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나에게 생기부를 물으면, 나는 ‘성장(成長)+성적(成績)’이라고 대답한다. 성장은 학생의 ‘지성+인성+적성’의 성장이고, 성적은 내신시험 성적과 경시대회 성적이다. 생기부는 2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숫자, 다른 하나는 글이다. 숫자는 성적이고, 글은 성장의 기록이다. 둘은 서로 연결된다.
숫자가 필요한 이유는 객관적 지표, 공신력 때문이다. 누가 뭐라해도, 입학사정관은 숫자를 중심한다. 숫자는 속임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시대회에서 1등했다면, 그것은 1등이다. 그러나, “성실한 학생이다”라고 표현되면, 그것은 “왜?”라는 질문이 들어간다. “숙제를 빠짐없이 해오고, 자기주도적으로 신문을 스크랩하면서 시사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습관에 있어서 성실한 학생이다”라고 표현하면, “기록물이 있나?”라는 질문이 또한 필요하다. 숫자와 글은 이렇게 다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그래서 ‘내신중심 비교과 활동’을 보는 대입전형이다.
숫자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글은 변화가 자유롭다. 숫자는 경쟁률이 치열하다. ‘1등’은 1명밖에 없다. 글은 ‘경쟁’이 없다. 그렇다면, 학생입장에서 기록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성적+성장을 검토해서 평가하므로, 성적은 내신성적으로 이미 결론이 난 것이고, 성장에 대한 기록은 평상시 챙겨야한다. 과연 어떤 기록이 좋을까? 여기에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학생부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한다. 학생부는 학생의 학교생활을 기록하는 것이다. 학교생활을 축소하면, 그것은 ‘수업’이다. 학생이 학교에 다니는 목적은 ‘친구사귀기’가 아니다. ‘학생회 활동’도 아니다. 오직 ‘수업’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것이다. 수업의 다른 말은 ‘교과목’이다. 동아리 활동, 자율활동, 진로활동은 수업에서 파생된 것들이다. 수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생기부에서 동아리 활동 500자, 진로활동 500자, 봉사활동 500자, 자율활동 1000자인데, 교과목도 과목별 500자를 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한다. 같은 가치로서 평가된다는 의미다. 물론, 6번 진로희망 다음에 7번 창체활동, 8번 교과목으로 순서가 약간 밀리지만, 8번 교과목은 성적+세특으로 이어진다. 상당히 길다. 모든 교과목마다 500자를 기록한다. 예체능도 동일하다.
경시대회에 나가서 수상했다면, 4번 수상경력에 드러난다. 그런데, 4번 수상경력은 ‘숫자’로서 성적이다. 숫자는 반드시 ‘성장’으로 기록되어야한다. 이것이 생기부다. 경시대회에서 1등을 했다면, 1등을 하게 된 배경, 동기, 과정이 창체활동과 교과목에 기록되어야하는데, 동아리 활동은 500자 밖에 안된다. 동아리 활동을 만약 3개 한다면, 기록할 칸이 너무 부족하다. (500자는 200자 원고지 2매 반이므로, 사건중심으로 2개~3개 정도 기록할 수 있다.)
교과목 세특을 통해서 경시대회 수상경력의 과정이 반드시 표현되어야한다. 만약, 경영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전문경영인”의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다면, 사회과목과 연결해서 경시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좋다. 사회과목의 어떤 단원을 통해서 어떻게 연구를 해서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얻게 되었는지, 사회교사와 의논을 하면서 진행한다면, 세특이 진로에 맞게 특화된다. 이것은 사회담당교사가 기록해주면 금상첨화인데, 만약 학생이 교사와 의논을 하지 않으면, 교사는 절대로 연결해서 적을 수가 없다. 성적만 적히고, 성장이 없으면 학종은 의미가 없게 된다.
앞서 말했던 학생부는 ‘수업의 기록’이라고 말했던 것이 이것이다. 학교생활의 모든 것은 ‘수업’에서 출발한다. 수업과 연결해서 모든 것이 진행되어야하고, 수업은 ‘학생과 교사의 교류’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교실에서 진행되는 것이 수업이며, 수업의 축소는 ‘학생과 교사의 모든 의논’이다. 생기부가 성적과 성장의 기록으로 채색되려면, 학생이 자주 교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의논하고, 교사를 통해 멘토링을 받으면서 세특이 진로에 맞게 특화되는 것이다.
가령, 한문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과학자’의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이 학생의 한문과목에 진로에 맞는 세특기록이 되도록, 학생 스스로 연구해야한다. 과학자가 꿈인 학생에게 한문이 과학에 맞게 특화되려면, 과학의 전문용어를 ‘한문으로 쉽게 풀어쓴 과학용어’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한다면, 한문교사가 세특에 ‘과학자의 꿈을 가진 이 학생은 한문시간에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과학전문용어를 스스로 찾아 그 뜻을 풀이하고, 소책자로 만들어서 급우들에게 나눠주면서 지식나눔을 실천하였고“라고 기록될 수 있다. 과학과목과 한문과목이 서로 융합된 성장기록물은 학생에 대한 입학사정관의 평가점수(전공적합성+자기주도성)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한문, 음악, 미술과목을 통해 진로를 특화하는 전략에 조금만 신경쓴다면, 생기부가 풍요로워질 수 있다. 이것은 학생이 생기부를 스스로 채색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