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달만에 책을 1권 발간했다. 날마다 책을 1권 써야 뭔가 일을 했다는 뿌뜻함으로 살았던 지난 세월이 서툴러져버린 ‘집필의 게으름’으로 전자책 제작 프로그램을 운전하는 것도 오늘은 낯설었다. 그래도 감각이 있어서 3시간 정도 이리저리 만지다가 겨우 책을 만들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나는 글을 쓰고, 글을 책으로 엮고, 책을 교보문고와 yes24에 출판하는 것이 좋다. 네이버 검색창에 검색해서 상위노출이 되는 그 순간 가장 뿌뜻하다. 오늘 출판한 책은 아마도 모레 즈음 네이버 검색창에 나올 것 같다.
밥이 맛있는 것은 즐거운 대화와 밥을 씹는 맛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혼자 곰곰이 생각하고, 내가 기록했던 글들을 분석하고, 사건을 열어서 쪼개고 가만히 음미하는 일은 밥먹듯 즐겁다. 특히 한자를 조미료처럼 섞어서 글을 만드는 일은 ‘요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나와 내가 대화하는 것은 나와 나의 하나님과 대화하듯 행복한 일이다. 지독한 매연에 쌓여서 호흡이 턱턱 막히거나 미세먼지로 인해서 나의 기관지가 숨쉴 수 없듯이 지식의 범람이나 오염된 정보는 생각의 호흡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나는 간혹 생각한다. 생각의 엔진이 돌아가지 않고, 하나님을 정중히 부르고서 청와대에 입성한 시민이 한마디도 못하듯 말막힘 현상에 스스로 답답한 적이 있다. 그럴때마다 나는 글을 쓴다.
나는 색깔이 분명하다. 그러나, 성격이 우유부단하다. 우유를 별로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우유부단할까? 우유부단(優柔不斷)은 어리석음과 부드러움으로 끊지 못하는 것인데, 때론 내 성격이 너무 강하다는 비판도 듣지만, 우유부단한 것이 사실이다. 면도날처럼 날 선 칼날의 성격이 나에겐 필요하다.
책을 쓸 때는 우유부단하지 않다. 나에게 책을 의뢰한 사람들은 나의 성격을 알 것이다. 시작했다고 하면 끝장을 보는데, 정확하다. 들어갈 것 들어가고, 뺄 것 빼고, 시간을 초읽기에 들어가서 진행한다. 만약 시간이 늘어지면(1주일) 3달 정도 연기시키고, 결국에는 제작을 보류한다.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책을 거의 컴퓨터처럼 만들어서, 만들 때 만들어야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 부팅을 해야하는데, 결국 못하게 된다. 내가 책을 만들 때 내 자신을 가만히 쳐다보면, 정말로 칼날위를 걷듯이 탁탁탁 한다. 나는 나의 이런 모습이 참 좋다.
오늘, 집에서 작은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그동안 쌓아둔 한글화일들을 점검하면서 책상정리하듯 생각정리하고, 내 자신의 삶을 담담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화기는 물론 카톡카톡 울려대지만 나의 소중한 삶이 오늘도 이렇게 쓰여지고 있어서 무척 행복하다. 나는 진정성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