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정치부]=노동인권의 상징적 인물인 ‘전태일’이 이제 기념관을 갖게 됐다. 전태일 기념관이다. 살아서는 노동으로 분신했으나, 죽어서 기념관에서 영예를 얻는 인물이 되었으나, 그 모양새가 썩 매끄럽지 못하다. 김용석 서울시의회 의원은 전태일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서울시 행정에 제동을 걸었다. 왜 180억원을 들여서 전태일 기념관을 지으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전태일이 상징하는 노동인권에 맞게 청계천을 중심으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것이 김용석 의원의 주장이다. 게다가 서울시 담당자는 하나은행 건물(전태일 기념관 예정 건물)을 매입하면서, 직접 물색했다고 하면서도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지불한다고 해서, 해당 부분도 매도과정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석 의원이 서울시 행정을 상대로 직격탄을 날린 보도자료 전문을 그대로 싣는다.
김용석 시의원 / 국민의당
전태일은 반가워할까. 아니면 어색해할까. 그의 이름을 딴 기념관이 서울 한 복판에 들어선다. 180억여원이 든다. 서울시가 예산으로 빌딩사고(165억원), 리모델링을 해서 만든다고 한다.
전태일은 냉난방 잘되고 적절한 조명 있는 기념관에서 편해할까. 아니면 그 돈 있으면, 일하는 그러나 수입이 적어, 늘 어려운 청년들을 지원해 주라고 할까.
물론 나는 잘 모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가장 살갑고 잘 된 상징물은 청계6가 전태일다리(버들다리)의 전태일 반신 부조상이라고 생각한다. 다리 인도 위에서 전태일은 지켜본다. 먹고 살기 위해 바삐 오가는 시민들이 늘 본다. 청년들이 웃을 때면 같이 울 것이다. 청년들이 힘들어하면 함께 울을 것이다. 다리 위 전태일은 비오면 비 맞고 눈오면 눈 맞는다.
그곳에서 전태일은 평화시장을 본다. 너무 익숙한 곳이다. 46년 세월이 지났다. 두 알의 타이밍으로 철야를 버티는 소녀 시다는 이젠 거의 없을 것이다. 전태일은 누구보다 그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정직한 노동에 대해, 합당한 응답을 못받는 청년들은 여전히 많다. 전태일은 그 때문에 아직도 분노할 것이다. 현대식 기념관에서 전태일 정신은 더 살아날까 아니면 갇혀질까.
굳이 기념관 만든다면 그 건물은 현장성이 있어야 한다. 기념관 주인공의 숨결이 배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념관에 힘이 붙는다. 서울시가 전태일기념관 만들겠다는 종로구 관수동 152-1번지. 이곳은 노동의 건물이 아니다. 어쩌면 자본의 건물이다. 서울은행 수표교 지점이 오래 있던 곳이다. 지금은 하나은행 자회사가 쓰고 있다. 전태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념관 만들어야 하고 상징성 있는 적절한 건물이 없다면, 세금이라도 적게 들어야 한다. 청계천변에는 서울시 소유 건물이 있다. 청계천박물관이다. 청계천 복원 기념해 만들었다. 단체관람객 빼면 그다지 이용객 많지 않다. 전태일기념관이 꼭 필요하다면 청계천박물관의 일부를 전태일기념관으로 쓰면 안될까. 유물에 대한 시민 전시가 필요하다면, 2-3년 만에 한 번씩 위치 좋고 시설 좋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기획전시하면 되지 않을까.
서울시는 말한다. 전태일기념관 새로 만들면 기념시설 이외에 젊은이들을 위한 노동권익센터 등이 같이 들어선다고 그런다. 노동권익센터 등은 지금도 있다. 노동권익센터를 확충해야 한다면 지금 ‘젊음의 노동’이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그곳에 서울시 유휴시설도 있다. 젊은 청년들이 많이 일하는 상암DMC에 서울시 시설인 IT컴플렉스(현 S플렉스)가 있다. 그곳에 빈 공간 수두룩하다. 누구나 찾기 쉬운 교통편한 곳 찾는다면 관수동 보다는 지하철노선 3개 만나는 공덕역이 더 낫다. 거기에 서울시 소유가 된 옛 산업인력공단 부지와 건물이 있다. 창업허브 만든다는 곳이다.
