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방송 드라마 칼럼]=황금빛 주말드라마가 대장정을 마쳤다. 오늘 마지막회였다. 주말마다 정말로 가슴 뭉클했고, 서지안의 연기력에 눈물이 펑펑 쏟아졌는데 오늘 마지막회 장면도 역시 감동적이었다. 40% 시청률은 그냥 나오는 것이 결코 아니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조연 역할을 맡았었는데, 이번 황금빛 내인생에서 신혜선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눈물연기를 비롯해서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어리광, 감사함 등등 인물 자체가 변화가 반복하는 역할이었는데, 그러한 모든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여, 흡인력을 끌어냈다. 박시후의 재기무대에 걸맞게 신혜선이 완벽하게 호흡을 맞췄다.
오늘, 서태수의 갑작스런 죽음, 물론 PD의 결정이겠지만, 그렇게 죽음으로 대단원을 마감하고 나무로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서 마침표를 찍었다. 서태수는 부유했다가 부도가 나면서 자식들와 아내에게 부끄러운 남편이었으나 결코 그렇지 않았음을 스스로 사랑하여 살아냈다. 딸의 실종 때문에 자신의 모든 시간을 바쳐서 터미널에서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그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요즘 가족불화가 자주 사회적 문제로 이슈가 되고, 아동폭행도 사회적 문제인데 황금빛 내인생이 전하는 가족의 감동들이 물결처럼 사회를 정화시켰으면 한다. 준다는 것, 나눔의 생활을 한다는 것은 물질과 경제의 넉넉함에 있지 않다. 마음을 나누는 것이 가장 큰 나눔이다.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슬픔을 함께 슬퍼하고, 사랑을 함께 사랑하고, 기쁨을 함께 기뻐하는 것, 그러한 마음의 연결은 서로에게 동등권을 주고, 동등권은 사랑의 평등을 허락한다. 사랑은 동등권의 결혼제도이다. 금수저와 흙수저는 경제적 관점, 가진 자의 기준에서 사람을 저울질하는 것이다. 서지안의 아버지는 암의 고통을 이겨내면서 딸과 아내와 자식들의 효도를 통해서 자신의 곪은 상처를 비로소 치유받고 자랑스런 아버지로서 되살아나서 생을 마감했다. 인생이 가족들의 편안함 믿음으로 생을 마감했다면 그 또한 행복한 것이다. 요즘 정치인, 예술인, 문학인, 교육인 등등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운동으로 도덕불감증의 문제들이 불거져나오고 있다.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등등 곪은 적폐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모든 것은 결국 권력의 자리에 앉아서 나눔을 하지 않고 칼을 휘둘러 갑의 가짐을 악용해 을을 울리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진실하고, 남이 있든 없든 자신에게 거울을 보듯 떳떳하게 살아간다면 어찌 미투운동의 그물에 걸리겠는가?
서지안의 아버지가 딸에게 “공기같은 사람을 만나거든 결혼하여라”고 말한다. 서지안은 대뜸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런 사람? 꼭 필요한 그런 사람?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그런 사람?”이라고 묻자, 서태수는 “공기같은 사람은 서로가 있어서 마음 편히 숨쉴 수 있는 그런 사람, 서로 호흡하듯 마음으로 대화하고, 느낄 수 있는, 공기처럼 편하게 숨쉴 수 있는 그런…..” 아!! 얼마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말인가? 공기같은 사람이라니, 공기는 물론 요즘 미세먼지가 심하지만, 그래도 공기가 있어서 우리는 숨쉰다. 그런데 공기가 부족한 질식상태의 사회적 문제와 온갖 비리들이 폭로되면서 숨쉴 수 없는 공간이 되곤 한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숨쉴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을 찾기 마련이다. 마음이 맞으면 대화를 나눌수록 시간 가는줄 모르게 지나가는 그런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공기같은 사람이다. 공기는 어디를 가더라도 부담이 되지 않고 늘 함께 있다. 공기는 낮에도 밤에도 함께 있다.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에도 공기는 늘 존재한다. 공기는 사람이 살아가도록 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공기처럼 호흡하고 숨쉬는 그런 편안한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복조건일 것이다.
“나를 크게 변화시키고, 세상을 다시 보게 해준 눈을 뜨게 해준 여자” (최도경이 서지안에게)