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며 아래로 흘러가노라
나는
물처럼
흘러가리라
나의 그가
밀면 밀리고
당기면 끌리며
낮은 곳으로 흘러가리라
나를 가로막는
바위를 만나면
이해의 울타리를 돌아
포용의 길로 내려가리라
영원한 바다가
나에게 안식을 안겨줄 때까지
유일한 소명은
좀 더 낮은 곳에서
모두를 듣고
섬기는 일
때론, 섬처럼
고독이 날 삼켜도
격랑의 폭풍이
발길질해도
나는 흐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생명력있는
몇몇 물고기떼
내 안에 뛰놀고
나는 항상 하늘을 보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노라
/ 시인 장창훈. 2001.8. 월간 문학세계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