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장창훈 보도국장]=나는 매일 신문을 산다. 조선일보를 사면, 나는 반드시 대충 읽는다. 결코 탐독하지 않는다. ‘한국인의 신문읽기 편견’을 벗어난 나만의 신문읽기 방법덕분이다. 한국인은 신문을 책으로 착각하는 잘못된 편견이 있다.
나도 한때는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묶여 있었다. 읽다보면, 시간은 부족하고, 중간중간 관심사가 먼 이야기들은 나를 ‘삼천포’로 데려간다. 왜 ‘신문을 1면에서 끝면까지’ 읽어야하는지, 진지한 질문을 하지도 않으면서, 신문을 사면 반드시 그렇게 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편의점에 들러서 사고 싶은 물건만 사지, 거기 있는 모든 물건을 사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편의점에 들러, 신문가판대에 20개가 넘는 많은 신문중에서 오직 ‘조선일보’ 1부만 구입했다. 800원이다. 왜 모든 신문을 사야하나? 그럴 이유가 없다. 그처럼 신문속에 수많은 기사와 칼럼을 내가 읽을 의무도 없는 것이다. 내가 구입한 신문이 ‘편의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지불한 시간의 값은 내가 관심있는 곳에만 투자하면 된다. 나의 신문읽기 방법이다.
우리는 이미 TV에서도 보고싶은 채널의 프로그램(수목드라마, 월화드라마)만 본다. 수많은 채널중에서 보고싶은 프로그램만 선택해서 본다. 이것은 ‘구분과 지칭’으로 필요한 부분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40면속에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백화점과 비슷하다. 백화점 쇼핑을 갈 때는 사고싶은 것이 대충 정해져 있고,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마음에 들면 그것을 구입하고, 여유가 있으면 까페에서 잠시 풍경을 즐긴다.
그처럼 신문도 신문 넘기는 재미로 둘러보다가, 관심을 끄는 어떤 특별한 기사에 시간을 집중하고, 필요하면 칼로 오려서 딱풀로 붙여, 신문을 스크랩한다. 필요한 기사를 칼로 자르는 것은 백화점에서 옷을 구입하는 것과 같다. 편의점에서 800원주고 신문을 사듯, 그 신문속에서 읽는 동안 1~2개의 기사를 의미있게 읽으면서 선택할 때, 나는 그 기사를 나의 것으로 가지는 것이다. 결국, 남는 것은 칼로 오려진 신문기사 1개이고, 나머지는 쓰레기통에 버린다. 이것이 나의 신문읽기 방법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종종 시사뉴스 토론 동아리를 만들도록 조언한다. 상급학교 진학할 때, ‘시사뉴스 토론동아리’ ‘신문논설 토론동아리’ ‘뉴스 분석 토론 동아리’ 활동을 했다고 하면, 적극성과 자기주도적 학습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동아리는 응용이 매우 쉽다. 매일 신문을 읽을 필요도 없다. 주말에 신문기사 1개만 선택해서, 그것을 요약한 다음, 월요일에 친구들끼리 만나서 서로 발표를 한 다음에, 자신의 신문스크랩 노트 뒷장에 서로 돌아가면서 해당 기사에 코멘트(댓글)을 달면 끝난다.
4명이 자율동아리를 하게 되면, 자신의 기사를 요약한 다음에, 3명의 기사에 대해서 댓글을 노트에 달아주게 되고, 결국 자신의 노트에는 다른 학생 3명의 생각이 적혀 있게 된다. 그렇게 돌아온 노트를 보면서, 자신에 대한 나머지 3명의 생각을 읽으면서 그 생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고 자율동아리를 마치면 된다. 이런 토론방법은 ‘이김의 토론’이 아니라, ‘공유의 토론’이라서 재밌고, 스스로 생각이 확장된다. 여기에 지도교사의 댓글달기도 포함한다면 금상첨화가 된다. (조금 더 생각을 확장하면, 기사를 쓴 기자에게 의문사항을 메일로 전달해서, 그 내용을 첨부할 수도 있고, 기자로부터 답을 받았다면 그것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신문을 1면에서 끝면까지 읽어야한다고 생각하면 신문논설 토론 자율동아리가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생각만 해도 겁이 나지만,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 음료수(알로에 킹) 1개를 고르듯 신문에서 1개 기사를 선택해서 노트에 붙인 다음에 그것을 먼저 요약하고, 상대의 의견을 들어본다면, 이처럼 자유롭고 열려있는 토론소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