왜 꼭 별도의 건물을 사야 할까. 기존 건물 잘 활용하면 안될까. 세금 아끼는 것을 전태일도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한 가지 덧붙이자. 이해가 안돼서 그렇다. 서울시는 관수동에 빌딩(165억원) 사겠다면 부동산중개수수료 1억6천4백만원 필요하다고 내년도 예산에 편성했다. 그런데 직접 알아봤다고 하면서 중개수수료 1억6천만원을 줘야하나. 서울시의회 회의록(2016.11.23)을 보자.
김용석(서초) 위원: 이것 우리 서울시가 찾은 땅이예요. 아니면 누가 여기 말을 해서 우리가 알아보신 거예요.
담당 과장: 저희가 직접 찾았습니다.
김 위원: 현재 소유자가 누구시죠.
담당 과장: 하나은행입니다.
김 위원: 하나은행 아니던데요. 제가 들고 있는 건 이 건물 등기부등본인데요.
담당 과장: 하나은행 투자기관에서 갖고 있는 걸로…
김 위원: 하나은행이 하나자산신탁한데 위탁을 했죠.
담당 과장: 네
김 위원: 이 건물은 원래 서울은행 수표교지점 자리였나 봐요. 수십 년 간. 서울은행이 하나은행 합병되면서 하나은행이 됐고, 하나은행이 영업적인 측면에서 은행지점으로서 활용이 없다고 판단을 내린 모양 같아요.
담당 과장: 그래서 지금 자회사가 쓰고 있습니다.
김 위원: 매각으로 사실상 내놓은 물건이지요. 은행입장에서는.
담당 과장: 네
김 위원: 그래서 이것을 은행 측이라든가 어디 부동산이 소개하거나 다른쪽에서 요청이 있어 우리 서울시가 검토를 했나요. 아니면 순수하게 서울시가, 과장님이나 직원들이 이 부지를 직접 찾으신 거예요.
담당 과장: 저희가 한 3개정도 부지를 찾았습니다. 매입가능성이나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때 현재 추진하고 있는 건물이 가장…
김 위원: 누구로부터 말 들은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직접 찾았다는 말씀인 거지요.
담당 과장: 네 그렇습니다.
김 위원: 이것은 확실하신 거지요.
담당 과장: 네
공인중개사가 거래를 중개했다면 서울시도 당연히 부동산중개수수료 내야 한다. 다만 서울시가 중개수수료를 내고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다.
그런데 1억6천4백만원은 과연 적정한 중개수수료인가. 서울시 관련 조례에 따르면 상가의 중개 수수료율은 0.9%이내에서 협의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다. 수 십 억원이 넘는 빌딩의 경우 최고 수수료율인 0.9%를 내는 경우는 사실상 없고, 0.4~0.5%가 일반적인 수수료율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매입예상가 165억원을 기준으로 최고 수수료율인 0.9%를 적용해 중개수수료 예산 1억6천4백만원(부가세 포함)을 잡았다. 후한 인심이다(물론 서울시는 예산에 책정된대로 수수료 다 주는 것 아니고 협의해서 낮추겠다고 주장하겠지만, 적정수수료율 이상으로 예산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서울시 의도대로 협의가 제대로 될 지는 의문이다)
서울시는 예산편성전에 기존 서울시 시설의 재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사전 검토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울시의원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서울시는 어떤 사업은 정말 신중하고 어쩌면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하는데, 어떤 사업은 KTX급으로 추진한다. 속도감 있게 할 사업과 신중하게 하는 사업을 구별하는 서울시 기준을 나는 잘 모르겠다.
전태일기념관 건립은 관련 연구용역이 지난 11월까지 진행됐다. 그런데 예산은 연구용역이 끝나기도 전에 편성됐다. 서울시의 노동복합시설 조성기본계획이 지난 9월30일에 마련됐는데 그 이후 공유재산심의(2016.10. 재무국), 투자심사의뢰(2016.10. 기조실) 등이 빠르게 진행됐다. 나는 모르지만 무슨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알 것 같지 않으니, 답답해하거나 낙담해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