일본에서 사용하는 단어인데, 바람따라 향기가 스쳐서 풍미라고 하고, 향미는 향기와 맛을 말합니다. 맛은 혀로 느끼는 5가지 맛을 말합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등입니다. 香(향)은 바람이 스치듯 후각으로 느끼는 감각입니다. 우리가 어떤 물질을 안다는 것은 오감(五感)의 작용으로 인식합니다. 저 멀리 꽃이 있다면, 눈으로 보고, 그 향기가 바람을 타고 향기가 날리고,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만져보고, 그 나무에 열매가 있다면 그것을 따서 먹게 되죠. 시각, 후각, 촉각, 미각은 서로 독립적으로 함께 느끼는 작용입니다. 이렇게 이해하고, 구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언어로 표현합니다. 말로 표현하면 그것이 청각작용으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겠죠. 초콜릿 소믈리에는 오감(五感)을 활용해서 카카오와 초콜릿의 향미를 이해하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합니다. 결국, 맛과 향은 기억과 경험을 통해서 구별하게 됩니다.”
김성미 회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知’가 연상됐다. 화살과 입(口)이 합성된 ‘앎’은 화살을 쏘아서 과녁을 맞춘다는 뜻이다. 화살을 쏘는 법을 안다는 것은 실제로 쏠 수 있는 것과 그것을 교육할 수 있는 것, 2가지를 포함한다. 초콜릿 소믈리에 과정도 초콜릿을 제대로 이해하고, 초콜릿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법을 배워야한다. 그 과정에서 첫 번째 단계가 ‘혀로 맛을 보고 표현하는 것’과 ‘후각으로 향을 느껴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성미 회장은 30개 정도의 다양한 향이 담긴 병을 나눠주고, 교육생들에게 향을 설명하는 실습시간을 가졌다. 살구향, 보리향, 오이향, 가죽향, 커피향, 감자향 등등 향의 종류는 매우 다양했다. 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처음 영어 알파벳을 배울 때처럼 쉽지 않아 보였다. ‘꽃향기’, ‘과일향’으로 대부분 표현되었다. 중요한 것은 ‘장미향’과 ‘포도향’ ‘살구향’ ‘블루베리향’으로 구체적으로 구분해서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