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분야 서울교육방송 장창훈 국장-
[제3회 경복궁 문화캠프(11.11.토) http://www.unnews.kr/?p=2244]
[서울교육방송 취재수첩]=11월 7일 오후 5시, 예당고등학교 시청각실은 진로 명강사 릴레이 특강을 위해, 준비중이다. 방송부 학생들이 마이크 시설과 영상, 컴퓨터 등 교육환경을 점검한다. 방송국 생방송 촬영현장이나 영화 촬영 현장에서 가장 먼저 활동하는 직업군은 방송장비팀이다. 배경이 만들어지면, 그때 행사가 시작한다. 사회처럼 예당고등학교도 작은 사회의 주인공 학생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영상 소리 먼저 체크할께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행사에 필요한 영상과 PPT를 받아서 체크한다. 행사는 생방송, 사전에 점검하지 않는다면, 낭패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영상을 틀었는데, 묵음(默音)의 사건이 발생하면, 행사는 순식간에 집중도를 잃게 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사전점검의 유비무환 정신이 예당고 학생들에게 갖춰져 있었다. 자신들이 맡은 일에 열정을 갖는 것, 그것은 중용에 등장하는 ‘진실함의 자세’이다. 예당고(禮堂高)의 예(禮)도 예절(禮節)로서 자신이 자신에게 성실함을 뜻한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좋아서 책임지는 것, 그것이 바로 진로(進路)이다. 예당고 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진로(進路) 위에 있었고, 그들과 나는 만났다.
마이크는 둘이었다. 하나는 고정 마이크, 다른 하나는 유선 마이크, 유선 마이크는 선이 어느정도 길게 펼쳐져 있었다. 나의 목소리는 내가 듣기에도 멀리까지 충분히 도달되었다. 무엇보다 듣고자 하는 학생들의 눈빛은 별처럼 빛났다. “배고픔은 가장 맛있는 반찬”이란 말이 있듯이, 듣고자 하는 열정앞에서 나는 내가 살아온 언론분야의 가장 중요한 사건들과 추억들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준비해온 몇가지 사건들, 보내온 학생들의 질문들에 대해서 꼼꼼히 점검하고, PPT와 질문지를 동시에 번갈아 가면서, 학생들의 얼굴을 칠판삼아 강의를 진행했다.
“저는 책을 2000권 넘게, 기사를 2만건 넘게 쓴 사람입니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꾸준히 기사를 작성하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저는 기계공학과 출신으로서, 10년간 활동한 언론의 길, 정말로 뿌뜻합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은 가다가 넘어져도 툴툴 털고 다시 갑니다. 추워도, 힘들어도, 누가 막아도 갑니다. 남이 시켜서 가는 길은 넘어지면, 시킨 사람 탓을 하지만, 자기가 좋아서 가는 길은 역경도 희망이 됩니다. 저는 언론의 길에 정말로 만족합니다. 언론은 모든 직업을 탐색하고, 모든 사람을 알아가는 소통의 직업으로서, 사람의 말을 듣고, 기록하는 전문직업인이고, 전문직업인으로서 거의 유일하게 자격증이 없는 직업입니다.”
나는 ‘질문의 권한’에 대해 학생들에게 자주 강조했다. 왜냐면, ‘물음’의 특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기자는 국민이 부여한 권한으로서 자격증이 없는 것이다. 자격시험 없이 부여된 기자의 권리는 ‘사건의 내막’을 파악하기 위해서 당사자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받게 되므로, 그 책임성은 막중하다. 누가 보든 안보든 기자는 반드시 ‘사실확인의 저널리즘’의 멍에를 메야한다. 그것이 국민을 향해 지켜야할 신성한 의무이며, 마땅한 도리이고, 기자로서 사명감이다.
“저는 달팽이를 키웁니다. 상추쌈을 먹다가 작은 달팽이가 보여서, 기르고 있는데, 그 달팽이는 작은 플라스틱 통에 있습니다. 상추잎은 달팽이에게 들판이고, 평야와 같습니다. 진로는 각자가 살아갈 상추잎입니다. 미디어에 대해 알려면, 어항 이론을 이해해야 합니다. 달팽이는 달팽이 집에 있고, 물고기는 어항속에 있고, 생명체는 지구행성의 어항속에 있고, 사람은 의미의 어항속에 살아갑니다. 다른 말로 미디어 세상을 말합니다. 미디어 세상은 미디어가 힘있는 세상을 말하기도 하고, ‘매개체’의 미디어속에 살아간다는 말도 됩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네이버 포탈속에 살아갑니다. 네이버가 연결해주는 정보속에서 우리는 하루 하루를 살아가죠. 그것이 바로 연결자, 미디어의 세상이며, 언론을 말합니다.”
