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만족도 97%…. 초콜릿 방과후학교(안녕! 초콜릿) 밀착취재
[서울교육방송 학교탐방 / 동대부여중]=역사와 전통의 학교, 동대부여중(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중학교)은 1930년 일제 식민지 치하에 개교했다. 3.1운동의 대표이며, ‘님의 침묵’을 쓴 만해 한용운 시인의 사상을 이어받은 수제자 최범술 선생이 초대교장으로 학교를 세웠다. 만해 한용운 시인의 문학적 감성을 이어받아, 신동엽 시인(껍데기는 가라)과 한국여성 대표시인 문정희 시인은 동대부여중 국어교사로서 한국문단의 주류를 형성였다.
서울교육방송은 7월 10일 이곳 현장을 찾았다. 방과후학교 밀착취재를 위해, 김형중 학교장을 직접 만났고, 방과후학교중 초콜릿 소믈리에 방과후학교를 탐방했다. 교육강사로 김선희 초콜릿 소믈리에와 김성미 한국쇼콜라티에협회 회장이 함께 했다.
초콜릿 방과후학교는 한국쇼콜라티에협회의 찾아가는 초콜릿학교 <안녕! 초콜릿> 프로그램을 말한다. 김성미 회장은 찾아가는 초콜릿 방과후 수업을 위해 초콜릿 테이스팅 교재, 초콜릿 동영상 교재를 직접 개발하였으며 초콜릿 방과후 교육강사에게 제공한다.
학교장실에 도착하자, 김형중 교장은 맨 먼저 ‘작은 한문책’과 ‘교과서들’을 보여줬다. 작은 한문책은 50개 핵심부수로 구성된 간편한 학문익힘책이고, 교과서들은 동대부여중 교사들이 직접 집필한 책들이다. 지난해 교사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교사로서 의미있는 교과서를 만든 결과물이다. 동대부여중학교 학생들이 국내 문학대회에 출전해서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었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모든 교사진들이 연구집단이 되어서 ‘집필력’이 뛰어났다. 작은 한문책은 김은경 국어과 교사가 만들었고, 라지수 학생과 최시원 학생이 그림을 그렸고, 참고자료는 김형중 학교장이 1990년대 직접 집필해 베스트셀러가 된 ‘한글세대를 위한 한자공부’가 활용됐다. 동대부여중은 바로 ‘모두가 함께 공부하는 여자중학교’였다.
“저희 학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더 잘할 수 있게, 공부에 뒤쳐진 학생들도 포기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공부에 뒤쳐진 학생들을 위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노력정진상입니다. 성적이 향상된 학생들 10%에게 주는 상이어서, 상대평가제도가 아니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해서 발전한 학생에게 주는 상입니다. 노력정진상이 만들어지면서 학생들이 모두 성적이 향상된 듯한 학업분위기가 마련된 것 같습니다.” (김형중 학교장)
동대부여중학교는 상당히 교육특화적, 학생중심적이다. 방과후학교 및 동아리 운영이 다른 학교보다 활동적이다. 학생들이 원한다면, 소수정예반이어도 방과후학교가 오픈되는 경우도 있다. 교사입장에서는 업무부담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동대부여중은 학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서, 학생의 의향이 1순위다. 학생을 배려하다보니 저녁반(18:00~19:30)이 꾸준히 유지된다.
수강인원은 8명 이상, 22명 이하를 기본원칙으로 하지만, 담당교사와 수강학생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고 소수정예반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많다. 2017년도 1기 방과후학교 만족도 조사결과 학생은 89.6%가 매우 만족, 8.6%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학부모는 91.7%가 매우만족, 6.6%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방과후학교에 대해 97%의 만족도를 표현한 것이다.
김형중 학교장은 교사진들에게 항상 ‘학생을 위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주문한다. 그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창의적 지식배양’이다. 로봇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로봇판사가 소송을 판결하고, 로봇택시기사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것인가? 이것이 김형중 학교장과 교사진의 최대 고민이고, 그 해결책의 하나로 ‘쉬운 한문교육’을 통한 ‘창의성과 논리적 사고력 배양’이다.
