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인물초대석, 김선희 하브루타 교육전문가]=서울교육방송은 정유년을 맞이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교육의 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김선희 탈무드 하브루타 서울지사 대표를 만났다. 2016년 바둑의 왕, 이세돌이 알파고를 만나 고전(苦戰)을 치르면서, 새롭게 급부상한 창의성과 협력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선희 대표는 인터뷰 내도록 ‘하브루타의 다른 이름은 협력과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AD70년 로마군대에 의해 폐허가 된 이스라엘이 유럽을 떠돌면서도 흩어지지 않은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협력의 가치’가 중심에 있고, 그러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유대인 교육법이 바로 ‘탈무드 하브루타’라는 것이다.
한국에는 밥상머리 교육이 있다. 밥을 먹으면서 부모가 자식을 야단치고, 말로서 뇌에 깊게 각인하는 인내의 훈련은 한국식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효와 충’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현대사회는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과 중국의 빠른 국제사회 변화는 밥상머리 교육으로 국제적 인재를 양육하는데는 한계점에 달했다. 교육사업에 오랫동안 종사해오고, 서울교육방송 교육위원장이면서, 2016년 서울교육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선희 대표는 “유대인들의 공동체 인성 교육법인 하브루타는 한국의 밥상머리교육과 접목해서, 놀면서 공부하는 법을 배운다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한국의 우수한 인재로 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좌측에서) 김선희 대표, 임종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교육장
<장창훈 국장> 탈무드 하브루타는 어떤 교육인가?
<김선희 대표> 우리사회는 오랫동안 주입식 교육을 떠나야한다고 했지만, 교육평가 시스템이 주입식으로 진행되다보니, 학교교육도 사실상 주입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회사 입사시험이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는 쪽으로 바뀌었고, 회사가 바뀌니, 대학도 입학사정관제도에 따라 학과중심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공교육도 질문하는 교실을 비롯해서, 동아리 활동, 창체활동 등등 창의성과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교육이 변하고 있다. 사회는 이미 공동체와 주체성,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로 변했다. 교육방식도 여기에 맞춰서 변해할 시점이다. 탈무드 하브루타는 지금 시대가 원하는 교육방법이다. 탈무드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의 교육방법으로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도록 생각하고, 고민하고, 탐색하는 대화식 토론교육이다.
<장창훈 국장> 구체적으로 무엇을 교육하는가?
<김선희 대표> 탈무드 하브루타의 교육법은 대화다. 이론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이러한 교육법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적용하고, 응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저기, 심지어 학교교실에서도 하브루타, 하브루타를 외친다. 학부모도, 학생도 ‘하브루타는 유대인식 대화토론 교육법’이라고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실제로 활용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하브루타가 뭔지는 알지만, 하브루타식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하브루타식 대화법인지 전혀 모르면서, 대화만 하면 하브루타 토론이라고 착각한다. 전혀 아니다. 탈무드 하브루타는 ‘씽크, 쌀브’(think & solve)로 정의한다.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사고방식의 근본체계를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무늬만 하브루타, 실제는 주입식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탈무드 하브루타 서울지사에서는 하브루타 교구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장창훈 국장> 탈무드 하브루타는 교육방법, 교육프로그램이라는 뜻인가?
<김선희 대표> 맞다. 유대인들은 어려서부터 생각하는 훈련을 교육받는다. 그것이 하브루타의 시작점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대화를 통해 자녀가 질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답을 맞추느냐가 아니라, 자녀가 답을 찾아가도록, 생각하도록, 대화의 상대가 되어주는 것이다. 탈무드 하브루타 정신이 녹아있는 교구들이 640개가 넘는다. 이러한 교구를 활용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놀면서, 공부를 즐길 수 있다. 주사위 놀이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없듯, 하브루타 교구들은 주사위보다 재밌고, 지능적으로 만들어졌다. 교구들마다 특징이 분명하고, 협력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게임이 펼쳐진다. 과거 한국식 교육이 경쟁교육이었다면, 미래한국은 협력인성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게임을 통해서 나와 너, 우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장창훈 국장> 교구 사용법이 어려운가?
<김선희 대표> 매우 쉽다. 단지, 새로운 규칙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은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보통 주사위에는 점들이 찍혀있다. 그런데, 점들이 색깔별로 구분해서 찍혀있는 탈무드 하브루타 교구들이 있다. 점 1개는 빨간색, 점 2개는 파란색, 점 3개는 노란색이다. 어떤 아이가 점3개 교구를 집었다면, 그 아이는 ‘노란색’이 된다. 숫자3이 색깔로 노란색이 된다. 숫자와 색깔이 함께 결합하면서 아이들에게 지루한 수학이 금방 놀이동산으로 바뀐다. 또, 점이 찍힌 교구들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서, “합이 10이 되게 하세요”라고 하면, 아이들은 협력하려고 서로의 숫자에 관심을 갖게 되고, 색깔을 숫자로 인식하는 생각훈련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창의적 두뇌훈련은 아이들이 스스로 좋아서 하게 된다. 지루한 숫자의 반복계산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난해한 숫자계산을 머리로 하게 되니, 놀면서 계산훈련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교구가 640종류가 있다. 이러한 교구를 활용해서, 아이들에게 두뇌개발을 시켜줘야 미래한국의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창훈 국장> 끝으로 하브루타 교육법을 정리하면.
<김선희 대표> 탈무드 하브루타 교육은 글이 아닌, 말로 하는 교육법이다. 교구를 활용해서 교사는 학생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말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아이들끼리도 대화하는 훈련을 하면서, 자기의사표현능력을 기르게 된다.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 느낌을 또박또박 내뱉는 훈련이 하브루타 교육이다. 과거, 밥상머리 교육이 부모들의 주입식 교육이었다면, 한국형 하브루타 교육법은 아이들이 말하게 하는 교육이다. 이제 모든 교육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자기주도적 교육법이 바로 한국식 탈무드 하브루타 교육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