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 교육칼럼]=어제, 값진 시간을 보냈다. 한국외대 이석록 입학사정관의 특강, 기회는 시간의 옷을 입고 오므로, 점심도 특강이 열리는 숭실대 근처에서 먹었다. 생각지도 않게, 조희연 교육감이 참석했고, 생각지도 않게 10분 넘게 연설을 늘어놓으면서, 괜히 왔나 싶었지만, 이석록 입학사정관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쓰고싶은 말들이 많지만, 모든 것을 여기에 담는다면, 글쎄……. 기자교실에 참석한 학생들을 위해 남겨둘 것은 남겨두고, 1가지만 거론하고자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 발전가능성,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등등 대학의 평가항목이 각각 다르다. 달라도 거의 비슷하다. 사과를 고를 때, 큰 것을 선호하거나, 품종을 선호하거나, 빛깔을 선호하거나, 생산지를 선호하거나….. 몇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대략 비슷비슷하다. 수상내역에 대해 몇가지 적으려고 한다.
상을 탔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상을 못탄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을 탄 학생들은 더 많은 상을 타려고 노력한다. SKY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들은 수상실력이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면, 상을 많이 탄 학생은 300점을 줄까? 그렇지 않다. 상을 10개 타도, 상을 20개 타도, 학업역량을 비슷하다. 전공과 관련해서 수상실력을 보였다면 전공적합성에 보다 유리할 것이다.
경시대회에 떨어진 것에 주목하면, 도전정신과 자기주도적 학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시대회에 떨어지면서 겪게 된 교훈을 일기장에 적어놓고, 주변의 조언을 반드시 들어봐야한다. 스스로 반성과 성찰을 해보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하는지 자세히 기록해놓고, 지도교사의 조언도 꼼꼼히 기록한 다음에, 1년후에 반드시 다시 출전을 한다면, 설령 입상을 하지 않더라도 재도전의 출전이 자소서의 좋은 글감이 되면서, 자기주도적 학습과 끈기와 지구력을 보여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자소서는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생기부에는 단지, 수상실적만 들어있다. 이 세상은 수상보다 실패가 더 많다. 많은 사람은 상을 타고 싶지만, 상을 타지 못한다. 실패했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재도전해서 성공할지, 누구나 그것을 부러워한다. 입학사정관도 마찬가지다. 평가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기록할지, 그 관점을 조금만 익힌다면 학교생활에 무엇을 집중할지 지금 이 순간 알게 된다.
자소서 교육을 많이 하면서 날마다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생기부보다 중요한 것이 자소서이고, 자소서보다 중요한 것이 면접이다. 이것은 당연하다. 생기부는 교사가 학생을 관찰한 것이고, 자소서는 관찰의 주인공인 학생이 자신을 소개한 글이다. 자소서가 더 중요한 것은 상식이다. 자소서가 소개한 당사자인 ‘학생 본인’이 입학사정관과 만나는 것이 면접이니, 얼마나 중요할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면접을 요식행위로만 안다. 전혀 아니다. 면접도 신경써야한다.
경시대회에서 ‘대상수상’을 거론하면, 그것은 ‘와~~’로서 ‘학업역량 우수자’로 평가된다. 그런데, 경시대회에서 ‘떨어졌다’가 이듬해 재도전해서 ‘장려상’을 수상했다면, 입학사정관은 ‘어떻게 해서 입상했나?’라고 궁금증을 갖게 된다. 실패했던 이유, 성공한 이유, 멘토링을 받고, 독서를 통해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술하면서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다. 실패는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관심사여서 그렇다. 또한, 실패했다가 1년후 재도전했다면, 이 학생은 최소한 1년동안 꾸준히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전공적합성이 우수한 학생으로 보여진다. (이것은 매체효과라고 한다. 생기부 기록은 그 기록이 입학사정관에게 어떻게 보여질까에 대한 언론매체로서 기능이 크다.)
**** 경시대회에 실패했다가, 1년후 재도전해서 수상한 학생에 대한 입학사정관의 평가관점은 외대 이석록 입학사정관의 교육내용에 들어있었고, 위 내용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