언론의 다른 말, 미디어(연결자, 중간자)에 대해 설명해줬다. 반드시 알아야할 매우 중요한 철학적 개념이 들어있는 미디어는 소통의 의미관계에서 핵심요소이다. 학생들은 모두 인지한 듯 진지했다. 강의는 학생들의 열정과 반응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흡인력이 너무 강해서 목이 금방 셨다. 내가 살아온 삶이 누군가에게 길이 될 수 있다는 그 마음에, 열정의 불을 활화산처럼 쏟아냈다. 스마트폰의 밧데리가 모두 사용되듯, 혼신을 다했다. 정종희 진로교사는 “학생들은 열정적 강의를 들으면서 한 사람의 인생책 1권을 읽은 것이고, 강의를 하면서 추억과 고달팠던 사연을 풀어놓으면서 힐링의 치유가 되는 공감의 교육시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현장 취재]=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예당고등학교(학교장 박선종)는 진로교육 활성화 차원에서 “진로명강사 릴레이 특강” 10회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1회 진로탐색 비행의 저자인 최재승 기장의 강의에 이어 2회 특강으로 서울교육방송 장창훈 기자가 자신이 직접 겪은 ‘언론과 진로’의 고달팠던 추억들을 열정과 유머, 쉬운 비유를 섞어가며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강의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사전 수강 신청사유와 궁금한 질문지를 조사하여 교육 강사에게 전달하였다. 질문의 내용이 강의 전반에 녹여져 있었지만 혹 답변이 부족했다는 부분의 질문에 대해서 일일이 질문지를 읽으며 답변이 진행됐다. 예정된 7시를 훌쩍 넘어 시간이 지났지만 뜨거운 열강에 빠져 학생 학부모 모두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강단 쪽으로 몰려와 사인을 받았고, 명함을 받기도 했다.
또 강의 후 출석체크를 위해 특강소감문을 받았다. 과거에는 막연히 알고 있었던 기자 되는 법, 하는 일,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 교육 강사의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학생들은 꿈을 구체화 할 수 있었다고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시간 관계상 조금 미진했던 질문에는 향후 교육 강사의 멘토링을 통해 답변하는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장창훈 국장은 학생들의 강의가 동아리 활동과 연계하여, 학교에서는 학생의 활동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겨 향후 진로진학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학교에 기자동아리를 만들어 많은 글을 써보게 하고 토론하며 질의응답하는 훈련을 많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동아리 개수를 더욱 늘여야하고, 이 동아리 활동이 학생들의 진로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으며, 동아리별로 대학 진학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3회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한 인물이 특강을 한다. 11월8일(수)은 오후 5시30분부터 7시까지 외교분야 진로특강이 예정되어있다. 강사는 전(前) Niger 대사를 지낸 배상길 대사가 주 강사로 나선다. “외교관이 되기까지의 역경”을 이야기 하고 대사시절 활동 모습을 동영상과 함께 학생들에게 보여 줄 것이다.
특히, 패셔너블한 사모의 글로벌 매너팁 강의가 양념으로 준비되어 있다. 대사 부인으로서 외국의 국빈들을 상대하며 겪었던 글로벌 에티겟은 국제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외교관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되기가 어렵다고 애시당초 생각지도 않은 학생들이 많다.
10회 시리즈로 진행되는 이번 진로명강사 릴레이 특강은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다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릴레이 특강의 컨셉은 소통과 나눔이 있는 따듯한 강의다. 각자 열심히 삶을 살아 오신 분들의 강의를 통해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은 열심히 경청하고 특강 소감문을 작성하여 제출한 예당고 학생들의 반응이 열렬하다. 소감문은 교육 강사의 자필 사인이나 진로파파 교사의 사인으로 출석을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직업에 대한 탐구 뿐 아니라 강사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여서 특히 의미가 있다. 진로의 선택은 다양하다. 여러 강의를 통해 학생들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진로 역량을 키워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문의처] 진로교사 정종희
010-3292-3172, jjheuy17243@naver.com
[학생들의 질문 리스트]
– 언론을 전공하면 기자 말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 언론사에 취직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언론사에서는 어떤 일을 추구하나요?
– 현재 애매한 성적으로 대학은 갈 수 있나요?
–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가장 재밌는 에피소드를 알려주세요
– 강사님이 생각하는 언론인이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자세, 소양은?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과 좋은 점은?
– 언론정보과 졸업후 방송국 및 언론사 외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기자로서 취재정신을 고취시킬 수 있는 것은? 강사님의 순위 목표 및 꿈은 무엇인가요?
– 우리나라에서 기자를 하려고 해도 외국어를 잘해야하나요? 꼭 신문방송학과를 나와야 기자를 할 수 있나요?
– 언론노조파업에 대한 강사님의 생각은 어떤가요? 언론인으로서 느껴지는 자부심과 긍지는 무엇인가요?
– 기자가 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능력측면)
– 언론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