서울교육방송은 김형중 학교장과 김성미 한국쇼콜라티에협회 회장, 김선희 행복한교육실천협동조합 이사장(초콜릿 소믈리에)의 간담회를 취재하고, 초콜릿 방과후학교 현장을 직접 찾았다.
초콜릿이 좋아서 모인 학생들 10여명, 김선희 교육강사는 낯선 시작을 먹는 것으로 풀어낸다. 다크초콜릿과 화이트초콜릿이 담긴 작은 그릇을 나눠주고, 맛이 어떤지, 향기가 어떤지, 학생들에게 슬쩍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이 초콜릿을 집고 반응을 보이자, 바로 ‘하부르타 교육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둘씩 둘씩 짝궁을 정해주고 초콜릿의 맛에 대해 서로 말하게 한다. 시간은 5분이다. 직접 먹고, 그 맛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고, 어렵다. “달아요, 써요, 고무냄새, 발냄새” 등등 여러 재료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김선희 교육강사는 “친구에게 물어봐요. 왜 그런 맛이 났는지, 물어보세요” 라고 물었다.
“왜”라는 질문이 가져온 폭발력은 상당하다. 학생들은 친구의 짧은 답변에 “왜”라고 다시 묻자, 친구들은 설명을 하면서 금새 ‘실력있는 발표자’가 된다. 제법 학생들의 표현력이 좋아지자, 이제는 “초콜릿 하면 떠오르는 것 3가지를 적어주세요”라고 화두를 바꾼다. 초콜릿의 키워드 3가지를 적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기분전환, 달콤함, 우울함, 발렌타인데이, 초코파이’ 등을 적었고, 이것 역시 왜 그 단어를 적었는지 묻자, 말의 문이 열린다. 토론은 ‘왜’에서 시작된다. 초콜릿 토론도 동일했다.
김선희 교육강사가 가지고 온 또 하나의 선물 보따리는 초콜릿 영상자료이다. 김성미 한국쇼콜라티에협회 회장은 국내 쇼콜라티에 제1호이다. EBS 직업의 세계에 출연한 김성미 회장의 영상이 상영되자, 모두 신기한 듯 화기애애하다. 게다가 초콜릿을 먹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옷으로 만든 초콜릿으로 패션쇼를 하는 영상, 신데렐라 구두로 만들어진 예술 초콜릿이 영상에 나오자, 모두 새로운 신대륙을 발견한듯한 표정들이다. 미래 직업으로 쇼콜라티에가 학생들에게 처음 소개된 날이다. 이 중에는 훗날 ‘쇼콜라티에’로 도전할 ‘학생 쇼콜라티에’도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김성미 회장은 학생들에게 직접 “한국에 초콜릿이 없었을 때, 유럽에 직접 가서 초콜릿을 배워, 쇼콜라티에가 되어 지금껏 살아왔는데 지금은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직업으로 쇼콜라티에가 뜨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보람도 있고, 뿌뜻하다. 초콜릿은 다양한 분야로 접목해서 발전할 수 있어서 직업으로 추천할만하다”라고 멘토링했다.
끝으로, 김선희 교육강사는 학생들에게 작은 도화지를 나눠준다. “자신의 예쁜 발을 그려주세요”라고 주문한다. 학생들은 발을 꼼지락 꼼지락하더니 약간 작고 귀엽게 그렸다. 김선희 교육강사는 “발은 여러분의 발입니다. 그 발로, 10년후 돈을 벌어서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국가와 장소를 적어주세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의 반응은 제법 진지해졌다. ‘10년후’와 ‘발’이 서로 결합하자, 자신이 꿈꾸던 곳에 대한 세계여행이 머릿속에서 이미 시작된다. 이렇게 초콜릿을 매체로 학생들과 함께 하는 진로 방과후학교 1교시가 달콤하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