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발행인 칼럼]=올 것이 왔다. 의미의 이중성이 충돌했다. 코미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은 미국의 내전에 해당된다. 상당히 복잡한 실타래가 얽혀있다.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핵심은 의미의 이중성이다. ‘정직한 충성심’에 대해 코미와 트럼프가 동상이몽을 했다는 것이다. 코미는 트럼프가 트럼프식 의미로 해석했다는 것까지 인지하고 있으니, 코미의 지밀한 준비과정은 사실확인 저널리즘에 입각해서, 신빙성이 갖춰져 있다.
세계는 불안하다. 시아파의 맹주 이란은 의사당이 공격을 당했고, 종교분쟁의 뇌관이 터진 것과 같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가 있다. 전세계 인구 1억6천만명으로 구성된 시아파가 수니파와 전쟁을 할 경우, 유럽전체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중동은 유럽과 아시아 중간지대에 위치하며, 이스라엘과 이권이 맞물려 있다. 사우디와 이란의 전쟁은 내적 종교분쟁으로 끝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미국의 일은 미국의 일, 학교에 충실한 학생들은 ‘코미 메모 작성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얼마전, 청소년 기자교실에서 “글쓰는 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때 나는 “컵라면처럼 글을 쓸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컵라면은 3분이면 끓어서 먹을 수 있다. 즉시성의 글쓰기 전략은 사람의 기억한계를 보완해준다. 돌아보면, 어제 일과 그제 일을 구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다이어리에 적혀있는 몇가지 단어만 추적할 수 있지, 세세한 내용은 기억할 수가 없다. 알파고와 사람의 분명한 차이점이다. 사람은 스스로 겪은 것을 그때 적으면 그것을 나중에 기억할 수 있다. 코미 메모는 그 효과가 있다. 더불어, 코미 메모는 작성과 함께 주변사람과 공유한다. 사실확인의 저널리즘에서 자신의 기록이 신뢰성을 갖추려면, 주변을 통해 확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 녹취록이 없다면 기록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 분명하므로, 이중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학생은 공부할 때, 기록과 함께 그 기록에 대한 친구들의 의견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조금만 응용하면 새로운 시야가 열린다. 댓글달기가 좋은 방법이다. 내가 자주 활용하는 독서노트가 있다. 신문을 읽으면 나는 꼭 오린다. 오려서, 붙인 다음 그것에 대해 나의 노트를 작성한다. 노트를 작성하고, 그 노트에 대해 나의 느낌을 적는다. 본래, 나의 느낌을 적은 다음에 주변 친구들에게도 의견을 묻고 적으면 좋은데, 직업의 특성과 나이가 있다보니 그 단계는 생략한다. 학생들도 이 방법을 활용하면 자율동아리를 쉽게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학생의 시간은 매우 부족하다. 총 5학기로 대학의 수시평가에 필요한 서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치러야할 시험과 동아리활동, 봉사활동과 진로활동과 학교의 각종 대회까지 감안하면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밥먹는 시간도 아까울 지경이다. 틈 시간을 활용해야한다. 방법은 자율동아리를 과목의 연장선에서 하는 것이다. 공부 따로, 동아리 따로하면 효과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나의 글쓰기 실력이 가장 크게 늘었던 때가 블로그 활동했을 때이다. 밥먹으면서 나는 열심히 사진을 촬영하고, 맛집을 재밌게 소개했다. 맛집마다 텍스트가 존재했고, 가장 맛있는 메뉴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탐색하면서 하루에 2번씩 꼬박꼬박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글쓰기 실력이 달라졌다. 밥먹는 것에 글쓰는 것을 연결해서 학습했던 결과다. 학생들도 과목공부에 동아리를 연결해야지,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학과 성적도 올릴 수 있다. 멘토멘티 학습동아리도 좋고, 각 과목마다 자유롭게 응용해서 친구들과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제목으로 정한 ‘코미와 트럼프의 의미 이중성’은 정직한 충성심에 대한 것이다. 트럼프가 코미에게 ‘충성심’을 요구하자, 코미는 ‘정직함을 드리겠다’고 했다. 트럼프가 ‘정직한 충성심’을 요청하자, 코미는 ‘그것을 드리겠다’고 했다. ‘정직한 충성심’에 대해, 트럼프는 충성심에 방점을 뒀고, 코미는 ‘정직함’에 방점을 뒀다. 의미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단어는 이처럼 서로가 다르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의미의 이중성은 관점의 차이를 낳고, 사람과 사람은 연결하기도 하고, 나뉘게도 한다. 사람과 사람의 갈등, 분쟁, 인연, 만남, 대화, 소통에도 결국 의미로 연결과 나뉨이 발생한다.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의미는 음식의 맛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